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깊고 푸른 바다를 헤엄치던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고 해서 ‘관목(貫目)’이라 했다던가. 딱딱한 한자말이 ‘과메기’라는 살가운 우리말이 되는 동안 주인공은 청어 대신 꽁치로 바뀌었고, 쫀득한 맛은 온 나라 식도락가를 사로잡았다. 경북 포항 구룡포에 불어오는 육지의 북서계절풍과 영일만 바닷바람은 그렇듯 겨우내 내어 걸린 꽁치에 맛을 불어넣고 있었다.
![제철 만난 구룡포 과메기 덕장](https://dimg.donga.com/egc/CDB/SHINDONGA/Article/20/06/02/02/200602020500029_1.jpg)
겨울바람에 얼어붙은 꽁치를 녹여 뼈를 발라내고 대나무에 걸어 닷새동안 숙성시키면 기름기 감도는 과메기가 된다.
![]() 웰빙 바람에 급증한 겨울 한철 주문량을 맞추느라 일꾼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 ![]() 해마다 연말에 열리는 과메기 축제의 도우미들. |
![제철 만난 구룡포 과메기 덕장](https://dimg.donga.com/egc/CDB/SHINDONGA/Article/20/06/02/02/200602020500029_4.jpg)
칼바람 맞으며 작업을 준비하는 어부.
![]() 겨우내 활기가 넘치는 구룡포항(港). | ![]() 예전에는 통으로 말렸지만 요즘에는 먹기 편하게 배를 따서 내장과 뼈를 추려낸 ‘배지기’가 많다. |
![]() 꽁치를 통째로 말리는 ‘통마리’는 ‘배지기’에 비해 건조기간이 길다. 먹으려면 손질이 까다롭지만 ‘제대로 된 과메기 맛’이라는 평. | ![]() 파래가 많이 섞인 김에 생미역과 골파를 얹거나, 초겨울 배추잎에 매운 고추와 마늘을 얹어 초장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과메기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
![제철 만난 구룡포 과메기 덕장](https://dimg.donga.com/egc/CDB/SHINDONGA/Article/20/06/02/02/200602020500029_9.jpg)
겨울마다 돌아오는 과메기 특수(特需)는 구룡포 일대 어촌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