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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기자의 호모 에로티쿠스

“그래 나 섹스 좋아한다 어쩔래?”

파란만장 性체험기 ‘이기적 섹스’ 펴낸 은하선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그래 나 섹스 좋아한다 어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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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 섹스 좋아한다 어쩔래?”

은하선 씨가 수집한 섹스토이 전시 공간. 장식장에 넣어도 좋을 만큼 귀엽고 예쁜 디자인이 많다.

▼ 주로 어떤 물건들을 사가나.

“가령 사고로 성기 일부가 절단됐거나 발기부전일 때 사용하면 좋은 특수 콘돔이 있다. 플라스틱 비슷한 재질로 만든 건데 딜도 같은 기능을 한다. 그걸 찾는 사람들도 있고, 가짜 비아그라도 팔았는데 그걸 사러 오는 고객이 많았다. 가장 인상적인 건 장미꽃 한 다발을 들고 비아그라 두 알을 달라던 할아버지였다. 너무나 로맨틱해 보였다. 딜도나 바이브레이터를 추천해달라는 노인도 많았다.”

▼ 노인들은 남성용 자위기구를 많이 찾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남성용 자위기구는 젊은 사람들이 구매하지, 나이 많은 분들은 별로 없다.”

▼ 그런 곳에서 젊은 여성이 일하면 치근대는 남자가 많을 듯한데.



“그런 경우는 딱히 없었다. 가끔 남성용 자위기구를 가지고 와서 어떻게 사용하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이 홀(구멍)에다 넣고 사용하면 된다고 하면 ‘여기에다 뭘 넣냐’고 물어본다. 그런 말장난 정도다.”

▼ 독일에서도 섹스숍을 많이 가봤겠다.

“많이 돌아다녔다. 독일엔 여성을 위한 섹스숍이나 성소수자를 위한 섹스숍이 많다. 귀엽게 꾸민 예쁜 숍도 많다. 베를린에선 매년 에로틱박람회가 열린다. 포르노 배우들이 와서 사인회도 한다. 섹스토이 부스가 많은데 신제품도 많고,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좋다. 독일은 우리와 문화 자체가 다르다. 섹스숍에 가면 젊은 부부가 유모차 끌고 다니며 함께 구경하고 구매하는 걸 흔히 본다.”

섹스토이 전도사

▼ 섹스토이를 처음 사용한 건 언제인가.

“고등학생 때 사귀던 직장인 오빠가 사줬다. 바이브레이터 기능이 있는 딜도였다. 엄청 좋았고 잘 썼다.”

▼ 책에 ‘첫 딜도를 손에 쥐고 오르가슴을 느꼈던 순간을 공유하고 싶다’고 썼을 정도인데, 어떤 면이 그렇게 좋았나.

“확 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뒤 마니아가 됐다. 손이나 다른 기구로 할 때는 물론 남자랑 할 때와도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 남자들은 딜도 사용하는 걸 싫어하지 않나.

“왜 싫어할까. 남자들이 자기 성기에 너무 집착하는 거 아닐까. 사회가 그렇게 만들기도 했겠지만. 남자는 어려서부터 ‘고추 달린 놈’ 소리를 듣고 자란다. 오줌발 경쟁을 하고, 크기를 비교하고…. 그러다보니 성기가 곧 자신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딜도를 사용하면 자기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잘못된 생각이다. 딜도를 사용하면 남자도 더 자유로워진다. 상대를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으니까.”

▼ 딜도와 남자의 성기는 차이가 있지 않나.

“말랑말랑 실리콘 딜도라도 진짜 사람 피부는 아니니까 아무래도 차이가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차이는 정말 미세하다. 그리고 적어도 내겐 딜도가 남성 성기 대용은 아니다. 상대와 섹스를 하는 거지, 성기와 하는 건 아니다. 남자들이 딜도를 두려워하고 성기를 자기 자존심이라고 생각하는 한, 여자들이 어떤 섹스를 원하는지를 제대로 알고 받아들이기 힘들다.”

▼ 아직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드러내놓고 섹스토이를 사용하긴 힘들지 않나.

“그래서 섹스토이 사용 후기가 많지 않을뿐더러, 있더라도 대부분 남자들이 올린 거다. 실제 소비자는 여성인데도. 내가 진행한 섹스 워크숍에 참여한 여성들 중에도 처음 만져봤다는 경우가 많았다.”

▼ 섹스토이 전도사 노릇을 많이 해야겠다.

“섹스숍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운 좋게 인연이 닿아 섹스토이를 협찬받아 사용한 뒤 후기 올리는 일을 하면서 다양한 섹스토이를 체험했다. 이게 계기가 돼 석 달 동안 섹스숍을 빌려 일요일마다 ‘은하선의 일요일’이란 여성전용 섹스숍을 열기도 하고, 대학축제에서 ‘은하선의 움직이는 섹스숍’이란 섹스토이숍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섹스 세미나, 섹스 토크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

▼ 처음 성에 눈뜬 건 언제인가.

“5, 6세 때가 아니었나 싶다. 하루는 옆집 언니가 방을 어둡게 한 다음 ‘이렇게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면서 장난감 같은 걸 내 팬티 위에 대고 성기를 문지르고 압박한 적이 있다. 그게 최초의 기억이 아닐까 싶다. 사실 그 기억은 한동안 지워졌다가 얼마 전에 생각이 났다. 초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인형놀이를 많이 했다. 인형 옷을 다 벗긴 채 인형끼리 비비며 노는 식이었다. 그러다 엄마가 들어오면 갑자기 옷을 갈아입히는 것처럼 했다. 본능적으로 남이 보면 안 되는 행동이라는 걸 알았던 모양이다. 고학년이 되어선 여자아이들끼리 키스 놀이도 했다. 나와 함께 그 놀이를 하며 놀던 친구들은 물론이고, 이런 행동을 한 여자아이들 대부분이 커서 그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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