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호

“경찰도 국민! 특혜라니? 차별과 홀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현직 경찰간부가 처우개선 헌법소원 낸 까닭

  • 오승욱 | 전북경찰청 군산경찰서 성산파출소장 iksanpol@daum.net

    입력2012-03-21 13: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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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도 국민! 특혜라니? 차별과 홀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1990년 월간지 취재기자로 1년 정도 근무할 즈음에 거대한 경찰조직에 만연한 부조리와 부패를 생생하게 지켜보며 그 안에 들어가 경찰조직을 개혁하고 싶은 강한 의욕이 생겼다. 내가 가진 열정을 통해 나보다 약한 사람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든든한 방패이자 따뜻한 희망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곧장 순경 시험에 응시했고, 1991년 여름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면접시험장에서 입문 동기를 묻는 면접관의 질문에 ‘경찰조직을 개혁하기 위해’라고 천직(天職)을 선택한 이유를 당당하게 설명했다.

    충북 충주시 상모면 적보산 아래에는 대한민국 신임 순경을 교육하는 중앙경찰학교가 있다. 모든 신임 교육생이 이 학교 정문에 들어서는 순간 공통적으로 느끼는 가슴 뭉클한 감정이 하나 있다. 그들의 시각 정점은 누구나 예외 없이 본관 건물 옥상에 설치된 거대한 푯말에서 멈춘다.

    ‘젊은 경찰관이여! 조국은 그대를 믿노라’

    가슴이 뛰면서 불쑥 솟아오르는 뜨거운 감정은 군인과 같은 수준의 충성심을 갖게 만든다. 불의나 위협에도 위축되지 않고 정의감을 불태우며 기꺼이 한목숨을 희생하겠다는 다짐과 각오가 생긴다. 나 역시 그랬고, 그 기억은 아직도 뚜렷하게 뇌리에 남아 있다. 푯말 속의 ‘조국’은 고되게 이뤄지는 교육기간 8개월 내내 교육생들이 힘든 훈련을 극복할 수 있는 인내의 원천이 된다.

    끝없는 희생 요구



    1992년 1월,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지방경찰청 남대문경찰서 태평파출소에 배치됐다. 부임한 첫날 24시간 당번 근무조에 편성돼 밤새워 순찰을 돌고 신고사건을 처리하며 뜬눈으로 야간근무를 마쳤다. 하루 근무하고 하루 쉬는 2부제(당번-비번) 교대근무제였다.

    언뜻 보면 6개월 근무하고, 6개월 쉬는 근무인 것처럼 보이지만 근로기준법상 1일 법정근무시간이 8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근무하는 6개월’의 1일 근무시간이 8시간이 아니고 24시간이므로 이를 법정근무시간으로 계산하면 1년에 18개월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근무하는 셈이 된다. 사실은 부러워할 게 아닌 살인적인 교대근무인 것이다.

    그 시절에는 서울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집회 시위가 거의 매일 벌어졌다. 그로 인해 경찰관은 근무일과 쉬는 날을 불문하고 수시로 진압부대에 편성돼 동원됐다. 법정근로시간은 주 44시간이었으나 모든 경찰관이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했다. 월평균 400시간을 근무하고도 시간외근무수당은 매달 75시간이 상한이었다.

    영국 경찰이 세계 최고의 존경과 신뢰를 받는 이유가 너무 궁금해 1996년 2월 유럽 8개국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배낭 하나 짊어지고 사비를 들여 17일간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8개국으로 돌아다녔다. 그로부터 7년 세월이 흐른 2003년 4월, 경찰로 입문해 경력이라곤 12년 파출소 근무가 전부였던, 고작 8급 상당의 말단 경장인 나에게, 경찰청은 중간 간부인 경정과 경감이 맡던 연구관 보직을 제안해왔다.

    그렇게 시작된 상임연구관 보직은 5년이나 이어졌고, 외국경찰 보수체계를 연구하기 위해 영국, 프랑스, 독일 3개국에 15일 동안 해외연수를 다시 다녀왔으며, 공무원 보수와 관련해 한국개발연구원·한국노동연구원 등에서 발표한 논문은 물론 국회도서관의 박·석사 논문까지 거의 모든 자료를 분석했다.

    “경찰도 국민! 특혜라니? 차별과 홀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이 정부로부터 받지 못하는 1년 인건비를 산출해 중앙인사위원장에게 개선을 요구했다. 명의는 당시 경찰청장이었다. 2004년을 기준으로 1조500억 원이란 엄청난 예산이 드는 개선 요구였다. 하지만 예산 부처 직원의 답변은 항상 그렇듯 “지급할 예산이 없다. 그리고 수령액을 비교하면 경찰공무원이 지금도 보수를 훨씬 더 많이 받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래서 이 기고를 통해 경찰관으로서 받는 불평등한 차별과 홀대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예산 부처 공무원들이 마치 ‘종교적인 신념’처럼 확신하는 ‘경찰관이 더 많이 받는다’는 특혜에 대한 반론을 펼치고자 한다.

    봉급이 최저가 된 역사

    현재 경찰 기본급(2010년 기준)은 일반직 공무원과 대비해 평균 2.9% 높고, 공안직 공무원 대비해선 5.5% 낮은 수준인데, 이는 1995년부터 적용되고 있는 봉급기준이다. 1975년 경찰조직에서 독립한 소방공무원과 1994년 독립한 해양경찰관도 계급구조와 봉급표가 동일하다. 그래서 경찰보수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선 우리나라의 계급제와 직위분류제에 따른 다양한 직종, 직급, 봉급 변화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먼저 1949년 8월 12일 제정된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분류는 제3조에 ‘별정직과 일반직’공무원으로 구분하고, 제10조에 ‘공무원의 계급은 봉급에 의하여 1급, 2급, 3급, 4급, 5급 공무원으로 구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1949년 11월 5일 공무원임용령 제11조는 일반직 공무원의 직종, 직급을 ‘별표1’로 구분했다. 1961년 4월 15일 개정 공무원임용령에는 처음으로 직위분류제 개념이 도입됐다. 직종은 물론 직렬, 직군, 직부, 직계 등으로 처럼 직위가 세분화됐다. 경찰은 일반직에 신설된 공안직군으로 분류됐다. 이런 5계급제는 1981년 6월 10일 9계급제로 국가공무원법이 재개정될 때까지 20년간 공무원 계급제도에 일관되게 적용된 직급분류의 기준이 됐다.

    1969년 1월 7일 경찰은 경찰공무원법 제정으로 공무원임용령 ‘별표1’ 직급표에서 완전하게 분리된 후 ‘경정’과 ‘경장’ 계급을 중하위에 신설해 10개의 계급체계를 유지함으로써 1981년 공무원평정규칙(총리령 제250호) ‘상당계급표’가 제정될 때까지 일반직 직급과 비교할 수 있는 직접적인 직급비교표는 없었다. 이처럼 중하위에 2개의 계급을 신설한 사례는 경찰 외에 전무하다.

    “경찰도 국민! 특혜라니? 차별과 홀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경찰도 국민! 특혜라니? 차별과 홀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직접적인 비교표는 없었지만 경찰의 계급별 봉급은 당시 공무원보수규정 봉급표 아래 비고란에 ‘경장·소방장 및 경정·소방경정의 초임급 및 승급에 관해서는 경장·소방장은 5급 갑류(=경사), 경정·소방경정은 3급 을류(=총경)의 예에 의한다’라고 직급을 명시했다. ‘경정’은 총경과 경감의 평균 봉급으로, ‘경장’은 경사와 순경의 평균 봉급으로 지급했으며 나머지 계급은 모두 경찰공무원법 제정 이전 지급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 당시 특기할 점은 경정이 총경과 같은 ‘3급 을류’로, 경장은 경사와 동일한 ‘5급 갑류’로 분류돼 정작 봉급은 낮아지고 승진만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사실상 일반공무원의 9계급 중 사무관과 서기 상당의 계급이 2개씩 만들어진 셈이다. 경찰에게 지급되는 봉급과 직책수당을 기준으로 일반공무원의 9계급과 경찰 10계급의 변화를 대비하면 와 같다. 이 표는 봉급에 따라 계급을 구분한다는 대원칙에 따라 작성됐다.

    1971년 4월 15일 공무원보수규정 개정안은 그동안 일반직과 동일하게 책정된 경찰의 봉급과 직책수당을 봉급은 이전 직급과 동일하지만 직책수당은 일반직의 동일직급에 비해(경정, 경장 제외) 평균 10% 이상 높게 재조정했다. 1973년 2월 5일 국가공무원법 제2조 개정으로 경찰공무원은 공안직군에서 법관, 검사, 교원, 군인 등의 별정직으로 전환됨과 동시에 봉급도 상향 재조정됐으며 1974년 12월 31일 공무원보수규정 적용대상에서 분리돼 독자적인 ‘경찰공무원보수규정’을 제정해 적용했다. 이듬해인 1975년 경찰조직이 내무부 치안국에서 치안본부로 승격되면서 경정은 명실상부한 3급 을류(현재 5급 사무관)로, 총경 이상도 한 계급씩 상향 재조정됐으며 기본급도 일반직과 동일한 직급 대비 평균 22.8%로 크게 인상돼 경찰공무원의 직무특수성을 제대로 인정받았다.

    이후 경찰 봉급은 1982년 12월 20일 ‘경찰공무원보수규정’이 폐지되고, ‘공무원보수규정’으로 통폐합될 때까지 일반직 동일직급 대비 평균 13%의 우대율이 적용됐다. 특기할 점은 이 우대율이 해마다 달라진 반짝 변화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경정 이상의 직급조정에 따른 변수와 1969년 신설 후 지금껏 경사와 순경의 평균 봉급으로 방치된 경장 봉급을 제외한 경감 이하의 기본급은 1949년 공무원 임용령 제정 당시 공무원구분표의 직급과 사실상 동일하게 적용했다. 다만, 그러한 원칙과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1981년 7월 7일 제정된 공무원평정규칙(총리령 제250호) 별표1 ‘특정직 및 별정직 공무원 경력의 상당 계급표’는 이러한 기준을 간과하고 그저 일반직 봉급을 기준으로 놓고 특정직과 단순 비교해 1969년 이후 12년 만에 과 같이 일반직 대비 경찰 상당계급표가 만들어졌다.

    당시 ‘상당계급표’를 만든 목적은 특정직과 별정직 공무원의 퇴직 후 일반직 전직 때 적용할 인사기준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국가공무원법의 ‘공무원의 계급은 봉급에 의하여 구별한다’는 계급분류 대원칙에 따라 1981년 당시 직종별로 일반직 봉급과 비교해 상당 계급표를 분류하다보니 경감·경위는 동일하게 6급 상당, 경사는 7급 상당으로 분류된 것이다. 예를 들면, 특정직 어느 계급의 기본급이 일반직 7급보다 많고 6급보다 적으면 이는 7급 상당이 되고, 6급보다 많고 5급보다 적으면 6급으로 구분한 기준이었다.(표4 참조)

    “경찰도 국민! 특혜라니? 차별과 홀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경찰봉급을 낮춘 또 다른 사건

    그런데 경감 이하 경찰 봉급을 경장을 제외하고 일반직 대비 동일 직급, 계급 간 봉급우대율을 비교하면 순경 9.2%, 경사 11.9%, 경위 11%, 경감 10%로 매우 고르게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일반직 대비 공안직에 적용되는 합리적인 우대율 9급 교도 6.4%, 8급 교사 6.3%, 7급 교위 7.4%, 6급 교감 8.2%와도 그 맥이 상통한다. 또한 공안직 9급 1호봉의 가치 기준이 전체 직급에 고루 적용되듯, 경장 계급을 빼면 순경 1호봉의 가치 기준이 전체 계급에 고르게 적용돼야 할 앞으로의 평등한 봉급기준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봉급비교표는 바로 대한민국 공무원보수정책에서 실종된 정의이자 앞으로 경찰공무원들이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통해 되찾아야 할 보수정의다.

    오늘날 후진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 경찰 봉급의 최저 우대 수준은 누가 뭐래도 경찰조직 자체에서 기인했다. 좀 더 정확하게 지적하면, 계급과 봉급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 이후 해당 부처의 대응방향이나 봉급정책의 변화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 채 중하위에 2개의 계급을 신설했던 1969년 치안본부 지휘부에 가장 큰 잘못과 책임이 있다. 물론 예산부담을 이유로 개선을 기피한 당시 내무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1981년 8월 윤경화 노파 살인사건 당시 서울 용산경찰서 소속 하영웅 형사가 사건현장에서 주운 윤 씨의 예금증서 3장을 사채업자를 통해 현금화하려다 적발된 적이 있는데, 그해 10대 사건에 올라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이어 1982년 4월 26일 저녁에는 경남지방경찰청 의령경찰서 소속 우범곤 순경이 내연녀와 다툰 후 술에 만취한 상태로 4개 마을을 돌며 칼빈 소총을 난사해 주민 56명을 살해했다. 전 세계가 경악한 엄청난 총기 사고였다.

    “경찰도 국민! 특혜라니? 차별과 홀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우범곤이라는 경찰관 한 명의 범죄로 인해 1982년 경찰 봉급은 일반직 대비 봉급우대비율이 평균 4.7%로 폭락하고, 특히 경사는 일반직 7급 대비 1980년 17.2%, 1981년 7.2%였다가 그해 -2.1%로 낮아지고 이후 점점 낮아져 1989년 -3.4%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10만 명 중 단 한 사람의 범죄행위를 이유로 전체 경찰관의 기본급을 14년 동안이나 경찰조직과 단 한 번의 협의도 없이, 그것도 극비리에, 경위 이하 하위직 계급 중 하나씩 해마다 낮춰 경찰 직종의 가치를 계급마다 들쭉날쭉하게 만든 것은 가혹한 연대책임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기이한 봉급표는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다.

    결국 중하위에 경정과 경장 계급을 신설한 치안본부와 이에 대한 내무부의 직급조정 기피로 인해 지난 40여 년 동안 경찰관은, 특히 순경으로 입직한 경찰관은 승진 횟수와 소요기간이 크게 늘어났다. 일반직과 맞추기 위한 호봉 재조정 과정에서 1호봉이 삭감돼 매월 보수상의 불이익은 물론, 퇴직 후에도 죽을 때까지 연금수령액에서 다른 공무원들보다 낮은 금액을 수령하는 이중손해를 감수하는 실정이다.

    1989년 부산 동의대에서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으로 인해 7명의 경찰관과 전경대원이 순직하자 당시 노태우 대통령까지 나서 경찰의 처우개선을 약속했지만 당시 예산 부처는 예산부담을 이유로 봉급과 연금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 활동비 예산에서 치안활동비 7만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하지만 이 예산은 인건비가 아닌 물건비 비목이었고 지급대상자도 경정 이하의 계급으로 한정했다. 이렇게 편법으로 편성한 인건비성 예산은 ‘경찰조직만 편법으로 지급하는 특혜’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오랫동안 대우공무원수당과 초과근무수당 등 경찰예산 편성과정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주는 핑곗거리가 됐다.

    보수 현실화 차단하는 활동비

    정부는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공무원 4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순직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소방공무원에게도 경찰 치안활동비와 동일한 방호활동비를 신설해 지급한다. 이는 경찰과 소방공무원이 공무원보수규정상 동일한 봉급표를 적용받고 기본급 수준이 공안직보다 낮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조치다. 2005년 특정직 전환을 위해 교정청 독립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다 실패한 교정직의 ‘계호수당’도 다음해인 2006년 경찰의 치안활동비·방호활동비와 같은 17만 원으로 인상 재조정했다.

    하지만 계호수당과 치안·방호활동비는 다른 점이 있다. 치안·방호활동비는 과세 대상인 인건비인 반면 계호수당은 비과세 대상인 수당이라는 점이 그것이다. 1994년 국세청은 감사원이 예산편성상 물건비성 예산비목이라 비과세 대상인 치안·방호활동비를 인건비라고 지적하자 이에 대해 과세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인건비로 비목이 정해졌다면 당연히 연금 산정에 포함돼야 하지만 이는 인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치안·방호활동비는 공안직의 계호수당처럼 치안활동수당으로 전환해 연금에 연동되도록 해야 한다. 총경 이상의 계급에도 지급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총경으로 승진했는데도 경정보다 보수가 낮아지는 불합리가 벌어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외근으로 활동하는 경찰관은 대부분 부서에 따라 수사활동비, 정보활동비, 대민활동비 등의 활동비를 지급받는다. 활동비는 ‘공무원이 공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먼저 사비(私費)를 지출하고 사후에 정부나 자치단체가 이를 실비로 변상해주는 비용’이다. 이는 인건비가 아니고 물건비라서 보수가 아님은 예산 적용의 상식이다. 형사나 정보관이 범죄첩보를 수집하기 위해 정보원을 관리하고 정보나 첩보를 수집하는 업무수행과정에서 부득이 지출하는 공적인 지출이 바로 활동비다.

    그런데 예산 부처의 일부 직원은 이를 수당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비는 예산분류상 또는 현장여건상 실비변상 금액이다. 경찰관에게만 지급하는 게 아니라 국가정보원, 감사원, 국세청 공무원에게도 지급되는 예산이다.

    “경찰도 국민! 특혜라니? 차별과 홀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경찰 낮은 봉급은 평등권 침해

    2012년 경찰청의 초과근무수당 예산은 1조628억 원이다. 정부에서 편성한 초과근무수당 전체 예산의 55%에 해당하는 엄청난 예산이다. 이것이 마치 경찰에게만 주는 특혜라는 주장을 듣는다.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공무원보수 등 업무처리지침(행안부 예규) 등은 모든 공무원에게 직급별 기본급에 따라 동일한 산정기준을 적용해 단가를 산출해 지급하도록 되어있다. 지급기준과 절차도 공무원수당 업무처리기준에 따라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공무원의 시간외근무수당 수령액을 결정하는 기준은 근무시간이 절대적으로 좌우한다.

    경찰공무원은 전체의 71%가 야간근무가 강제된 교대근무 등 현업대상자로 구성돼 있고, 일반 대상자이나 특별 상황 때마다 동원되는 준(準)현업대상자가 대략 20% 정도로 분류돼 실제로는 90%가 현업대상이다. 그래서 업무특성상 필연적,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는 초과근무시간과 근무인원이 많기 때문에 지급할 초과근무수당 예산도 그만큼 많은 것이다. 이런 공무원 각자의 시간외근무, 야간근무, 휴일근무 등 초과근무시간 실태를 무시하고 단순히 예산총액을 인원수로 나눠 산출한 데이터를 배포한 자료는 그 자체로 설득력이 부족하다.

    공안직 공무원은 9급 1호봉의 우대율 6.0%가 전체 계급에 걸쳐 일반직에 비해 고르게 적용되고 있지만 경찰 공무원은 순경을 제외하고는 공안직 공무원보다 우대율이 낮다. 특히 순경 1호봉의 우대율 8.4%는 경장으로 승진하면서 4.0%로 절반 이상 하락하고, 경사와 경위는 아예 일반직 공무원보다도 낮아진다.

    공안직은 첫 입직 때의 우대율이 승진하더라도 그대로 유지되거나 더욱 높아지지만 경찰은 순경과 경감만 공안직의 동일한 직급보다 높고 경장으로 승진하면 동일한 공안직 8급보다 낮아진다. 일반직과의 격차도 줄어들고 경사와 경위로 승진하면 동일한 공안직은 물론, 일부는 일반직, 기능직보다도 내려간다. 직업의 가치가 그만큼 낮아지는 셈이다.

    경정과 총경으로 승진하면 동일한 일반직보다 다시 높아지고, 공안직과의 격차는 약간 감소한다. 그러나 경무관 이상 계급으로 승진하면 동일한 일반직과 직업의 가치가 동일하게 된다. 이는 일반직 9급 대비 공안직 9급의 우대율 기준과 직종 가치가 전체 직급에 고루 미치는 데 비해 경찰공무원은 계급별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기준과 원칙이 없는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기본급체계 때문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경찰도 1969년 중하위 계급에 신설한 ‘경정’과 ‘경장’을 제외하고 일반직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공안직보다 높거나 비슷한 우대율을 보여준다.(그래프 2 참조) 이는 경찰공무원 봉급의 기준이 되는 순경 1호봉의 직종 가치가 1969년 2개의 계급 신설로 인해, 또한 직급 신설에 따른 보수재조정을 거부한 데 기인한 것임을 보여주는 명백한 결과다.

    동일한 상당 계급임에도 어느 계급은 다른 직종의 직급보다 가치가 높고, 어느 계급은 낮고, 또 어느 계급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할 어떠한 근거나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이는 어느 공무원이나 그 직종의 가치가 최하위 직급 또는 계급의 1호봉을 기준으로 결정되고, 이를 기준으로 전체적인 직급 간, 호봉 간 인상률을 결정하는 공무원 보수결정의 대원칙을 오로지 경찰공무원에게만 적용하지 않은 차별이다. 이는 헌법 제11조 제1항에 보장한 평등권을 명백하게 침해한 행위다.

    경찰부터 헌법 권리 찾아야

    그리고 일반직과 공안직은 9급에서 8급으로 승진하면 모두 14%씩 기본급이 인상되지만 경찰은 순경에서 경장으로 승진하면 고작 8.8%만 인상될 뿐이다. 일반직이 8급에서 7급으로 승진하면 12.6%가 인상되고 공안직은 13.7%가 인상되는데 비해 경찰은 경장에서 경사로 승진하면 고작 7.7%만이 인상된다. 이런 불합리한 차별은 치안정감까지 계속된다.

    결국 경찰공무원에게 낮은 봉급을 주는 법과 규정은 차별취급의 목적 정당성부터 인정되지 않는다. 보수를 더 낮게 지급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공익도 달리 발견할 수 없다. 입법 자료와 개정 이유 등을 모두 검토해보더라도 경찰공무원의 계급을 더 많이 만들고 보수를 더 낮게 한 목적의 정당성이 없다. 목적의 정당성이 부인되는 이상 경찰공무원에게 더 낮은 보수를 지급하는 도구인 각종 법규는 차별취급의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다. 나아가 경찰공무원이 받는 사익침해는 구체적이고 분명한 반면 이로써 달성하려는 공익은 불분명하므로, 궁극적인 차별취급의 법익 균형성도 인정될 수 없다. 결국 경찰의 봉급을 차별하는 각종 법규는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위헌적 법률이다. 헌법에 규정된 평등 원칙 외에도 헌법 제25조 공무담임권과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에 대한 침해도 받았지만 지면 여건상 생략한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국가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국가 또는 자치단체로부터 부당하게 기본권 침해를 받으면 헌법소원 또는 위헌심판제청을 할 수 있다. 경찰관도 예외일 수 없다. 아니 평상시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이기에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것은 때늦은 감이 있다. 사회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해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들이 40여 년 동안 법령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다면, 이제 국가와 국민이 나서서 보호해줘야 비로소 대한민국도 진정 정의로운 국가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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