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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기 딱 좋은 나이! “신혼 추억 되살리고파”

4050 리마인드 허니문

여행하기 딱 좋은 나이! “신혼 추억 되살리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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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기 딱 좋은 나이! “신혼 추억 되살리고파”

지난 2월 열린 하나투어 웨딩&허니문 박람회.

한편 김영미 대리는 “업계에서 내놓은 리마인드 허니문 패키지 상품의 종류가 많지 않다보니 아직 일반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허니문패키지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허니문패키지는 리조트 숙소의 허니문 꽃 장식, 리무진을 이용한 공항 픽업 서비스, 요트투어, 선셋 크루즈 등 요즘 젊은 신혼부부 사이에 트렌드가 된 로맨틱한 허니문을 즐길 수 있고 고급스러운 서비스도 받을 수 있어서 중장년층이 좋아한다”고 전했다.

4~5년 전부터 본격화한 리마인드 허니문 붐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널리 퍼지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1980년대 중반 결혼한 주부 김지영 씨는 부모 도움 없이 직장생활을 해서 모은 돈으로 결혼식을 치르느라 신혼여행에 쓸 돈이 많지 않았다. 경제적 여건에 맞춰 제주도로 2박3일간의 짧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그는 “요즘 젊은 부부가 수백만 원을 들여 해외로 신혼여행을 가는 걸 보면 너무 부럽다”고 했다.

김씨처럼 1988년 해외여행자유화 조치가 이뤄지기 전에 결혼한 이들 대부분은 지금처럼 신혼여행을 해외로 가기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고급 리조트에서 휴양과 해양스포츠를 동시에 즐기는 요즘 신혼부부의 로맨틱하고 호화로운 허니문은 중장년층에게 뒤늦게라도 보상받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리마인드 허니문 장소 역시 인도네시아 발리, 태국 푸껫, 필리핀 세부 등 젊은 신혼부부의 허니문 여행지와 별 차이가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관광보다 휴양

다만 젊은 층에 비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은 부부 취향에 따라 유럽의 박물관 순례, 와이너리 투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 관람 등 고가의 프리미엄 리마인드 허니문을 찾는다. 중장년층은 체력적으로 젊은이를 따라잡기 힘들기 때문에 스케줄이 빡빡한 관광 중심의 여행보다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할 수 있는 여유로운 일정을 선호한다.



외국계 기업 임원인 정재원(가명) 씨는 지난 9년 동안 매해 결혼기념일마다 부부 둘만의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왔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발리, 몰디브 등을 다녀온 정씨 부부는 항공권을 직접 구입하고 여행지에서 묵을 숙소만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는데 보통 1박에 100만 원이 넘는 곳을 이용했다. 정씨는 “젊을 때부터 여러 나라를 다녔기 때문에 관광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다. 대신 조용한 곳에서 완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여행이 좋다”고 했다.

중장년층은 리마인드 허니문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히 쉴 수 있는 ‘휴식의 기회’로 생각하기 때문에 젊은 신혼부부가 선호하는 허니문과 차이를 보인다. 이상혜 대리는 “요즘은 결혼 1주년 때부터 기념 삼아 가까운 홍콩이나 일본으로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오는 젊은 층이 많다. 비용과 시간을 아끼려는 이유도 있지만 관광과 쇼핑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중장년층은 관광에 별로 관심이 없는 대신 리조트에서 느긋하게 쉬면서 즐기는 걸 좋아한다. 둘만의 은밀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개인 수영장이 딸린 풀빌라를 선호하는 젊은 층과 달리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품격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숙소를 선호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의 경우 하루에 250만~400만 원인 고가의 숙소에 묵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40, 50대가 되면 엄마 손이 일일이 가지 않아도 될 만큼 자녀들이 성장했기 때문에 육아 부담에서 벗어나 비로소 부부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질 여유가 생기는 것도 중장년층이 리마인드 허니문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이유다. 그 가운데 “체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아내와 오붓하게 신혼여행의 추억을 되살리고 싶다” “그동안 혼자 해외출장을 많이 다녀서 아내에게 늘 미안했다”며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오는 경우도 많다.

여행 관련 출판업을 하는 김기훈 씨는 재작년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와 함께 호주로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왔다. “직업상 평소 해외출장이 많은데 그때마다 늘 혼자만 좋은 곳을 다니고 맛있는 음식을 먹다보니 아내한테 많이 미안했다”는 그는 “주말을 끼고 휴가를 받아 9일 동안 여행을 다녀왔는데 모처럼 신혼여행 기분을 만끽했다. 여행을 다녀온 뒤 ‘주변에서 부러워하는 친구가 많다’는 아내 말을 들으니 뿌듯했다”고 했다.

리마인드 허니문을 즐기는 연령대는 결혼 1년차 부부부터 결혼 50년차 실버층까지 다양하다. ‘허니문’에 특별한 추억, 부부간의 애정 확인 같은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리마인드 허니문은 최근 테마여행의 한 종류로 자리 잡았다.

리마인드 허니문이 인기를 끌면서 이들을 겨냥한 상품을 기획, 판매하는 여행사도 점차 늘고 있다. ‘부모에게 신혼을 선물하라’며 자식들의 효심을 자극하는가 하면 할인과 마일리지 제공 등 다양한 혜택으로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인터넷 게시판과 카페에도 관련 글이 넘쳐난다.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와 둘만의 오붓한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오려고 했는데 처제들이 어떻게 알고 따라붙어 졸지에 가족여행이 돼버렸다” “10년 전 태국 푸껫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이번엔 하와이로 리마인드 허니문을 떠나고 싶은데 어떨까?” “리마인드 허니문 장소로 적당한 곳을 추천해달라” 등. 이 가운데 조회 수가 수백, 수천 건을 기록한 ‘리마인드 허니문 후기’에는 “아내가 ‘우리도 가자’고 졸라서 못 살겠다”는 댓글이 심심찮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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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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