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복합불황 중심에서 ‘필사즉생’(必死卽生) 외친다

조찬 세미나에서 만난 중소기업 CEO들

  • 김건희 객원기자 | kkh4792@hanmail.net

복합불황 중심에서 ‘필사즉생’(必死卽生) 외친다

1/2
  • ● 수출 부진, 내수 침체, 메르스 3중고
  • ● 관광객 82% 급감…내수업종 전반에 충격파
  • ● 정부, 경기 낙관했지만 빗나가…불신 고조
  • ● 중기 15%는 이자 감당 못해…한계기업 급증
복합불황 중심에서 ‘필사즉생’(必死卽生) 외친다
“이번 역은 삼성입니다.”

지하철 안내방송에 눈을 떴다. 가방에서 스마트폰을 꺼낸다. ‘7월 8일 오전 6시 10분.’ 직장인들이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다. 아직 출근하기엔 일러 서울지하철 2호선은 한산했다. 지하철에서 내려 삼성역 5번 출구로 나오니 간밤에 내린 비 덕분인지 아침 공기가 신선하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니 잠기운은 곧 사라졌다.

중소기업 전문경영인(CEO) 조찬회 ‘굿모닝 CEO 학습’이 열리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정문 앞으로 검은색 중 · 대형 승용차들이 줄지어 도착했다. ‘굿모닝 CEO 학습’은 중소기업 CEO들이 다양한 분야의 강사를 초빙해 강연을 듣는 조찬 세미나. 중소기업청의 경영혁신 인증기관 (사)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가 주최하는 행사다. 차에서 내린 이들은 행사장으로 서둘러 들어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중소기업 수는 341만8933개. 전체 기업의 99.9%를 차지한다. 중소기업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2002년 285만6913개에서 6년 만인 2008년(304만3169개) 300만 개를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에도 306만6484개로 늘었다.

중소기업이 늘면서 종사자도 증가했다. 2002년 1015만4095명이던 중소기업 근로자는 2013년 1342만1594명으로 불어났다. 11년 만에 33%나 증가한 것. 반면 3130개로 전체 사업장의 0.1%를 차지한 대기업은 종사자도 전체 근로자의 12.5%(192만3266명)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이 한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정부 전망 못 믿겠다”

이날 행사장에는 중소기업 CEO 1000여 명이 모였다. 주최측이 준비한 자료집은 일찌감치 동나 중기(中企) CEO들의 열정을 체감케 했다. 최명동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전무는 “2011년 1월 첫 조찬회에는 73명이 참여했는데 4년 만에 전국에서 1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중소기업 CEO 조찬 세미나로 성장했다”며 “누군가 잠들어 있을 때도 중소기업 CEO들은 이처럼 경영혁신을 위해 자신을 연마한다”고 말했다.

행사장에선 CEO들이 업종별, 기업 유형별, 지역별로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눴다. 한 50대 CEO는 “중기들은 요즘 고사(枯死) 직전이다. 경기가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나쁘다. 정부는 좋아질 것이라고 하는데, 나아지는 게 없다”며 고단한 표정이었다.

그의 말처럼, 경기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은 ‘낙관적’이다. 올 상반기 내내 그랬다. 기획재정부가 발간하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은 1~3월 ‘전반적인 내수 회복세가 미약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월 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산업생산 등 주요 지표가 반등하며 경기회복 흐름이 재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의 경제 낙관론은 5월에도 이어졌다. 5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회복 강도에 대한 이견은 있지만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며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3.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올 2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1%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의 시각과 기업 체감경기는 다르다. 6월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의 6월 업황 BSI는 66으로 5월(73)보다 7p 하락했다. 2009년 3월 56을 기록한 이후 6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는 세월호 참사 여파가 반영된 지난해 5월(79)과 6월(77)보다도 낮다. BSI는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수치가 100 이상이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기업이 이처럼 ‘곡소리’를 내는 이유는 다양했다. 합성섬유업체를 운영하는 여성 CEO L씨는 이렇게 경영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환율보다 무서운 복병 ‘중국’

“우리 회사는 전체 매출의 반 이상이 해외영업에서 나오는데, 계속되는 수출 부진 탓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엔저와 유로화 약세 영향으로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2012년 80억 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엔 48억 원으로 뚝 떨어졌다. 한시도 예측할 수 없는 환율 때문에 심장이 두근거린다.”

엔저 현상은 2013년 이후 계속되고 있다. 2013년 11월 달러당 80엔대이던 엔화 가치는 현재 124엔으로 50% 이상 떨어졌다. 유로화 약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때문인데, 올 3월 유로존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인 0.05%를 기록했다. L씨는 “환율보다 무서운 복병은 중국”이라고 덧붙였다.

“환율은 정부가 적극 개입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중국 업체의 시장 잠식은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 업체들은 막강한 자금력과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연구개발(R·D)에 매진해 기술력과 산업경쟁력을 높였다. 요즘 중국 업체들을 보면 무섭다.”

7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6월 및 상반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6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8% 감소한 469억 달러, 상반기 전체 수출은 5% 줄어든 2690억 달러에 머물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출 감소 폭이 줄고 있다는 점. 5월 -10.9%를 기록한 수출 감소폭이 6월 -1.8%로 호전된 것.
1/2
김건희 객원기자 | kkh4792@hanmail.net
목록 닫기

복합불황 중심에서 ‘필사즉생’(必死卽生) 외친다

댓글 창 닫기

2018/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