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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 취재 | 권력암투의 진실과 거짓

“문체부 국·과장 교체 배후 따로 있다”(靑 관계자) “확인할 방법이 없다”(靑 대변인)

‘정윤회 문건’ 유출 파문 새 의혹

  • 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문체부 국·과장 교체 배후 따로 있다”(靑 관계자) “확인할 방법이 없다”(靑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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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경정이 문건 회수 주도”

그렇다면 청와대 밖으로 문서를 유출한 박 경정은 어떻게 동료들이 작성한 문건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직원들이 서로의 문건을 공유하는 일은 거의 없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동료의 문건을 입수할 수 없는 구조다. 그런 점에서 박 경정이 동료들이 작성한 문서를 입수한 경위 자체가 범죄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 전 비서관은 사건 초기부터 줄곧 박 경정이 아닌 제3자에 의한 유출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는 언론을 통해 “5~6월 민정수석에게 올라간 문건에는 박 경정이 아닌 제3자가 범인으로 지목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전 비서관은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여러 번에 걸쳐 기자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문건 유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전했는데, 12월 12일 보낸 문자메시지에서도 박 경정이 문건을 언론에 유출했다는 의혹에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다음은 조 전 비서관과의 문답이다.

▼ 박 경정이 어떻게 다른 직원이 작성한 문건을 갖고 있었나.

“박 경정이 다른 직원 문건을 갖고 있었는지 모른다. 다만 (박 경정이) 국회 답변을 전담했기에 다른 직원 소관에 대한 답변서를 작성할 목적으로 받을 수 있다.”



▼ 검찰은 박 경정이 빼낸 문건을 서울청 정보분실 직원이 언론에 유출했다고 판단한다.

“유출 경위는 전혀 모른다. 문건이 어떻게 나갔는지 알았다면 처음부터 막았을 것이다. 박 경정은 문건 회수 작업을 주도했다. 만약 (본인이) 유출했다면 그럴 수 없었을 것이라 본다.”

▼ 언론에 유출된 문건은 모두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한 것인가.

“친인척 관련 비리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박 회장 내외에 접근하려는 사람들(에 대해 작성한) 동향보고 등 우리 방(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한 문건으로 안다.”

▼ 세계일보에 청와대 문건이 대량으로 유출된 사실은 어떻게 알게 됐나(조 전 비서관은 4월 12일경 청와대 문서 유출의 책임을 지고 청와대를 떠났다. 그는 세계일보에 청와대 문서가 대량으로 유출된 사실을 5월경 확인했다고 여러 언론을 통해 밝혔다. 이후 문건 회수를 위해 세계일보 기자와 박 회장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것이다).

“5월 세계일보 기자가 ‘유출 문건을 대량 갖고 있고 유출 의도가 이상해 회수해줄 의사가 있다’고 연락해왔다. 그래서 세계일보 기자와 박지만 회장을 연결해줬다. 박 회장과 관련된 문서 사본을 제공하면서 청와대에 조사 요청을 하도록 했으나 박 회장은 묵살했다. 그래서 부득이 오모 행정관에게 부탁해 정호성 비서관에게 전달했으나 또 묵살됐다. 그래서 김영한 민정수석에게 취임 인사차 전화를 드리며 이 같은 사실을 알린 것이다.”

“비서실장이 ‘박관천 자르라’ 지시”

조응천 전 비서관은 2014년 1월 문제의 ‘정윤회 문건’을 민정수석과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보고했다. 그 직후 청와대는 문건의 작성 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그리고 문건 내용이 상당부분 허위라고 판단한 뒤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경정에 대한 인사조치 요구를 조 전 비서관에게 전달했다. 박 경정은 2월 청와대를 떠났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문건을 보고한 뒤 조 비서관이 수석과 비서실장에게 강한 질책을 들었다. 당시 이런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다. 문건 작성 경위와 관련된 청와대 내부 조사 과정에 안 비서관이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 조 비서관에게 박 경정 인사조치를 직접 요구한 사람도 안 비서관이다.”

이 청와대 관계자의 증언은 “안봉근 비서관이 경찰 인사에 간여했다”는 조 전 비서관의 최근 주장과도 맥을 같이 한다. 조 전 비서관은 12월 1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한 바 있다.

“작년(2013년) 10월 말인가 11월 초인가, 청와대에 들어올 예정인 경찰관 한 명에 대해 검증을 하다가 ‘부담(스럽다)’ 판정을 내렸다. 쓰지 않는 게 낫다는 말이다. 그랬더니 안봉근 비서관이 전화해서 ‘이 일을 책임질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 사람은) 문제가 있다.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때 2부속실에서 왜 경찰 인사를 갖고 저러는지 이상했는데, 한 달 뒤쯤 민정수석실 소속 경찰관 10여 명을 한꺼번에 내보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더 기가 막힌 것은 후임들이 다 단수로 찍어서 내려왔다. (명단은 민정)수석이 나한테 줬는데, 결국 제2부속실 아니겠나. 당시 경찰 인사는 2부속실에서 다 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조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지난 1월 ‘정윤회 문건’을 김기춘 실장에게 보고했다. 보고 며칠 뒤 김 실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박관천을 자르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12월 15일 CBS노컷뉴스).

안 비서관이 박관천 경정에 대한 인사조치를 직접 요구했다는 증언에 대해 청와대 측은 ‘신동아’에 “안 비서관은 감찰에 간여할 위치에 있지 않다. 조응천 비서관에게 박 경정에 대한 인사와 관련된 통보나 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고 알려왔다.

알려진 바와 같이 청와대는 4월 세계일보 보도 이후 문건 유출과 관련된 본격적인 감찰에 착수했다. 감찰을 맡은 곳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특감)이었다. 특감은 조사과정에서 박 경정이 청와대 문서를 유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조 비서관에게도 알렸다. 그러나 조 전 비서관은 끝까지 박 경정을 비호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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