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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누더기 ‘김영란법’의 험로

‘직무관련성’ ‘공개적 요구’ ‘명확히 거절’…헷갈리면 대화 녹음해두라

모호한 규정·용어 꼼꼼 분석

  • 강지남 기자│layra@donga.com

‘직무관련성’ ‘공개적 요구’ ‘명확히 거절’…헷갈리면 대화 녹음해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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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부정청탁? 본인이 해야지, 남 시키면 과태료
  • ● 명절 선물 허용, ‘밥값’ 한도 3만 원 넘을 듯
  • ● 배우자 금품 수수 땐 공직자만 처벌
  • ● “적용 대상 넓어져 예상 못한 점 많아”(권익위 관계자)
‘직무관련성’ ‘공개적 요구’ ‘명확히 거절’…헷갈리면 대화 녹음해두라
공직자는 부정청탁을 받아선 안 된다. 금품은 줘서도 받아서도 안 된다.

이것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공직자’는 누구이고, ‘부정청탁’이란 무엇이며, 어디까지가 금지된 ‘금품’일까. 부정청탁이나 금품을 받았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처벌을 면할 수 있을까. 김영란법의 주요 내용을 들여다보자.

적용 대상

기간제 교사,인턴기자도 포함될 듯

김영란법 적용 대상은 모든 공공기관과 각급 학교, 언론사다. 언론사에는 방송, 신문, 잡지, 인터넷 매체 등이 모두 포함된다. 언론 기능을 하지만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적용을 받지 않는 포털사이트, 블로그 등은 열외다.

법은 이들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을 ‘공직자 등’으로 부른다. ‘공직자 등’에 해당하는 사람은 국가·지방공무원, 공직유관단체·공공기관의 장(長)과 임직원, 각급 학교 장(長)과 교직원, 학교법인 임직원, 언론사 대표 및 임직원이다. 그리고 이 ‘공직자 등’의 남편이나 아내 역시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적용 대상은 또 있다. ‘공무수행사인’이다. 공공기관의 의사결정 등에 참여하는 민간인을 뜻하는데,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는 민간위원, 공공기관에 파견 근무하는 민간인, 심의·평가 업무를 담당하는 외부 전문가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기간제 교사, 인턴기자·PD, 신문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는 필자 등도 ‘공직자 등’에 포함될까.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교사로 일하고, 언론활동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포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지막 적용 대상은 ‘모든 국민’이다. 공직자 등과 배우자, 공무수행사인에게 부정청탁을 하거나 수수 금지 금품을 제공하는 사람은 김영란법에 의해 처벌 받는다.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외국인이 이 법이 금지하는 행동을 했다면 처벌 받는다. 샘 오취리나 장위안 등이 방송국 PD에게 비싼 밥을 사서는 안 되는 것이다.

부정청탁

‘방송 출연’ ‘기사 빼달라’는 해당 안돼

우리 판례에서 규정하는 부정청탁이란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청탁’을 말한다. 부정청탁인지 판단할 때는 ‘청탁 내용 및 이와 관련해 주고받은 재물의 액수나 형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김영란법은 부정청탁을 정의하는 대신 15개 유형으로 규정했다. 다시 말해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부정청탁이 아니다. 15개 유형은 세금 면제, 기금 배정, 성적 조작, 행정단속 결과 조작 등 모두 공무원 업무와 관련한 것이다. 따라서 신문기자에게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를 빼달라거나, 자기 사업 홍보 목적으로 방송사 PD에게 방송 출연을 시켜달라고 요구하는 행위는 이 법이 금지하는 부정청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이 법은 부정청탁의 예외로 7개 유형의 행위를 규정했다. ‘공개적으로 공직자 등에게 특정 행위를 요구하는 행위’ ‘선출직 공직자·정당·시민단체 등이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행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것으로 인정되는 행위’ 등이 여기에 속한다.

‘공개적으로’는 어떤 행위를 말하는 걸까.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제3자가 있거나 공개된 장소에서 발언하는 것을 뜻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제3자가 해당 사안에 대해 이해관계가 없는지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공문 등 누가 봐도 공식적인 건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는 의견이었다.

학생이 교수에게 직접 성적을 올려달라고 하는 건 괜찮지만, 제3자인 부모가 요구하면 안 된다. 이해 당사자가 자신의 일을 직접 공직자에게 부정청탁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제3자를 통한다면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학생은 1000만 원 이하, 부모는 2000만 원 이하(부모가 공직자 등에 속한다면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만약 교수가 부정청탁을 받아들여 성적을 올려줬다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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