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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Trouble Maker, 관사를 정복한다!

영어의 Trouble Maker, 관사를 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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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 좀 한다’ 하는 사람들도 간혹 멈칫할 때가 있다. 준비된 현란한 영어 단어들 앞에 a를 붙일 것인가, the를 쓸 것인가. 관사는 영어 문장이 얼마나 정교한가를 판가름하는 잣대이다.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도 문서를 작성할 때면 골머리를 앓는다는 관사를 제대로 공략해보자.
영어의 Trouble Maker, 관사를 정복한다!
암스트롱의 잃어버린 ‘a’

That’s one small word for astronaut Armstrong, one giant revision for grammar sticklers everywhere(그것은 우주 비행사 암스트롱에게는 하나의 작은 단어이지만, 문법에 까다로운 사람에게는 커다란 정정(訂正)이다).

2006년 10월1일 미국 텍사스 휴스턴발(發) AP통신은 ‘Software finds missing ‘a’ in Armstrong’s moon quote(암스트롱이 달에서 한 말 중 실종됐던 ‘a’를 소프트웨어가 찾아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이렇게 시작했다.

1969년 7월20일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역사상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디딘 암스트롱은 미 해군조종사로 6·25전쟁에서 78회에 걸쳐 전투임무(combat mission)를 수행하기도 했다. 그는 지구인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한 사람에게는 작은 일보(一步)이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이다(That’s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비평가들은 그의 말이 문법적으로 부정확하다면서 암스트롱 자신을 지칭하는 한 사람은 man이 아닌 a man이 옳다고 지적했다. man이라고만 하면 ‘인류에게는 작은 일보이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이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호주 시드니의 컴퓨터 회사 Control Bionics의 프로그래머 포드(Ford)는 NASA 웹사이트에서 암스트롱의 음성녹음을 내려받아 컴퓨터를 이용한 첨단 음성분석 기법으로 암스트롱의 말 속에서 잃어버린 ‘a’를 찾아냈다. 포드는 “I found evidence that the missing ‘a’ was spoken and transmitted to NASA(잃어버린 ‘a’는 발성됐으며 NASA로 전송됐다는 증거를 찾았다)”라고 말했다. 암스트롱의 명언을 둘러싼 문법 논란이 컴퓨터 과학의 도움으로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I intended to say it properly and believes I did(나는 그것을 정확하게 말하려 했고, 그렇게 했다고 믿는다)’라고 주장해왔던 암스트롱은 이 소식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I have reviewed the data and Ford’s analysis of it, and I find the technology interesting and useful, I also find his conclusion persuasive. Persuasive is the appropriate word(나는 이에 관한 자료와 포드의 분석을 검토했으며 그 기술이 재미있고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포드의 결론이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persuasive(설득력 있는)는 적절한 단어다).”

포드는 암스트롱이 ‘One small step for a man’부분에서 부정관사 ‘a’를 35ms(밀리세컨드, 1ms는 1000분의 1초)로 발음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인간이 청취할 수 있는 속도보다 10배 이상 빨라 결과적으로 지구인의 귀로는 알아들을 수 없었던 것이다.

영어 강세의 기능과 중요성

사실 이런 현상은 일상에서도 나타난다. ‘Excuse me!(미안합니다!)’ ‘Emergency landing!(불시착이다!)’ 등도 ‘큐즈 미’ ‘머전시 랜딩’으로 들릴 정도로 [eks]와 [i]가 빨리 발음된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은 이런 경우 왜 그토록 빨리 흘려 발음하는가.

한국어는 음절수에 따라 시간이 걸리는 언어(syllable-timed language)이고, 영어는 강세수에 따라 시간이 걸리는 언어(stress-timed language)이다. 한국어는 음절 하나하나의 길이가 같아서, 한 문장을 말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음절의 숫자에 비례한다. 반면 영어에서는 한 문장을 말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강세(stress)의 숫자에 비례하고 음절수와는 상관이 없다. 음절의 숫자가 서로 다른 문장이라도, 강세의 숫자가 같으면 같은 길이로 발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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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번역가, 칼럼니스트 yeeeyo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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