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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한국의 길, 러시아의 길

유가하락·외화유출·서방제재 다중고 배럴당 60달러 이하면 환란 위기

러시아 국가부도설 철저 검증

  • 오정근│건국대 특임교수

유가하락·외화유출·서방제재 다중고 배럴당 60달러 이하면 환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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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외채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6794억 달러다. 지난해 6월 말까지만 해도 7324억 달러였는데, 3분기 중 530억 달러가 줄었다. 만기 연장을 하지 않고 그만큼을 상환했다는 의미다. 균형 수준을 유지해온 자본수지 계정에서 지난해 3분기 중에만 318억 달러가 빠져나간 것이 그 증거다. 총외채 6794억 달러 중 1년 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외채는 737억 달러, 장기외채는 6057억 달러다. 물론 장기외채 중에도 일부는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 단기외채와 이를 합해 유동외채라고 한다. 보통 위기 징후가 보이면 유동외채가 연장이 안 되면서 문제가 불거진다.

다음으로 중요한 변수가 러시아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이다. 러시아에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2251억 달러(주식시장 1635억 달러, 채권시장 616억 달러)의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이 들어와 있다. 지난해 6월 말만 해도 2689억 달러였는데 유가 하락으로 부도위기설이 돌고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3분기 중에 438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앞으로 얼마가 빠져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러시아의 부도 가능성은 세 가지 변수에 달려 있다. 첫째, 유가 동향이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외채,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유가가 50달러 밑으로 추락하면 부도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일단 올해 중엔 유가가 그 정도로 추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60달러와 70달러의 두 가지 경우로 가정해볼 수 있다.

둘째, 유동외채 중 얼마 정도가 만기연장될 것인지다.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추락하고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700bp를 넘어서는 상황에선 만기를 연장해주려는 국제금융기관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국제금융기관들과 러시아가 얼마나 잘 협상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또한 시장에서 유가가 러시아의 부도와 관련해 우려할 만한 수준 이하로 하락하면 만기 연장에 영향을 미친다. 유동외채 전체가 만기 연장되지 않는 경우와 절반가량은 만기 연장이 되는 경우의 두 가지로 가정해볼 수 있다.

셋째,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중 얼마 정도가 유출될 것인지다. 금융시장에서는 흔히 양떼 행태(herding behavoir)가 나타난다. 일부 투자자가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다른 투자자들도 뒤따라 빠져나가는 경향이 그것이다. 유가 수준에 따라 유출 형태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지난해 3분기 수준으로 유출되는 경우, 그리고 원유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해 3분기의 절반 정도가 유출되는 경우 두 가지를 가정했다.



여덟 개 시나리오

유가가 60달러일 경우의 4가지 시나리오, 유가가 70달러일 경우의 4가지 시나리오별로 총 외환소요액과 외환보유액을 비교해 외환위기 또는 외화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점검해보자. 유가 자체가 외채 만기 연장과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유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가가 60달러일 경우에는 단기외채와 1년 미만 만기 장기외채, 즉 유동외채의 만기 연장이 안 되고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이 지난해 3분기의 절반가량 유출되는 시나리오가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이러한 경우에는 외채 상환액,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유출액, 경상수지 적자 보전액을 합한 총 외환소요액이 3781억 달러로 외환보유액 3646억 달러보다 많아 외환위기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계산에 고려되지 않은 외환소요액으로는 위기 때 과도한 통화가치 절하를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때 필요한 외환과 위기 때 언제나 있게 마련인 내국인의 자본 해외도피가 있다. 따라서 유가가 60달러일 경우에는 외화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위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가가 70달러일 경우에는 단기외채와 1년 미만 만기 장기외채, 즉 유동외채의 절반이 만기 연장되고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이 지난해 3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유출되는 시나리오가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이 경우 외채상환액,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유출액, 경상수지 적자 보전액을 합한 총 외환소요액은 2229억 달러가 돼 외환보유액 3646억 달러를 크게 하회, 외환위기 가능성을 낮출 것이다.

종합해보면, 국제 유가가 60달러 선인 경우에는 러시아에 외환위기 또는 외화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있다. 이는 현재의 유가 수준이 지속되는 경우 러시아는 경상수지 악화, 외채 만기 연장 실패,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유출 등에 필요한 외환소요액이 외환보유액을 상회해 올해 중 외화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단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러시아는 먼저 과도한 자본유출을 막기 위한 자본통제를 실시할 것이다. 그래도 부족할 경우 지불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고 채권 금융기관들과 만기 연장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70달러 선으로 상승할 경우에는 외화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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