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저녁 생방송으로 진행된 MBN ‘뉴스파이터’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김 씨의 사과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이 후보의 배우자가 정말 힘들게 결단을 내렸고 국민들 앞에 나와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이야기를 했고 진정 어린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방송을 보던 일부 이 대표 지지자들은 그에게 ‘눈물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날 눈물로 김 씨를 변호한 이가 이번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인천 동·미추홀을에 출마한다. 이름은 남영희.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도 이 지역에 출마했다.
“4년간 설욕 기다리며 절치부심”
인천 동·미추홀은 민주당 우세 지역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선거구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008년 18대 총선부터 이곳에서 내리 4선을 했다. 그중 2번(20·21대)의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했다. 민주당은 물론 보수정당 후보와 표를 나눠 가지면서도 의원 자리를 지킨 것.남 후보는 당 주류인 친명계 정치인으로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냈다. 이 직책은 성남시 시절부터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 씨가 맡았던 자리다.
요약하면 당대표와 가까운 원외 정치인이 험지에 다시 출마한 셈이다. 당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윤 의원이 이 지역을 차지하기 전에는 13대 총선부터 17대 총선까지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이 번갈아 당선했다. 20대 대선의 표차도 크지 않았다. 윤석열 후보는 인천 동·미추홀을에서 47.8%의 득표율을 기록해 이재명 후보를 0.8%포인트 차이로 근소하게 앞섰다. 지난 총선에서 남 후보도 분전을 펼쳤다. 2위로 낙선하긴 했지만 윤 의원과의 표차는 171표. 20대 총선 전국 지역구 표차 중 최소다. 당시 민주당이 재검표를 요구했을 정도로 근소한 표차였다.
남 후보는 “지난 총선에 패배한 이후 4년간 매일 절치부심하는 마음으로 지역 주민들을 만났다”며 “이제는 먼저 알아보고 인사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인천의 원도심이다. 미추홀구 용현동에 대형 아파트 단지가 생겨 새 입주민도 많지만, 동네에 오래 산 주민들이 주를 이룬다. 애초에 신인 정치인에겐 불리한 지역이었다. 남 후보는 “4년간 쌓아온 친근함으로 불리함을 이겨내겠다”며 “설욕에 성공해 인천 최초의 여성 지역구 의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 후보는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매일 즐거운 마음으로 눈을 뜬다”고 덧붙이며 이렇게 말했다.
“해가 뜨기도 전인 이른 새벽부터 지역을 돌며 선거운동을 하는데도 전혀 힘들지 않다. 오히려 격려해 주시는 주민들 덕분에 힘을 얻고 있다”
신동아 4월호 표지.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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