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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국방’ 리더십 & 정책

‘장관이냐 군 지휘관이냐’ 리더십 논란, 육군 편중 정책에 해·공군 반발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이상희 국방’ 리더십 &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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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회 견제’로 대령 진급 턱걸이

이상희 장관은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일찍이 상경해 초·중·고를 다 서울에서 다녔다. 그는 당대 최고의 고등학교인 경기고를 나왔다. 그에게 엘리트주의자라는 딱지가 붙게 된 배경이다. 그는 서울대에 진학하려다 육군사관학교로 진로를 바꿨다. 그 바람에 또래보다 2년 늦게 육사에 들어갔다. 육사 26기로 졸업하면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그는 서울대 사회학과에 편입해 못다 한 학업의 꿈을 이뤘다.

그의 군 경력을 보자. 야전 보직으로는 9사단 29연대장(대령), 30기계화보병사단장(소장), 5군단장(중장), 3군사령관(대장) 등을 거쳤다. 정책기획 쪽으로는 합참 군사전력과장, 청와대 국방정책비서관, 국방부 정책기획국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에 이어 합참 작전본부장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때 합참의장을 역임한 그는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벌어질 무렵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대선이 끝난 후 귀국했다.

그의 군 생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중령까지 무난하게 올라간 그는 장성의 문턱인 대령에서 거의 옷을 벗을 뻔한 위기를 맞았다. 대령 심사에서 두 차례나 탈락했던 것. 하나회의 견제 때문이었다는 게 주변의 해석이다.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그의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고 한다. 소령 시절 육군대학에 다닐 때 전두환 대통령과 하나회를 비판하는 발언을 한 게 화근이었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그의 육사 동기 중에도 하나회 회원이 6명 있었다. 그는 이들로부터도 견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는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의 직계로 분류되는 성골 하나회원도 있었다. 하나회 동기들의 견제가 얼마나 심했던지, 육사 한 기수 선배이자 하나회 선배인 모 장교가 그들에게 “사람이 우수하면 같이 가야 하지 않느냐”고 나무랄 정도였다.



하나회 출신인 모 예비역 장성은 “이 장관은 영관장교 때부터 똑똑하다고 소문났던 사람이다. 다만 지나친 자존심과 우월의식이 흠이었다”고 회고했다. 영관장교 시절 이 장관 밑에서 근무했던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장관은 7사단 작전참모 시절 경기고 콤플렉스를 가진 서울고 출신의 정모 사단장에게 미움을 사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당시 그의 진급을 챙겨준 사람이 오형근 장군이다. 육사 22기로 하나회 회원인 오 장군은 당시 태릉에 있던 88사격단장을 맡고 있었다. 그는 실의에 빠져 있던 이상희 중령을 사격단 부단장으로 끌어다 앉혔다. 이 장관은 거기서 대령으로 진급했다. 두 사람 관계를 잘 아는 정치권 인사의 증언이다.

“이상희 장관은 대령으로 진급한 후 매년 명절 때마다 오 장군 집에 찾아가 인사를 했다. 두 사람 사이가 멀어진 건 1993년 김영삼 정부 출범 직후 하나회 사건이 터지고 나서다. 이 장관이 더는 인사를 챙기지 않은 것이다. 오 장군이 ‘의리 없는 놈’이라고 욕하고 다녔다고 한다.”

“지장, 용장은 되지만 덕장은 못 돼”

하나회 사건은 이 장관에게는 서광이었다. 사건 이후 보직도 승진도 잘 풀렸다. 하나회 회원인 장성 20여 명이 한꺼번에 옷을 벗거나 한직으로 내몰린 데 따른 반사적 이익이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대장으로 승진한 그는 2005년 4월 군 서열 1위로 합참의장에 올랐다. 2006년 11월 임기 2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지만, “할 만큼 했다”는 게 주변의 평가였다. ‘색깔이 다른’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급인 대장으로 진급하고 합참의장까지 지냈으니 누릴 것 다 누린 것 아니냐는 얘기였다.

이상희 장관에 대한 평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똑똑하고 유능하고 소신이 강하다.’ ‘우월의식이 있고 자존심 세고 독선적이다.’ 취재과정에 접촉한 20여 명의 전·현직 군 관계자가 대체로 이런 평가를 내렸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방부 고위직을 지낸 예비역 장성은 “이 장관은 개성이 특이한 사람”이라며 “긍정적, 부정적 평이 크게 엇갈린다”라고 평했다. 그는 영관장교 때 이 장관과 같은 사단에서 근무했다.

이 장관이 육사 교관을 할 때 생도였다는 예비역 대령은 “사회학을 강의했는데, 참 잘 가르쳤다”며 “사리가 분명해 생도들이 존경하는 선배 중 한 명이었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그의 평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계급이) 올라가면서 독선적이라는 평을 듣기 시작했다. 똑똑하지 않으면 사람 취급을 안 했다. 그는 지적 에고이즘이 충만한 사람이다. 자신보다 똑똑하지 않다고 여기면 (그 사람 말을) 아예 듣지 않는다. 군의 수장에 올랐으면 달라져야 하는데, 그걸 못 하니 욕을 먹는 거다. 지장, 용장은 되지만, 덕장은 못 되는 것이다.”

군 출신 정치권 인사는 “이 장관은 뚝심이 있고 소신이 강하다. 그리고 일을 매우 열심히 한다”라고 높게 평가하면서도 “장관이라면 조직을 잘 이끌고 아랫사람들을 다독일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점이 아쉽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정치권 인사는 “이 장관은 군인으로선 훌륭하지만 사람들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장관으로서는 좀 문제가 있다”라며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그의 독선적인 면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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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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