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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장묘문화의 혁명 ‘더고마워’

햇살 바람과 놀며 아이야 편히 쉬렴

  • | 글·최호열 기자 사진·조영철 기자

반려동물 장묘문화의 혁명 ‘더고마워’

더고마워는 반려동물 장묘 시설로는 드물게 자연친화적인 환경과 초현대적 시설을 갖추고 있다.[조영철 기자]

더고마워는 반려동물 장묘 시설로는 드물게 자연친화적인 환경과 초현대적 시설을 갖추고 있다.[조영철 기자]

반려동물 장묘문화의 혁명 ‘더고마워’
반려동물 장묘문화의 혁명 ‘더고마워’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1 반려동물의 화장을 지켜보는 유족들.
2 화장이 끝난 후 직원들이 유골을 수습하고 있다.
3 더고마워는 화장 시 유해 물질이 밖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집진 시설을 갖췄다.
4 분골 후 함에 담고 있다.
5 유골함을 건네받는 반려견 유족.
6,7,8 유골분을 1500~2000도 고온에서 녹이면 이슬 모양의 메모리얼스톤(로제)이 만들어진다. 
        로제는 반지나 목걸이 등으로 만들어 품에 지닐 수도 있다.
9 더고마워 직원들은 모두 반려견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 양주에서 파주로 이어지는 지방도를 지나다 보면 미술관이나 고급 카페처럼 고급스러운 건물 두 채가 눈에 띈다. 수령이 수백 년은 되어 보이는 소나무 두 그루와 낮은 돌담, ‘THE 고마워’라고 쓰여 있는 입간판도 인상적이다. 차에서 내리면 따스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이 먼저 반긴다. 북으로 노고산자락과 남으로 노아산자락이 포근히 감싸고, 그 사이로 무심한 듯 비암천이 흐른다. 목가적인 풍경에 마음이 절로 평온해진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더고마워’(http://www.thankyoupet.com)는 보기 드물게 자연친화적인 반려동물 장묘 시설로 손꼽힌다. 전국에 26개의 허가된 반려동물 장례 시설이 있지만, 남다른 시설과 서비스로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나 있다. 

과거엔 반려동물이 죽으면 매장을 했지만, 사유지가 아닌 땅에 묻는 건 불법이다. 과태료와 형사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일반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릴 수는 있지만 짧게는 수년, 길게는 십수 년간 가족으로 지낸 반려동물을 쓰레기 취급하는 것은 못할 짓이다. 동물병원에 처리를 위탁할 수 있지만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 길이 없다. 

장원영 ‘더고마워’ 대표는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는 것은 반려동물에 대한 예의일 뿐 아니라 반려인의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을 줄이는 길”이라며 “희로애락을 함께한 반려동물의 마지막 여정을 격식 있고 깨끗하게 진행하고,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의 슬픔을 최대한 배려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반려동물 장례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세련되고 모던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장례식장은 특히 커다란 통유리로 되어 있어 채광이 잘돼 장례식장의 무겁고 칙칙한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햇살이 얼마나 슬픔을 위로해주는지 일깨워준다. 

1층 염습실에선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가 반려견 ‘두부’의 사체를 알코올로 닦아내고, 수의를 입히고 있었다. 입관을 마친 두부는 추모실로 옮겨졌다. 관 뒤편 모니터에서 생전 행복했던 두부의 사진들이 연속 화면으로 흘러나왔다. 지켜보던 견주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가족을 잃은 반려인을 위해 추모실을 단독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두부의 관이 화장로로 향했다. 화장은 개별 화장을 하며, 무엇보다 화장 시 유해 물질이 밖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집진 시설을 갖추는 등 친환경적으로 설계됐다. 화장장 역시 유리창을 통해 반려인이 지켜볼 수 있다. 화장을 지켜보던 견주가 건물 밖으로 나와 멍하니 앞산을 바라보며 눈물을 닦았다. 그런데 두부의 영혼이었을까. 하얀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그의 머리 위에 살포시 앉더니 다시 훨훨 산으로 날아갔다. 

염습, 추모, 화장, 안치의 모든 절차는 전문 자격증을 갖춘 반려동물 장례지도사의 주도 아래 이뤄졌다. 윤대근(33) 부장을 비롯해 6명의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가 근무하고 있는데, 모두 20~30대 청년이고 반려인이라 관련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한다. 박자현(36) 씨는 “첫아이(반려동물)를 잃은 경험이 있어 늘 내 아이의 마지막을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일한다. 그래서 보호자들이 장례를 잘 도와줘서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고 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30분쯤 지나자 두부의 유골함이 견주에게 전해졌다. 유골분은 그냥 가져가도 되고 로제로 만들 수도 있다. 유골분을 1500~2000도 고온에서 녹이면 산소와 결합해 이슬 모양의 메모리얼스톤(로제)이 만들어지는데, 그렇게 하면 냄새도 안 나고 영구 보존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과정 역시 반려인이 직접 지켜볼 수 있다. 이슬 모양의 로제들은 예쁜 함에 담아 보관할 수도 있고, 반지나 목걸이 등으로 만들어 품에 지닐 수도 있다. 

반려동물 장묘 시설 대부분이 장례식장 건물 안에 봉안당(유골을 보관하는 공간)을 설치한 것과 달리 ‘더고마워’는 별도 건물(스페라레)로 되어 있다. 사방이 탁 트여 있어 동서남북 모든 방향에서 햇볕이 잘 들어오도록 설계돼 있다. 장 대표는 “아이들(반려동물)이 그리우면 언제든지 찾아와 추억하고 그리워하며 고마움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더고마워는 올가을쯤 이곳에서 장례를 진행했던 반려인들을 대상으로 펫로스(Pet Loss) 치유를 위한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


반려동물 장묘문화의 혁명 ‘더고마워’
10 봉안당(스페라레)을 찾은 반려인이 반려견 유품을 보며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리고 있다.
11,12 스페라레 외관과 입구의 데스크에 장식된 강아지 장식과 ‘더고마워’ 로고.


신동아 2018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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