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아’는 원씨가 올해 초 자신의 계부 김동순(70) 씨를 찾아가 밝힌 새로운 증언도 공개했다. 원씨는 김씨에게 ▲특수훈련을 받은 보위부 남파간첩 ▲요인 암살·군사정보 탐지 등 지령 수령 ▲중국에서 탈북자·남한 사업가 등 100여 명 체포 후 북송 등 자신의 주요 간첩 행위를 정면으로 부정했다. 원씨는 “북한에 있는 가족(엄마와 여동생)이 보고 싶고, 문어장사를 하기 위해 중국에서 북한 사람(단동무역대표부 부대표)과 접촉했고, 그 과정에서 몇 가지 부탁을 받고 정보를 넘긴 게 전부다”라고 털어놨다.(신동아 4월호, 5월호 참조)
‘신동아’는 최근 중국 모처에서 원씨의 여동생인 김희영(가명·35) 씨를 만나 3박 4일간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씨는 원씨의 친모인 최모(현재 북한 거주) 씨와 계부인 김동순 씨 사이에서 1979년 태어났다. 원씨가 그동안 “내가 살아온 과정은 여동생이 제일 잘 안다. 나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말했던 바로 그 동생이다.
북한에 거주하던 김씨는 2008년 원정화 간첩 사건이 터진 직후 북한 보위부에 체포됐다고 한다. 불법으로 국경을 출입해 원씨를 15차례 만나고 국정원 간첩인 원씨를 도와 북한에 피해를 끼쳤다는 혐의였다. 김씨는 보위부 감옥에 수감돼 4년 4개월간 조사를 받았다. 2012년 말 출소한 김씨는 지난해 12월 탈북했다.
‘신동아’가 김씨를 만난 이유는 원씨의 간첩혐의 중 상당 부분이 김씨와 관련됐기 때문이다. 판결문에는 원씨 가족 대부분이 보위부와 관련돼 있고, 원씨가 탈북 이후 3회에 걸쳐 북한에 드나들 때마다 여동생과 동행했으며, 여동생 소개로 만난 보위부 간부로부터 지령을 받았다고 적혀 있다. 원씨는 수사과정에서 “동생 희영이는 1999년부터 보위부에 들어가 외화벌이 요원으로 활동했다. 청진시 보위부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만난 김씨는 “보위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언니가 주장한 내용, 남조선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대부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기자는 김씨에게 원씨의 경찰·검찰 진술조서, 재판기록 등을 일일이 보여주며 인터뷰를 진행했다.(김씨의 북한 사투리와 북한식 표현을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표준어로 바꾸었음을 밝힌다. 괄호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기자가 써 넣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