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호

“룸살롱 출입해 놓고 무릎팍도사에서 안갔다고 해”

안철수와 관련된 논란

  • 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입력2012-03-19 16:2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안철수의 자사주 헐값 매입은 배임”
    • “대선테마주와 개미들의 눈물”
    “룸살롱 출입해 놓고 무릎팍도사에서 안갔다고 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대선주자 양자대결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차기 대통령감으로 부상한 데에는 방송의 힘도 컸다.

    특히 2009년 6월 17일 MBC TV ‘무릎팍도사 안철수 편’은 안 원장에 대한 국민적 호감이 급상승하는 계기가 됐다. 강호동은 클로징 멘트로 안 원장을 ‘새로운 21세기 대한민국의 영웅’으로 격찬했다. 안 원장의 ‘무릎팍도사 어록’에 감동한 네티즌들이 지금도 인터넷에 소감문을 꽤 많이 올려놓고 있다.

    “단란(?)히 먹는 술집 가보셨어요?”

    그런데 당시 강호동 유세윤 우승민 등 이 프로그램 패널들은 안 원장에게 짓궂은 질문을 하나 던졌다. “좀 도와주는 분들이 있고 노래도 하는 주점에 가봤느냐”는 것이다. 안 원장은 “아뇨” “뭐가 단란한 거죠?”라며 부인했다.

    술집 대목과 관련된 패널들과 안 원장의 대화내용은 프로그램 말미에 나왔다. 안 원장의 티끌하나 없이 완벽한 도덕성에 패널들이 감탄하고 이것이 다른 에피소드와 함께 마침내 ‘영웅’ 칭호로 이어지며 프로그램이 끝나는 구성이었다.



    패널 : 술집 가보셨어요?

    안철수 : 술집 안 가본 지 굉장히 오래됐죠. 술을 못 마시거든요.

    패널 : 한번도 안 가보셨어요?

    안철수 : 아, 저기 옛날엔 갔죠. (의대) 본과 다닐 때는 많이 마셨고요. 그 당시는 그러다가 회사 하면서 술을 안 마시게 됐죠. 과로로 한번 크게 건강을 상했어요. 입원한 다음에는 술을 완전히 끊게 되었어요. 요즘 직원들이나 사람들 만나면 저는 당연히 술을 못 마시는 사람으로 알더라고요.

    패널 : 단란(?)히 먹는 술집도 가보셨어요?

    안철수 : …(잠시 침묵) 아뇨. 네? 단란하게. 뭐가 단란한 거죠? (머리를 만짐)

    패널 : 노래하면서 술 마시는 집 있잖아요.

    안철수 : 예. 노래방? 그런 게 단란한….

    패널 : 노래방인데 좀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는….

    안철수 : ….

    도와주는 분들이 나오고 노래도 하는 주점에 안 가봤다는 안 원장의 대답이 거짓말이었다는 증언이 최근 나왔다. 모 국회의원 측이 컴퓨터보안회사인 SGA㈜의 최고경영진과 사석에서 만난 자리에서 이런 진술을 접했다고 한다. 이 의원 측의 소개로 ‘신동아’는 SGA㈜에 확인을 해봤다.

    SGA㈜의 A 상무는 ‘신동아’에 “안 원장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하기 전 우리 회사 대표와 룸살롱에 갔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A상무와의 일문일답이다.

    ▼ OOO의원 측 소개로 전화 드리게 됐는데요.

    “그때 (OOO의원 측에) 말씀드렸는데….

    ▼ 저도 설명 들었는데요. 걱정 안 하셔도….

    “(괜히) 개입해서….”

    ▼ 안 원장이 출연한 무릎팍도사, 저도 봤는데요. 프로그램 전날 술을 드신 건가요?

    “설명이 어떻게 그렇게 전달됐는지…. 그렇게 이야기는 안 했고 다르게 이야기했는데…. 이걸 언론에 이야기하는 건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요. 같은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가십거리로 이야기하는 것으로…. 제가 아니더라도 그런 케이스를 경험하신 분이 많이 있으니까….”

    “이미지 관리 차원”

    ▼ 그저 궁금해서 여쭤보는 거고요. 말씀해 주시면….

    “제가 특별히 정리를 해드리면 저희 회사에 계신 분 중에 한 분이 그 전날이 아니고 그 전에 모 술집에 갔는데 그 자리에서 안 원장님과 자리를 같이 한 적이 있었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저희는 ‘(룸살롱에 다니는 게)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한 게 아니에요. ‘그럴 수 있다’고 봐요,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그럴 수 있는데. 그럴 수 있는 사실을 갖고 매체에 나와서 그런 적 없다고 이렇게…. 도덕적으로 굉장히 신성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잘못된 게 아니냐. 이런 취지로 OOO의원 측에 말씀드렸어요.”

    ▼ 그 술자리라는 게 룸살롱인 거죠?

    “그렇죠.”

    ▼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안 원장이 큰 병을 앓은 뒤 술을 전혀 못한다고.

    “안 원장이 그 자리에 있었다고 들었어요.”

    ▼ 안 원장이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면 여성 종업원을 옆에 앉혀 놓고 있었는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들끼리도 그런 건 안 물어보거든요. 일반적으로 술집에 갔다고 하면 ‘아, 옆에 여성을 앉혔습니까’ 이런 건 안 물어보잖아요.

    ▼ 당시 술값은 안 원장께서 계산한 건가요?

    “그것도 제가 어떻게….”

    ▼ SGA와 안철수연구소는 경쟁사일 수 있는데요. 어떻게 해서 비즈니스 관계로 술자리가 만들어지게 됐는지….

    “경쟁회사죠. 저희 회사는 최근 6개 보안회사가 합병돼 현재의 회사가 된 겁니다. 6개 회사가 각각의 회사일 땐 안철수연구소와 경쟁관계일 수도 있었고 협력관계일 수도 있었어요. 아마 그중 하나였겠죠.”

    ▼ 그러면 당시 협력하는 문제로 술자리를 한 건가요?

    “이쪽 업계에선 경쟁관계라도 만나고요,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예를 들면 업계와 관련된 국가기관의 정책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죠? 공동으로 그런 데에 참여할 수도 있고. 경우의 수는 많아요.”

    ▼ 안철수연구소에서 오너가 나왔으니 이 회사에서도 그 정도 급이 되는 분이 나온 건가요?

    “네네. 저희가 6개 회사가 합쳐진 곳이에요. 대표만 여섯 분이었죠.”

    ▼ 그 중에 한 분.

    “그렇다고 보시면 되죠.”

    “주가 좀 뛰겠구나”

    ▼ 혹시 안 원장이 출연한 무릎팍도사 시청하셨나요?

    “봤어요.”

    ▼ 보실 때 느낌이 어떠셨나요?

    “‘이미지 관리하는구나. 주가 좀 뛰겠구나’ 그 정도죠. 저 같으면 정직하게 이야기하고 방송국 측에 편집을 요청했겠죠. 빼달라고 한다든지.”

    ▼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맞았다는 말씀인가요?

    “시간이 지나면서 정치적으로 이슈가 되고 하다 보니 과거에 있던 그런 발언들이 들춰내질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그중에 제가 듣기로는 이건 거짓말인 것 같아요. 만에 하나 지금 안철수 원장이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면 응답을 안 하거나 사실대로 이야기할 것 같아요. 지금은 그런 거 하나하나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요. 본의 아니게 약간 거짓말을 한 것일 수 있는 거고. 아니면 본인도 술이 많이 취해서 간 사실을 기억 못할 수도 있는 거고.”

    ▼ 그건 좀. (안 원장은 술을 하지 않는다고 했으므로 논리적으로 술에 만취할 수 없음)

    “그런데 왜 이 문제를 다루려는지….”

    ▼ 재밌으니까요.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정책적인 부분을 가지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어떻게 보면 약간 사생활적인 측면이고.”

    ▼ 그런 점도 없지 않는 것 같아요.

    “지금의 안철수 위상에 맞는 잣대를 그 시기에 갖다 대면 안 된다고 봐요. 저는 그분하고 관계없는 사람이지만 오히려 이런 것이 진짜 안철수를 평가하는 것을 가려서는 안 된다는 거죠. 그분이 대통령이 될 만한 분인지 평가해야할 요소가 너무 많은데. 사생활적인 사소한 말실수나 혹은 거짓말이 전체를 다 가려버린다면 오히려 일반 국민의 판단 잣대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룸살롱 출입해 놓고 무릎팍도사에서 안갔다고 해”

    2009년 6울17일 MBC TV 무릎팍도사 안철수 편.

    이러한 주장에 대해 안 원장의 대변인 격인 강인철 변호사를 통해 안 원장의 입장을 들어보기로 했다. 안 원장과 직접 연락이 되는 언론은 거의 없다. 강 변호사는 자신은 모르겠고 안 원장에게 확인해줄 수도 없는 일이라고 했다. 다음은 강 변호사와의 대화내용이다.

    ▼ 안철수 원장께서 2009년 6월 17일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했잖아요?

    “네.”

    ▼ 그때 패널이 여성종업원 나오는 단란주점 같은 곳에 간 적이 있느냐고 질문해 안 원장께서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는데요.

    “네.”

    ▼ 그런데 안 원장께서 무릎팍도사 출연하기 전에 룸살롱에 간 적이 있다.

    “에?”

    ▼ 이렇게 말씀하는 분이 있어서요.

    “하하.”

    ▼ 이게 어떤 것인가 해서요.

    “뭐. 모르겠어요. 내가 무슨, 그런 것까지. 나는 잘 모릅니다. 네네.”

    ▼ 본인께 한번 물어봐주면 안 될까요?

    “그런 걸 가지고서 뭘 묻고…. 허허. 내가 한마디 합시다. 별걸 다 취재하시네요.”

    “모르겠어요. 그런 걸 뭘 확인”

    ▼ 아무리 사소한 거라고 해도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국민들에게 하는 이야기는 좀 사실대로 말해야하는 거라서….

    “나는 잘 모르겠네요. 내가 솔직히 이야기해 줄게요. 그런 걸 어떻게 물어보겠어요. 그죠?”

    ▼ 네?

    “아니 그런 걸 내가 어떻게. (안 원장의) 마누라도 아니고. 룸살롱 간 적이 있느냐, 그런 걸 나보고 물어보라는 게 말이 됩니까? 직접 물어보시죠.”

    ▼ 직접은 통화가 안 되니까요. 안 원장께선 정말 술을 안 하세요?

    “어~. 저기. 나하고는 한 번도 마신 적이 없어요.”

    ▼ 다른 분하고는?

    “그거야 모르지. 그건 뭐.”

    ▼ (룸살롱 출입여부) 확인 좀.

    “아니. 그런 걸 뭘 확인. 네네.”

    이런 논란과 별개로 안철수 원장의 주식 취득과 관련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손재호 공인회계사는 ‘신동아’에 “안철수 원장의 안철수연구소 주식 취득에 법적 도덕적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 건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안 원장이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 인터뷰에서 “저는 월급만 받고 살았던 사람이거든요. 일반직 전문직 월급 받는 것과 똑같이 살고 있는 거죠”라고 말한 것에 대해 “안 원장이 안철수연구소에서 받은 배당금만 100억 원이 넘는다”고 꼬집었다.

    강용석 의원은 1999년 안철수연구소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인수해 거액의 부당이익을 보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안 원장을 2월 13일 검찰에 고발했다.

    취재결과, 이 문제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1999년 10월 12일 안철수연구소는 25억 원 어치의 BW를 오너인 안 원장에게 발행했다. 만기 2019년, 이율 10.5%, 신주인수행사가격 5만 원이었다. 이후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로 주당 1710원으로 낮아졌다. BW는 회사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사채로, 미리 약정한 시기에 약정한 가격과 수량만큼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사채권자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거래소는 최근 안철수연구소에 BW문제에 관한 공시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안철수연구소는 △BW 발행가격은 주당 5만 원으로 당시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받은 주식 평가액 3만1976원보다 높은 가격이라는 점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에 의해 BW 행사가격이 주당 1710원이 됐다는 점 △BW 발행은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 의결이어서 배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일이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아주 희한한 BW예요”

    그러나 손재호 회계사는 안철수연구소의 해명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손 회계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안철수 원장의 안철수연구소 BW 인수가 왜 문제인가요?

    “아주 희한한 BW를 발행했어요. 보통 회사가 25억 원짜리 BW를 발행하면 산 사람이 회사에 현금 25억 원을 내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 BW의 경우 안철수 원장은 만기 2019년, 이자율 10.5%를 적용해 당시 3억4000만 원만 안철수연구소에 납입했거든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발행시점인 1999년에서 20년 후인 2019년의 25억 원의 가치가 이자율 10.5%를 적용하면 1999년 당시의 3억4000만 원이 되니 안 원장이 3억4000만 원만 낸 거라는 거죠.”

    ▼ BW는 왜 발행하죠?

    “회사가 자금이 필요하니 신주인수권을 주면서까지 돈을 꾸려고 발행하는 거죠. 그런데 99년 당시 안철수연구소는 현금 수십 억 원을 보유하고 있어 자금이 넉넉한 편이었거든요. 여기에다 안 원장이 낸 3억4000만 원정도 보탠다고 해봐야 별 의미가 없죠. 결국 BW 채권자인 안 원장을 위해 회사가 불필요한 부담을 진 점, 25억 원 중 3억4000만 원 외에 나머지 돈은 들어오지 않은 점 등 회사에 손해를 준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거죠.”

    안 원장은 2001년 7월 24일자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BW 발행 이유에 대해 “적대적 M·A에 대비하기 위해 대주주(본인) 지분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손 회계사는 “잘못된 BW 발행이었다는 것을 안 원장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사주경영권방어 목적으로 BW를 발행하는 건 BW 취지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어 손 회계사는 “99년 당시 상당수 회사가 오너를 위해 그런 악성사채를 많이 발행해 금감원이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안다. 이런 점으로 봐도 문제가 있는 주식”이라고 했다.

    ▼ 지금까지 BW 발행과정에 대해 말씀한 것 같은데요. 이외에….

    “행사가격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봐요. 안철수연구소는 ‘BW 발행가격이 주당 5만 원으로 당시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받은 주식 평가액 3만1976원보다 높은 가격’이라고 해명했어요. 이 외부 전문기관이 삼일회계법인인데 상속증여세법상 그렇게 평가한 거예요. 행사가격은 상속이나 증여가 아니라 당시의 공정가액으로 평가해야죠. 공정가액으로 봤을 때 안 원장이 인수한 BW 신주인수 가격은 5만 원이 아니라 12만~13만 원 정도는 되었어야 한다고 봐요. 그 차액만큼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이라고 할 수 있죠.”

    ▼ 그렇게 산출한 근거는 뭔가요?

    “1998년 창투사들이 안철수연구소 유상증자에 주당 5만 원으로 들어왔어요. 이 때 안철수연구소의 순이익규모가 연 5억 원 정도였죠. 그런데 1년 뒤인 BW 발행시점에 이 회사의 순이익규모는 연 30억 원 정도로 6배 늘었거든요. 회사 가치가 1년 사이 크게 올라갔음에도 BW의 신주가격을 1년 전과 같이 5만 원으로 책정한 건 BW 채권자에게는 큰 이익이고 회사에는 손해죠. 회사가 순이익 증가치를 BW에 반영하는 노력을 당연히 했어야 해요. 그런데 회사는 상속증여세법 숫자를 갖다 대서 1년 전 자사 주식 가격으로 책정한 것이니 문제가 많은 거죠.”

    이와 관련해 안 원장은 2001년 7월 24일자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1998년 LG창투 등 주주들이 주당 5만 원에 들어왔는데 BW 신주인수가격을 여기에 맞췄다”고 말한 바 있다. 손 회계사는 “안 원장이 BW를 헐값으로 받으면서 안철수연구소가 입은 손실이 70억 원 정도는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수익률 894% 대박 안겨”

    안 원장은 2000년 10월 신주인수권을 행사했다. 이후 9개월 만인 2001년 7월 안철수연구소의 코스닥 등록 공모희망가는 1만7000~2만3000원이 됐다. 안 원장이 25억 원에 인수한 BW 신주의 가치가 248억~336억 원으로 급등한 것이다. 수익률은 894~1245%에 달했다. 이를 두고 당시 ‘매일경제’는 “BW가 황금알로” “안철수 사장이 도덕성에 큰 흠집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손 회계사는 “회사가 신주가격을 낮게 해준 덕분에 차익이 커진 것 아니겠나. 여기엔 세금 문제도 뒤따른다”고 말했다.

    ▼ 시세차익에도 세금이 부과되나요?

    “상속증여세법에 따르면 BW를 낮은 가격으로 발행해 행사한 뒤 이익이 발생한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은 증여로 간주해요. 그러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안 원장은 안 한 것 같아요. 이 부분이 이슈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안 원장이 25억 원에 이 BW 186만 주를 얻은 것이 지금은 2000억 원 대를 오르내리죠. 어마어마한 시세차익을 거둔 거고요.”

    ▼ 안철수연구소는 주주총회에서 BW를 의결했기 때문에 배임이 아니라고 설명하는데요.

    “우리 법체계는 개인과 법인을 엄격히 분리해요. 주주가 동의하건 안하건 상관없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으면 배임이 되는 겁니다. 예컨대 주주가 한 명인 회사에서 주주가 ‘내가 동의했으니 회사 돈을 함부로 갖다 쓰겠다’고 하면 당연히 배임이 되는 거죠.”

    ▼ 안철수연구소는 BW 발행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이 없다고 하는데요.

    “나는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봐요. 법적인 문제도 있고 도덕적인 문제도 당연히 있는 것이고.”

    안철수연구소 등 소위 정치테마주에 대해 금융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안철수연구소에 투자한 일반 투자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손 회계사는 “최근 안랩 주식이 뛰었다 곤두박질치곤 하는데 이런 테마주라고 하는 게 뒤에서 조종하는 세력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원장이 거래소 시장에서 주식을 처분해 재단에 쓰겠다는 건데 이는 개미투자자의 희생을 부르는 이상한 사회공헌방법이라고 봅니다. 안철수연구소 주식이 주당 12만, 13만 원 할 때 산 사람들은 난리가 날 것입니다.”(손 회계사)

    그는 “안 원장이 과감하게 등장하지 못하는 이유가 아마 주식문제는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고 했다.

    “야, 이거다 대선테마주”

    강용석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지 며칠 뒤 저녁 서울 마포에서 그를 만났다.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병역비리의혹 사실무근 판명으로 다소 침울해 보였다. 그러나 이내 안철수연구소 대선테마주를 화제로 너스레를 떨었다. 다음은 그의 발언 내용이다.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16만8000원이 최고점이었던 같아요. 안철수연구소 2대 주주는 지분 조금 팔아 100억 원 넘게 현금화했다고 해요. 이 분이 7000원대일 때부터 사서 13만 원 대일 때 팔아요. 우연치고 정말 운이 좋아요. 그럼 그 가격대에 산 개미들은? 내가 지난해 10월 초부터 그 말씀드렸는데도. 정치테마주라고. 이런 주식엔 작전이 잘 개입된다고. 얼마 뒤 모 경제신문도 비슷한 논조로 보도하더라고요. 최근 안철수연구소 주가가 빠져요. 얼마 전 9만3000원까지 떨어지던데. 안철수 원장도 참. 자기 주식 팔아 기부하는 사람 이번에 처음 봐요. 역사상 처음! 안 원장이 비싸게 팔면 그만큼 개미들이 손해 보고 눈물 흘리는 구조죠.

    정치테마주, 대선테마주 이게 재미있어요. 내(변호사)가 증권관련 사건 많이 수임해봐서 잘 알아요. 이화공영이라고 오래된 건설회사, 굉장히 오래된 건설회사, 완전히 시장에서 잊혀진 주식, 모멘텀이 없어 올라갈 수 없는 주식. 이런 주식이었죠. 시장에서 주당 2000원 했어요. 그런데 대운하주다, MB주다 이렇게 되면서 2006년 10월부터 올라요. 2008년 3월 8만5000원까지 올라요. 40배가 넘게, 1년 6개월 만에. 그러니까 주식시장에서 ‘야 이거다. 대선 테마주’ 이런 풍조 생긴 겁니다.

    대선 테마주는 5년에 한 번 오는 거니까 회전이 빠르죠. 대선 테마주로 좋은 기준은 시장에서 잊혀진 주식일 것, 그렇지만 오래되고 매출도 있고 펀더멘털이 있는 주식일 것. 이런 게 유력 주자와 연관이 좀 있다고 하면 올리기 좋거든요. 2010년 여름부터 주식시장에서 ‘이 기준에 딱 맞는 대선테마주가 안철수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죠.

    왜 기준에 맞느냐면 안철수연구소가 상장하자마자 8만8000원까지 올랐는데 이때 삼성 SDS, 산업은행 등 주요 주주는 안철수 원장이 BW 하는 거에 완전히 열 받았다고 해요. 2만 원대로 떨어집니다. 10년 동안 1만 원에서 2만, 3만 원대 왔다갔다. 제일 낮을 때는 5000원대까지 떨어지고. 그러니까 완전히 시장에서 잊혀진 거거든요. 외국이, 기관이 안 건드리고 개미들만 건드리는. 오르지도 않고. 벤처 끝났다, 보안시장 성장가능성이 별로다. 시장에서 이렇게 평가해요. 그런데 이렇게 잊혀진 주식이 대선 테마주로는 딱 좋거든요. 하여튼 얼마 전까지 10배 뛰었잖아요. 6개월 만에.”

    안철수 원장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신동아’는 안철수연구소에 해명을 요청했다. 다음은 안철수 연구소가 문서로 보내온 답변이다.

    안철수 연구소의 답변

    ▼ 1999년 안철수 원장이 25억 원 BW를 인수하면서 실제로 납입한 금액은 3억4000만 원이 맞는가? 맞다면 이렇게 납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1999년 당시 BW 발행은 할인 발행을 하는 예가 많았다.”

    ▼ 1998년 12월 안철수연구소 순이익이 5억 원일 때 주당 5만 원으로 유상증자를 하였는데 1999년 순이익이 6배 정도 늘었는데도 주당 5만 원에 안 원장에게 BW를 발행한 것은 저가발행이 아닌가. 외부전문기관이 책정한 3만1976원은 상속증여세법에 의한 평가금액으로서 의미 없는 숫자이며 공정가액으로 보기 힘들다고 한다.

    “1999년 10월BW 발행 당시 실질주주가 6명으로 매매 거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공정가치를 산정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객관적 가격산정이 반드시 필요했고, 이를 위해 외부전문기관으로부터 평가를 받은 것이다.”

    ▼ 안철수 원장께서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지 11개월 뒤 해당 주식은 코스닥등록 공모 희망가 기준으로 894~1245%의 수익률을 안 원장에게 안겨주었다.

    “주가는 벤처대표주로서 자본시장논리에 의해 상승한 것으로 생각한다.”

    ▼ BW 발행으로 회사에 불필요한 이자 부담을 불러왔고 불필요한 채무 23억여 원을 지게 했으며 주식평가액을 5만 원으로 낮게 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배임)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

    “주주총회 결의에 의해 외부전문기관으로부터의 평가받은 가액 이상으로 발행한 것으로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

    ▼ BW 발행은 회사가 자금사정이 어려울 때 시도하는 것으로, 당시 안철수연구소는 자금사정이 어렵지 않았고 BW 발행으로 실제로 들어온 자금은 3억40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므로 BW를 왜 발행한 것인지에 의문이 있다.

    “최대주주의 경영권 안정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여 발행하게 된 것이다.”

    ▼ 신주인수권 저가 발행으로 큰 이익을 보는 경우 세금을 내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당시의 세법규정에 의해 전혀 과세대상이 아니다.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과세 해당 없음’ 통보를 받았다.”

    ▼ 주주총회 개최 여부와 배임은 무관하며 전체 주주의 동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에 손해를 끼치면 배임에 해당한다고 한다.

    “주주총회에서 의결하였으므로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전문기관으로부터 평가받은 금액 이상으로 발행했기 때문에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

    ▼ 안철수 원장이 2004~10년 안철수연구소에서 배당금으로 104억 원을 받았다고 하는데 만약 이 금액이 맞다면 안 원장이 방송에 출연해 “그동안 월급으로만 살아왔다”고 한 말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배당금을 받은 것은 맞다. ‘그동안 월급으로만 살아왔다’고 한 말은 ‘월급으로만 생활했다’는 차원의 답변이었다.”

    ▼ 임원들이 주가가 상당히 높을 때 자사주를 매도해 각각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에 대해 도덕성 문제가 제기된다.

    “정서적인 문제 제기로 판단하나 회사는 임직원 개개인의 자금운용방법이 적법한 경우 이에 관여하지 않는다.”

    ▼ 2대 주주와 안철수연구소는 어떠한 관계이고 2대 주주와 안철수 원장은 어떠한 관계인가.

    “회사 및 안철수 원장과는 전혀 관계없는 개인투자자다.”

    ▼ 안철수연구소가 정치테마주의 일종으로 작전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작전세력 개입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다만, 회사는 주가급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며 기업의 실적과 가치 이외의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은 주주들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니 유의할 것을 조회 공시한 바 있다. 안 원장은 단 한 주의 주식도 사적 이익을 위해 처분할 생각이 없다.”

    ▼ 안 원장은 사회기부 목적으로 본인 보유 주식을 어느 정도 매각했나. 대량 매각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많은 일반 투자자는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한다.

    “86만주를 매각했다. 사전공시 의무가 없음에도 투자자의 예측가능성을 위해 보도자료로 매각 전에 안내 드렸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