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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예술소품 불티 “취미 즐기고 돈도 벌고”

엽서, 머그, 회화, 텀블러, 전화케이스…

  • 이단아 |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lovedanah@naver.com

아마추어 예술소품 불티 “취미 즐기고 돈도 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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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컴퓨터 도움으로 제작 쉬워져
  • ● 인스타그램 호평이 매출 직결
  • ● 아마추어 제품만 다루는 플랫폼 생겨나
아마추어 예술소품 불티 “취미 즐기고 돈도 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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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어느 주말 오후 책상 앞에 앉아 하릴없이 낙서를 했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그림 몇 개를 그렸다. 그냥 버리기 아까워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이것을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몇 번 보정한 뒤 지인에게 보여줬다.

“엽서로 만들면 예쁠 것 같은데?”

이 말을 듣고 귀가 솔깃해졌다.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로 엽서 제작 사이트를 검색했다. 푹신한 베개를 받치고 엎드려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고 종이 재질을 정하고 주소를 입력했다. 주문완료 창이 떴다.   

며칠 뒤 집으로 묵직한 택배 상자가 도착했다. 단돈 1만5000원에 내가 만든 200장의 엽서를 배달받은 것이다. 미대에 다닌 적도, 미술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는 내가 그림엽서를 찍어냈다는 게 신기했다.  



“와, 예쁘다!”

생각나는 지인들에게 있는 대로 선물로 돌려도 170여 장이 남았다. 어찌 할까 고민하다 ‘혹시 돈도 벌 수 있을까?’ 생각했다. 학교 동아리가 아스팔트 스튜디오의 플리마켓(벼룩시장 같은 노점상가)에 나간다는 말을 듣고는 나도 참여하겠다며 얼른 손을 들었다.

행사 당일 서울 신촌 거리에 천막이 설치됐다. 좌판에 170여 장의 엽서와 며칠간 새로 만든 수제 엽서를 늘어놨다. 가격은 1장에 1000원으로 책정했다. 원가는 1장당 75원이었다. 더운 날씨였지만 사람들은 곧잘 부스에 들러 한참 동안 구경했다. 엽서 끝을 만지작거리며 “와, 예쁘다!” 하는 목소리가 들리면 절로 귀가 쫑긋해졌다.

몇몇 손님은 엽서를 사갔다. 지폐가 차곡차곡 쌓였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려 돈을 벌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흐뭇했다. 전문가들만 이런 걸 만들어 내다 파는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요즘 20대 대학생 중엔 필자처럼 취미로 만든 물건을 파는 이가 많다.

필자는 중간에 동아리 부원들에게 좌판을 맡기고 다른 부스를 구경했다. 흰색 천막이 줄줄이 들어선 한 쪽에서 여가수가 통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천막 안 진열대에는 붓글씨가 빼곡히 쓰여진 부채, 수십 가지 파스텔 색으로 그려진 거북이 액자, 마커로 그림을 그린 LP 음반, 화려한 원색의 소녀가 그려진 에코백 같은 상품이 가득했다.

이 상품들 중 대부분은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평범한 학생들이 만든 것들이었다.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거의 전업으로 삼아 일을 크게 벌인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안동혁(23) 씨도 그중 한 명이다.  

필명 ‘글입다’로 활동하는 안씨는 다양한 색의 휴대전화 케이스 같은 캘리그래피 상품을 만든다. 그 앞에는 캔버스가 나지막하게 놓여 있었다. 안씨는 “캘리그래피 상품을 팔아 월 150만~200만 원의 순익을 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가 이 일에 투자하는 시간은 하루 한 시간 남짓. 큰돈은 아니지만 수입은 끊이지 않고 들어온다고 한다. 학업을 병행하면서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엔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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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아 |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lovedana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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