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호

하루 반짝 뜬 ‘얼간이’가 될 것인가, 영원히 기억될 것인가

[책 속으로 | 책장에 꽂힌 한 권의 책] 가장 다정한 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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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4-11-1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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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 앤더슨 지음, 부키, 344쪽, 1만9800원

    크리스 앤더슨 지음, 부키, 344쪽, 1만9800원

    짜증을 유발하는 자극적 뉴스에서 잠시 눈을 돌리면 우리 주변에 훈훈한 선행을 얼마든 찾아볼 수 있다. 낯선 동네에서 헤맬 때 친절하게 길을 알려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친 퇴근길 버스와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해 준 이도 있다.

    인간에게는 받은 대로 돌려주려는 성향이 있어 악행에는 복수심이 들지만 선행에는 보답하고자 하는 욕구가 뒤따른다. 더욱이 타인의 선행을 목격하면 따뜻한 감정이 들면서 그 같은 행동을 따르게 되고, 친절의 연쇄반응이 일어나 더 많은 선행을 이끌어낸다.

    책 ‘가장 다정한 전염’의 저자 크리스 앤더슨은 TED의 성공 사례를 통해 타인을 향한 관심과 연민, 돕고 나누고 베풀려는 인간의 선한 충동이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엘리트 지식인끼리 비공개 오프라인 콘퍼런스로 시작한 TED를 무료로 공개한 이후 영상 내용에 감동받은 시청자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세계 각국 현지 언어로 번역한 덕에 초창기 오프라인 강연 때보다 수익이 10배 이상 증가한 게 대표적이다.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는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밀라드는 저자와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소신을 밝혔다.

    “좋은 일을 하려면 생각과 노력을 많이 기울여야 한다. 필요한 일을 하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좋은 일은 훨씬 더 오래 지속된다. 당신은 하루 동안 유명해지는 것으로 쾌감을 느끼는 얼간이가 될 수도 있고, 중요한 일을 해서 영원히 기억될 수도 있다.”

    미국을 안다는 착각
    김봉중 지음, 빅피시, 314쪽, 1만8800원

    서학 개미들은 밤새 미국 주식시장 변동 폭에 일희일비하고,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예의 주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멀리 있는 미국이 이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책 ‘미국을 안다는 착각’의 저자는 우리의 안보를 위해 미국이 필요하듯, 미국도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이 필요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지만 그 같은 인식이야말로 미국 역사의 큰 흐름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치와 위상을 냉정하게 직시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한다.

    자연치아
    박창진 지음, 은행나무, 268쪽, 1만8000원

    100세까지 사는 장수 시대를 축복으로 만들려면 치아가 튼튼해야 한다. 하루 세끼 죽을 때까지 사용해야 하는 신체 기관이 치아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잘 먹어야 하는데, 잘 먹기 위해서는 튼튼한 치아가 뒷받침돼야 한다. 임플란트 등 부실한 치아를 보완할 방법이 있지만 자기 치아를 평생 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흔히 나이가 들면 치아와 잇몸이 나빠지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치과의사인 저자는 올바른 칫솔질과 치간 칫솔을 사용해 관리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나이 들어서도 잇몸이 늙지 않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어떤 인생도 실패는 아니라고 장자가 말했다
    한정주 지음, 다산초당, 336쪽, 1만9000원

    30세 이상 성인은 노후 준비, 취업 및 소득, 신체 건강을 개인 차원의 삶에서 가장 큰 불안 요소로 꼽는다. 너나 할 것 없이 인간이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결과를 알 수 없는 ‘운명’과 충족 여부가 확실치 않은 ‘욕망’에서 불안이 비롯된다고 풀이한다. 덴마크 철학자 키르케고르가 얘기했듯 ‘불안은 자기 스스로 만든다’는 것. 그렇다면 어떻게 불안을 이겨낼 수 있을까. 저자는 ‘인위적인 것’으로 ‘자연적인 것’을 해치는 삶을 거부하고 부정하는 장자 철학의 핵심 ‘무위’에 그 힌트가 있다고 강조한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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