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호

섹스에 관한 9가지 오해와 진실

  • 정정만 M&L 세우미(世優美) 클리닉 원장 / 일러스트·김영민

    입력2008-07-04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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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스에 관한 9가지 오해와 진실
    소문이 사실일 수도 있지만 사실임을 입증할 수 없으면 사실도 소문이 된다. 사실이라도 사실 여부를 증명할 수 없어 소문으로 자자하다 꼬리가 잘려 소멸되는 사실도 허다하다. 섹스에 관한 소문이 그렇다. 그것의 내밀한 특성 때문이다.

    특히 야전(夜戰)의 영원한 승자나 방중술의 달인을 지향하는 고전(古典)의 비책은 아직도 사실 같은 소문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유구한 세월을 타고 전래된 전통과 역사의 방중술이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지 못한 채 여전히 소문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른바 ‘영계 회춘론’에 관한 소문이 여기에 속한다. 나이 든 사내가 젊은 여성과 내통하면 젊음을 받아 회춘한다는 것이다. 성서의 인물 다윗을 비롯해 막강한 부와 권력을 휘두르던 역사 속 사내 가운데 영계에 탐닉한 만큼 천수의 복을 누린 사람은 거의 없다. 한낱 소문인 것이다. 하지만 젊은 여인과 어우러진 섹스는 매너리즘에서 탈피해 한층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심리적 긍정 효과는 부인할 수 없다.

    다접(多接·빈번한 성교)하되 사정하지 않는 ‘접이불루(接而不漏)’는 방중술의 고전이라는 ‘소녀경’에 등장한다. 사정하지 않으면 불감응기(不感應期)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성적 자극에 금세 반응, 즉석에서 다시 신명 난 일합(一合)을 벌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성 실행 능력이 강화된 것은 아니다. 성 생리적 특성상 당연한 결과일 뿐이다. 접이불루를 반복하면 오히려 성적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성 부속 기관에 울혈이 생겨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한다.

    ‘코가 큰 남자와 입이 큰 여자는 성기도 크다’는 것도 그저 속설일 뿐이다. 피부 색깔이 거무튀튀한 여성은 색(色)을 밝힌다던가? 서양 사람의 코나 물건 크기가 동양인에 비해 크다는 사실에서 유래한 루머일 것이다. 개인에 따라 다양한 체구를 보이듯 남녀 성기의 크기나 형태는 개인이나 종족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성기 크기나 형태를 유추할 수 있는 신체적 지표는 존재하지 않는다.



    마른 체형을 가진 사내는 ‘마른 장작의 화력이 세다’다고 자신을 변론한다. 비만이 발기력을 후퇴시키는 생활 습관병 유병률이 높다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마른 체형의 사내가 유별할 만큼 성적 능력이 뛰어나다는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마른 사람들의 자위적 변명이 아닐까 싶다. ‘술을 마시면 강해진다’고들 한다. 적당한 음주는 사정을 지연시키는 등 섹스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만성적 음주나 과음은 발기능력을 위시한 제반 성기능을 무너뜨리고 오르가슴 지연이나 약화를 초래한다.

    ‘대머리가 정력이 세다’는 얘기도 있다. 강력한 남성 호르몬 DHT는 대머리와 전립선 비대증의 원인 인자다. 그러나 대머리라고 모두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은 것은 아니고 설령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다고 해서 성기능이 모두 강화되는 것도 아니다.

    ‘아침에 서지 않는 사내한테는 돈도 꿔주지 말라’고 한다. 성적으로 정상인 남자는 전 수면 시간의 30% 동안 발기된다. 수면 중 야간 발기 현상이 수면에서 깨어나는 아침 시간과 일치하지 않으면 본인이 알 수 없다. 아침 발기를 감지할 수 없다고 해서 발기 능력에 탈이 생긴 것은 아니다.

    ‘정관수술을 받으면 정력이 약화된다’는 루머도 그야말로 루머일 뿐이다. 정관수술은 정자의 수송로를 차단시키는 영구 피임 수술로 남성 호르몬을 제조하는 라이디히 세포 기능에는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임신 공포에서 벗어나 섹스에 ‘내실’을 기할 수 있다. 음낭에 칼을 대는 것을 거세 개념으로 오인한 데서 비롯된 소문이다. 고환은 정자를 만들어내는 조정 기능과 남성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을 한다. 정관수술은 정자 수송로인 정관을 절단, 막아버리는 수술이다. 성기능과 관련된 내분비 기능은 무탈한 것이다. 오히려 회춘 수단으로 시행한 정관수술이 중세 유럽 역사에 등장한다.

    ‘장시간 자전거를 타면 발기력이 약해진다’는 말도 있다. 자전거를 타면 몸무게의 절반 정도를 좁고 딱딱한 안장에 올려놓는다. 자전거 안장에 가해진 회음부 압력 때문에 음경으로 가는 신경과 혈관이 압박을 받아 발기부전이 야기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현상은 나이가 많을수록 심해져 55세 남성이 하루 12분간 자전거를 타면 발기력이 감소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남자 사이클 선수는 육상 선수에 비해 발기부전 발생률이 4배나 높고 여자 사이클 선수는 클리토리스 기능부전 위험이 현저히 높다고 한다. 발기부전 환자의 4%가량이 자전거 타기와 연관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 자전거 타기에 의한 완전 발기불능 사례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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