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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서울시장 후보 검증

유력 서울시장 후보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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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준 “곁에서 보니 연산군 같았다” <자서전 대필 관계자>
  • 김황식 이동흡 낙마시킨 특정업무경비 의혹
  • 박원순 말장난 경전철, 위선적인 소통
  • 서울시장 선거는 6·4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이 유력 주자로서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다. 앞으로 두 달여 동안 이들이 차기 시장 직을 맡을 만한 자질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벌어질 것이다. ‘신동아’는 언론의 취재 역량이 미치는 한도 내에서 이들을 미리 검증해봤다. 정 의원, 김 전 총리, 박 시장 순으로 소개한다.
■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유력 서울시장 후보 검증
2011년 9월 2일 충남 천안의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의원 연찬회장. 정몽준 의원은 기자들 앞에서 박근혜 당시 의원(대통령)을 비난했다. 박 의원의 미국 ‘포린 어페어스’ 기고문에 대해 “대학교수가 써줬다는데…”라고 대필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정 의원은 “내가 전술 핵 도입을 주장한 것을 박 전 대표가 반대했다는데, 글 써줬다는 친구, 내가 잘 아는 교수인데 그 친구에게 항의해야 하나”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박 의원 측 이정현 의원(청와대 홍보수석)은 “경솔하게 거짓말을 앞세워 헐뜯고 있다”고 반박했다. 기고문 내용이 박 의원의 이전 해외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점이 객관적으로 확인된다는 이야기였다. 이후 정 의원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1억 못 미치는 돈 제공”

이랬던 정 의원은 2002년 대필로 자서전을 낸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이 저자인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제목의 이 자서전은 언론사의 정 의원 프로필에도 소개돼 있다. 이 책 대필 과정에 오랫동안 관여했다는 A씨는 ‘신동아’에 “당시 전문 작가가 정 의원을 수개월간 인터뷰해 그의 자서전을 써줬으며 사례로 1억 원에 못 미치는 돈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서전은 말 그대로 자기 삶에 대해 직접 쓰는 글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선 정치인, 기업인, 유명인사 등이 작가를 고용해 자서전을 쓰게 하는 일이 만연해 출판계 내에 대필시장이 형성돼 있을 정도다. A씨는 “당시 웬만한 인물의 자서전 대필 금액이 1000만~3000만 원인 점에 비춰봤을 때 정 의원 자서전의 대필 금액은 고액에 해당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A씨는 ‘곁에서 본 정몽준’을 어떻게 평가할까. 다음은 그와의 대화내용이다.

▼ 당시 정 의원이 자서전을 쓴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선 출마를 위해서였죠. 실제로 월드컵 4강에 들면서 대한축구협회장인 정 의원의 국민적 인기가 높았습니다. 노무현 후보로 단일화되기 전까진 정 의원의 지지율이 최고였으니까요.”

▼ 자서전 작가는 주인공인 정 의원의 스토리를 어떻게 수집했나요?

“작가가 몇 개월 동안 축구협회 같은 데서 기다리고 있다가 정 의원이 나오면 함께 차를 타고 가면서 잠깐씩 인터뷰하고, 이렇게 쫓아다니면서 메모하고 그랬어요. 정 의원이 바쁜 분이니까요. 작가도 정 의원 덕분에 월드컵 주요 경기들을 경기장 VIP석에서 관람했죠.”

▼ 주변에서 보기에 정 의원은 어떤 타입의 인물 같던가요?

“내가 본 바론, 이분은 사람이 가까이 오는 것을 싫어해요. 좀 떨어져 있으려 하고.”

▼ 공간적으로 가까이 있는 것을 싫어한다?

“누가 다가오는 걸 싫어해요. 악수나 이런 건 하지만. 재벌 아들이니 어릴 때부터 많은 사람이 그에게 붙어서 속된 말로 뜯어먹으려고 했겠죠. 서울대학교 함께 나온 정 의원의 친구 분을 만났는데, 그분이 ‘내가 정몽준과 친군데, 정몽준에게서 1원 한 푼 받은 적 없다. 그래서 친구로 계속 남은 것 같다’고 말해요. 사람과 거리 두려는 모습이…그럴 수 있겠다 싶다가도 실망했고요. 또 비밀이 많아요.”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출신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제왕적’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재벌가 2세 출신인 정 의원은 이런 데에서 자유로울까? 요즘 ‘소통’이 우리 정치·사회의 화두이므로 A씨에게 이 점을 물어봤다.

“제왕 그 자체예요”

▼ 정 의원이 ‘제왕적’인가요?

“제왕적이 아니라 제왕 그 자체예요. 세종대왕 같은 왕이 아니라 연산군 같은 왕 같았어요. 좀 심하게 말하면, 예스맨이어야 그 옆에서 버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기획하고 똑똑하게 해놔도 그거 시켜놓고선 ‘그거 안 되겠다’ 그러면 그 자리에서 안 하는 거예요. 아무리 학벌 좋은 인재라도 그렇게 일 벌여놓고 그냥 하지 말라고 하면 뒷수습이 여간 난감하지 않죠. 최장집 교수가 안철수 의원에게 홀대받듯이…. 안철수 같은 조그만 기업하던 사람도 사람을 그렇게 대하는데, 여긴 재벌인데, 상상을 불허해요. 2002년 대선 때 정 의원이 노무현 후보와 후보단일화 해놓고 투표 전날 단일화를 엎은 것도 이런 그의 성향과 연결되는 면이 있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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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rek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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