2007년 1월호

신임 美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츠

  • 글·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 사진·동아일보 자료사진

    입력2007-01-04 10: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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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美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츠
    “미군은 이라크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중간선거 패배 다음날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사표를 받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새 장관 지명자의 이런 발언을 예상했을까. 12월5일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이라크에 대한 모든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로버트 게이츠 지명자는 95대 2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상원인준을 통과, 부시 행정부의 군사정책에 대한 의회의 불신을 재확인시켰다.

    말단 정보분석관으로 관료생활을 시작해 중앙정보국(CIA)에서만 사반세기를 보낸 게이츠 신임장관은 1989년부터 백악관 안보담당 부보좌관과 보좌관을 지내며 부시가(家)와 인연을 맺었다. 1991년부터 2년간 친정인 CIA 국장을 지내고 부시 전 대통령의 퇴임과 함께 물러난 후에는 기업과 학계에 머물렀다. 이번 장관 임명 역시 현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는 후문.

    ‘네오콘의 퇴조’를 증명하며 펜타곤에 입성한 그는 1990년대 초반 워싱턴을 풍미한 현실주의 외교정책의 적자(嫡子)다. 그의 지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는, 12년 전 그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재처리시설 파괴뿐”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져 대북 강경론자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인준청문회에서 그는 “현 시점에서 외교적 수단이 최선이라고 분명히 믿고 있다”고 밝혀 예전의 견해를 바꿨다.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등 한국 관련 이슈에서도 전임자와 다른 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그간 동북아 문제를 담당해온 전임 장관의 핵심측근 리처드 롤리스 부차관의 승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이츠로 상징되는 ‘실용주의 새 바람’이 한반도와 동북아, 중동의 평화에 어떤 파장을 몰고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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