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동구갑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이 지역에서 3선을 기록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역구를 바꿨기 때문이다. 홍 원내대표는 2023년 7월 민주당 험지로 통하는 서울 서초을 지역위원장에 취임하며 중·성동갑을 떠났다.
19대 총선부터 21대 총선까지 내리 3선을 기록한 그가 지역구를 서초을로 옮기자 민주당 일각에서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컴백을 위한 ‘지역구 비워주기’로 해석되기도 했다. 당사자인 홍 원내대표는 지난해 10월 ‘신동아’와 인터뷰하면서 “특정인을 위해 선거구를 바꾼 게 아니다”라며 “험지로 통하는 지역에 도전해 우리 당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초 지역에는 우리 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이 많이 살고 있다”며 “그분들과 소통하는 게 우리 당에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후보 등록 막바지에 공천장을 받아 총선에 출마한 그는 짧은 선거운동을 거친 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김동성 후보를 불과 488표, 0.77% 차이로 누르고 국회에 입성했다. ‘임종석 불출마’라는 돌발 변수 덕에 혜성처럼 국회에 입성했지만 한양대에서 정치외교학으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은 ‘준비된 정치인’이었다.
원내 입성 이후에는 당 전략기획위원장, 원내대변인, 원내부대표, 정책위 수석부의장, 당 수석대변인, 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장,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을 맡아 활동하며 꾸준하고 성실한 의정 활동을 선보였다.
2023년 9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박광온 원내대표가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후 치러진 원내대표 보궐선거에서 홍익표 의원은 비명계 인사임에도 친명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홍 원내대표는 22대 총선에 서울 서초을에서 TV조선 9시 뉴스 앵커 출신 신동욱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는다. 정치 이력은 홍 원내대표가 앞서지만 신동욱 후보가 앵커 출신으로 뛰어난 인지도를 가진 데다 서초 지역이 전통적으로 보수정당 강세 지역이라는 점에서 홍 원내대표에게는 힘겨운 대결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기는 ‘위험한 기회’라고 했던가. 한강 이북에서 3선한 그가 한강 이남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MBC가 여론조사 공표 금지(4월 4일 이후) 이전인 3월 23∼24일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서초구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홍익표 민주당 후보 37%, 신동욱 국민의힘 후보 5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률은 16.3%,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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