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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前 종교 참모가 털어놓는 ‘불교차별’ 뿌리

법장스님(前 조계종 총무원장) ‘형님’으로 모셨던 MB, ‘서울봉헌 행사장’ 떼밀려 간 뒤 편향 시작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MB 前 종교 참모가 털어놓는 ‘불교차별’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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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MB, “법장 스님이 3개월 먼저 태어났으니 형님”
  • ● MB, 법장 영결식 조사 낭독 직후 마른 하늘에 ‘햇무리’
  • ● 지금은 믿기지 않는 이명박과 불교계의 ‘봄날’
  • ● ‘봉헌 발언’ 파문 이후 MB의 불교정책 경색
  • ● ‘불교 갈등’ 피로감이 ‘편안한 기독교’ 의존 심화
  • ● 정권 최고위급에서 실무진까지 불교계 씨 말라
  • ● 경찰의 ‘종교인 체포’ 발언, 불교계 단결 불러
  • ● 親불교 ‘영남 중년여성’, 민심 이반의 핵 될 수도
MB 前 종교 참모가 털어놓는 ‘불교차별’ 뿌리

이명박 서울시장이 2005년 9월11일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 빈소에 분향헌화하고 있다.

지난 8월27일 서울광장에 20만 명의 스님과 불교신도들이 모였다(불교계 추산). ‘헌법 파괴 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 대회’가 열렸다. 불교 특유의 규율과 통일성이 군중의 자유분방함과 어우러지면서 ‘누구도 제어가 불가능해 보이는’ 권위와 힘을 발산했다. ‘침묵의 종교’ 불교는 수도 한 복판에서 그 저력의 한 자락을 보여줬다.

불교계가 지적한 ‘이명박 정부 취임 후 불교차별 사례’는 22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MB와 불교’ 3시간 증언

이 대통령의 전(前) 종교 참모(2007년 이명박 후보 선대위 간부) S씨는 서울광장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표출되고 있는 ‘불교계와의 갈등’, ‘불교 대란’의 내막에 대해 최근 ‘신동아’와 3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S씨는 이 대통령 측의 종교 활동에 관한 알려지지 않은 여러 스토리를 얘기하면서 “불교대란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S씨의 육성을 정리한 것이다.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에겐 열심히 공을 들여야 하는 기관이 한 곳 있다. 바로 종로구 견지동 45번지 조계사다. 한국 불교의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의 총무원이 있는 곳이다.

이 대통령은 1996년 종로에서 제 15대 국회의원(신한국당)에 당선됐다. 의원 재임기간 이 대통령도 조계사를 자주 예방했다. 그는 2002년 7월 서울시장이 됐다. 서울시장의 선거구는 서울 시내 전체이므로 ‘선거구 관리차원’에서 조계사의 비중은 종로 국회의원일 때와 비교했을 때 현격히 낮아진다. 그러나 이 시장은 틈만 나면 조계사를 찾았다. 서울시청에서 조계사까지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다. 이명박 시장의 단골 한정식집도 조계사 부근에 있었다. 가까이 있으니 자주 찾게 되는 측면도 있었고, 이명박 시장이 조계사에 대해 갖는 정성도 그만큼 각별했다.

총무원에서도 서울시장에게는 이런 저런 부탁을 할 거리가 있었다. 대단한 민원(民願)은 아니었지만 이명박 시장은 힘닿는 데까지 성사시켜 주었다. 이 시장은 민원 처리도 불도저 스타일로, ‘되면 된다, 안 되면 안 된다’가 분명하고, 될 수 있는 건 시원시원하게 해준다. 이 때만 해도 이시장과 불교계의 관계는 ‘봄날’이었다. 당시 조계사 총무원장은 법장 스님이었는데, 이 시장과 법장 스님은 자주 만나 ‘말동무’가 되다시피 했다. 법장 스님은 1941년 6월생이고 이 시장은 1941년 12월생으로 동갑이다. 그런데 이 시장은 나를 비롯한 측근들에게 “법장 스님의 ‘스킬(skill·사람을 다루는 재능)’과 ‘정신세계’가 뛰어나다. 정말 존경스럽다. 나보다 3개월 먼저 태어나셨으므로 스님을 ‘형님’으로 모시고 있다”고 했다.

“이명박 마음, 하늘에 닿았다”

법장 스님이 갑작스레 입적하게 되어 조계사에서 영결식이 열렸다. 이 시장은 무척 슬퍼했다. 그는 서울시장 자격으로 영결식에 참석해 자신이 직접 쓴 조사(弔辭)를 낭독했다. 그런데 이 시장이 조사 낭독을 끝낸 직후 마른하늘에 ‘햇무리(햇빛이 대기 속의 수증기에 비쳐 해의 둘레에 둥글게 그려지는 빛깔이 있는 테두리)’가 나타났다. 조계사 마당에 모인 스님과 불교 신도들이 하늘을 쳐다보며 탄성을 지르며 신기해했다. 일부 불자는 “이 시장의 마음이 하늘에 닿았다”며 이 시장을 찬양했다. 2008년 지금의 만신창이가 되다 시피 한 이명박 정부와 불교계의 현실에서 보면 도저히 믿기지 않는 얘기겠지만, 그 때는 그랬다.

내가 오랫동안 이 대통령 곁에서 그의 종교관을 지켜본 결과, 그는 타 종교에 대한 배타성이 없으며 오히려 개방된 종교관을 갖고 있다. 이는 이 대통령의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대통령은 ‘모태 신앙’임에도 ‘신화는 없다’에서 어린 시절 선친이 교회에 적대감을 드러낸 일을 가감 없이 기술하고 있다. “아버지는 스물여덟 살 때 목사와 크게 언쟁을 벌인 후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 추수감사절 때 목사가 헌금 낸 사람의 이름만 특별히 거명해 축복하는 기도를 한 것이 사태의 발단이 됐다. ‘왜 물질을 낸 사람만 위해 기도하느냐. 내고 싶어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더 간절한 기도를 해줘야 할 것 아니냐.’ 아버지는 목사를 용서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40쪽)

이명박 시장과 불교계의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관계는 단 하나의 사건에 의해 엄청난 내상을 입게 됐고, 마치 암덩이처럼 수 년에 걸쳐 악화되어 오다 마침내는 온 나라를 종교 갈등에 몰아넣는 형국에까지 이르게 됐다. 여러 언론에 보도된 이른바 ‘수도 서울 봉헌’ 발언 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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