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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해외송금 서비스 허용하고 동일인 대출한도 늘려야”

김정식 농협 상호금융 대표이사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해외송금 서비스 허용하고 동일인 대출한도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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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역 농·축협 중앙은행 구실
  • ● 건전성 확보로 연체비율 낮춰
  • ● 금융사기 집중감시, 대포통장 근절
“해외송금 서비스 허용하고 동일인 대출한도 늘려야”
‘고리채’에 얽힌 에피소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한두 푼 모은 돈을 얼마간이라도 늘여볼 양으로 ‘믿음직한 사람’을 주었던 것이 그만 고리채로 신고돼 ‘10년 공부가 하루아침에 허사’가 되었다는 어느 여상인의 애화가 있는가 하면, 자기가 준 돈을 고리채로 신고를 했다고 해서 도끼부림을 한 ‘샤이록’ 같은 인간도 있었다. 농민들은 ‘고리채’에 대한 처결도 입장과 사정에 따라서 각각 달리했으면 좋겠다는 이상론을 가지고 있었다. ‘샤이록’은 없애야겠지만 ‘애화의 주인공’은 살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 중략 - 대체적으로 ‘고리채의 정리’는 농촌부흥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치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농민들의 개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디까지나 ‘개인간의 대차관계’에 지나지 않으며 그 ‘대차관계’가 인류가 존속하는 한 계속되는 경제적 현상이다. - 중략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것은 바로 농민이 필요한 돈은 정부에서 싸게 되도록 무이자로 대부해주는 ‘농민금고’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필요에 따르는 개인간의 대차관계를 끊을 수가 없다고 농민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 동아일보, 1961년 11월 4일자 기사 중 일부

1960년대, 우리 국민 다수를 차지한 농민에게 가장 큰 고통은 ‘고리채’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려 도입한 것이 농협의 상호금융이다. 상호금융은 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들로부터 예금을 받아 그 자금을 다른 조합원에게 싼 이자로 빌려줘 조합원 상호 간의 자금 융통을 돕는 금융기관이다.

1969년 농협이 상호금융을 시작한 이후 농촌의 고리채 문제는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그뿐 아니라 1980년대 이후에는 조합원 간 상호부조적 자금 융통 차원을 넘어 정부가 영농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한 정책자금을 농가에 연결해주는 ‘파이프라인’ 구실을 했다. 2000년대 이후로는 농업인의 여유자금 운용 창구로 활용돼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협 상호금융은 2012년 농협중앙회 사업 구조개편 때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지난해 6월부터 김정식 대표가 농협 상호금융을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1975년 농협대학 졸업 이후 농협에서 40여 년을 근무해온 ‘정통 농협맨’. 7월 10일 오후 농협중앙회 본관 집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 농협의 금융기관 하면 가장 먼저 NH농협은행을 떠올리게 됩니다. 농협 상호금융은 어떤 일을 하는 곳입니까.

“NH농협은행은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전국적으로 영업을 하는 제1금융권입니다. 그에 비해 농협 상호금융은 제한된 지역에서 예금과 대출 등을 취급하는 지역 조합의 금융사업을 지원하는 기능을 합니다. 비유하자면 지역 농·축협의 중앙은행 구실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시중 은행이 예금 가운데 지급준비율만큼 한국은행에 맡겨놓는 것처럼, 지역 농·축협의 여유 자금을 농협 상호금융에 맡기면 상호금융은 그 자금을 운용해 낸 수익을 다시 지역 농·축협에 돌려주는 것이죠.”

▼ 전국적으로 지역 농·축협의 규모가 얼마나 됩니까.

“1969년 7월, 농협이 상호금융을 처음 시작할 때는 150개 조합에서 시범 실시했습니다. 현재는 1157개 농·축협에서 4567개 지점을 통해 상호금융 업무를 취급합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예금 규모가 237조 원, 대출 규모는 162조 원에 달합니다.”

▼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군요.

“규모가 커진 만큼 농·축협의 금융사업을 지원하는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본부의 역할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 상호금융 대표이사를 맡은 지난 1년간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금융기관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더욱이 농촌 지도사업과 농산물 유통사업 등 지역 농·축협이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손익 달성을 꼭 이뤄내야 하죠. 그래서 저는 대표이사 취임 이후 건전여신 위주로 대출이 이뤄지도록 지도하고, 연체율이 높은 농·축협을 집중적으로 관리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말 3.78% 수준이던 연체채권 비중이 연말에는 3.02%까지 낮아졌습니다.”

농협 상호금융 대표 취임 이후 ‘성장’과 ‘건전성 확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한 김정식 대표는 1년 만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지난 1년 동안 농협 상호금융의 예수금과 대출금은 각각 11조 원과 12조 원으로 늘었고, 그 사이 연체비율은 시중은행 수준으로 낮아진 것. 나아가 농축협의 여유자금을 예치받아 운용하는 농협 상호금융은 지난해 자금 운용을 통해 목표 손익을 달성하고도 지역 농·축협에 1800억 원의 추가정산까지 실시했다. 농협 상호금융이 자금 운용을 잘해 추가 배당을 실시하면 지역 농·축협에 출자한 조합원에게는 그만큼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된다.

▼ 농협에서 줄곧 근무해왔는데, 상호금융이란 금융 분야에서 성과를 낸 비결이 있나요.

“농협에 근무하면 누구나 상호금융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게 됩니다. 지점과 지부에 근무하던 과장, 차장 시절에도 경험했고, 지점장과 지부장을 지내는 동안 지역 농·축협의 경영과 상호금융 업무 특성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김 대표의 좌우명은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부하들에게 독려했던 ‘생즉사 사즉생’이다. ‘살려고 하면 죽고, 죽기를 각오하고 노력하면 살 수 있다’는 좌우명은 김 대표가 업무에 임하는 자세와도 연결된다. 그는 직원들에게 “성공한 사람은 방법을 찾고, 실패한 사람은 핑계를 찾는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한다고 한다. ‘해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40년을 한결같이 농협인으로 살아온 그의 투철한 직업의식이 지금의 그를 있게 한 셈이다.

▼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집니다.

“달라진 금융환경에 맞추려는 노력을 부단히 해야 합니다. 전국 농·축협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키우도록 적극 지원합니다. 시스템을 강화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담당자에 대한 교육도 한층 강화했습니다. 또한 지역 농·축협이 좀 더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경영컨설팅을 통해 재무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지난해 40여 곳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올해는 50여 곳을 목표로 컨설팅팀 3개조가 현장을 누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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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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