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만금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고군산군도와 군산 및 변산 일대는 바다가 뭍으로 변한다는 예언의 실현화 현장이다. 고려가 풍수적으로 권력의 기운을 보충하려고 주목했던 곳이자, 삼국시대엔 미륵신앙의 핵심 근거지로서 미륵 용화(龍華)세계가 구현되는 터전으로 지목된 곳이기도 하다.
- 과연 새만금 지역은 미래 한국의 신수도가 될 수 있을까.

한국의 대표적 미륵 성지로 꼽히는 금산사 미륵불상. 미륵불(가운데)이 새만금 지역을 바라보게 조성돼 있다.
환경파괴 문제로 숱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 새만금 사업은 군산, 김제, 부안 앞바다를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33.9km)를 건설함으로써 4만100ha에 달하는 간척지를 확보하는 국책사업이다. 서울 면적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땅이 새로 생겨나는, 단군 이래 최대 국토 확장 사업일 것이다. 이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100만여 명의 인구가 이 지역에 거주하게 되며,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중심 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새만금 사업의 장밋빛 청사진을 보면 한 나라의 수도 기능을 능히 감당할 수 있을 정도다.
서해안 융기설과 ‘群倉萬里’
새만금 사업은 필자가 ‘신동아’ 7월호에 소개한 고군산군도의 선유도와도 연결돼 있다. 선유도를 포함한 고군산군도 일대까지가 모두 개발사업 영역으로 포함돼 뭍으로 변하게 되고, 선유도 망주봉 일대에 서린 강한 권력의 기운 역시 풍수적으로 새만금 간척지와도 불가분 연계되기 때문이다.
사실 새만금 사업이 진행되는 군산과 부안 일대의 지형이 바뀐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예언돼왔다. 조선시대 때 전라감사를 두 번이나 지낸 이서구(李書九·1754~1825)는 “수저(水低) 30장(丈)이요, 지고(地高) 30장(丈)이라”는 말로 부안군 변산 앞바다의 바닷물이 30장(약 90m) 밑으로 빠지면서 땅이 30장 높이로 올라오게 된다고 예언했다. 이는 서해안에서 발생하는 지각변동을 의미한다. 어찌 보면 새만금 사업은 서해안 지각변동의 전초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해안 융기설은 예전부터 우리나라의 여러 선지자가 자주 거론했다. 지구가 선천(先天)시대를 마무리하고 후천(後天)시대로 돌입하면서 대규모 지각변동을 겪게 된다고 예언한 김일부(金一夫· 1826~1898)는 그가 남긴 ‘정역(正易)’에서 ‘수석북지(水汐北地) 수조남천(水潮南天)’이라는 글귀를 남겼다. “지구의 북쪽 땅에서 물이 빠지고, 남쪽 하늘로 물이 모여든다”라는 의미다.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탄허(呑虛·1913~1983) 스님은 북극의 얼음 녹은 물이 적도 부근으로 모여들고 이는 결국 일본의 침몰과 한국 서해안의 융기로 이어지는 지각변동을 낳게 된다고 예언한 바 있다.
이뿐 아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수많은 기행 이적을 보인 강증산(姜甑山·1871~1909)과 원불교의 창시자 소태산 박중빈(1891~1943)은 새만금 사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말도 남겼다. 강증산은 ‘남통만리(南通萬里)’라는 말로 서해를 개척해 우리 민족이 살 땅이 새로 나온다고 했고, 소태산은 ‘군산 앞쪽으로 창고가 만 리나 생겨난다’는 뜻의 ‘군창만리(群倉萬里)’를 예언했다. 이 때문에 오늘날 강증산을 교조로 받드는 증산교와 소태산을 받드는 원불교 신도들은 새만금 지역이 미래의 새 땅으로 부상할 것임을 예의주시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