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호

“하늘이 일러준 사랑 어머니 마음으로 베풉니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 기획취재팀

    입력2014-12-23 17: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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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3만 관람 ‘우리 어머니展’… 끝없는 ‘내리사랑’에 감동
    • “엄마한테 정말 미안해요, 뭐가 미안하냐면…”
    •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4~9월 무료 급식 캠프 운영
    • 유가족, 자원봉사자 등 1만5000명분 식사 제공
    • 재난 때마다 ‘어머니 사랑’ 담은 봉사로 귀감
    “하늘이 일러준 사랑 어머니 마음으로 베풉니다”
    사과가 오래되니

    어머니의 얼굴

    손등과 같이 쭈굴쭈굴

    주름이 졌다

    검은 버섯이 생기기도 하고



    군데군데 짓무른 것이

    꼭 어머니와 같다

    짓무른 곳을 도려내며

    남아있는 살을 먹다가

    마치 어머니의

    남은 生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먹고 있던 사과를

    그만 놓아버렸다

    어머니의 미소 같이

    그래도 입 안에 남아 있는

    오래된 사과의 향기는

    그윽했다.

    -박효석 시인의 ‘오래된 사과’



    그녀도 꿈 많던 ‘소녀’였다. 인연을 맺어 ‘아내’가 됐고, 핏덩이를 받으면서 ‘어머니’가 되어 생을 산다. 옷을 입혀줬으며, 밥을 먹여줬고, 한글과 숫자를 가르쳐준 ‘어머니’의 금지(金枝)와 옥엽(玉葉)이 또 다른 ‘어머니’가 되어 무조건적 사랑을 대물림한다. ‘어머니’라는 낱말은 아스라하면서도 아프고, 아련하면서도 그윽하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가 주최하는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展)’(이하 ‘어머니展’)은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공간이다. 문병란·박효석·김초혜·도종환 시인 등의 글과 사진, 소품 등 100여 점을 전시한다. 영상문학관, 포토존을 비롯한 부대 행사장도 마련해 관람객에게 사랑과 위로를 선사한다.

    팍팍한 세상살이에 지쳐 주저앉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어머니’일 것이다. 책가방을 멘 학생도,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온 중년 여성도 머리가 희끗한 노인도 하나같이 눈시울이 붉어진다. ‘(…)/단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은 ‘(…)쓴것만 알아/쓴 줄 모르는 어머니/(…)’(시인 김초혜 ‘어머니 Ι’에서)가 아리면서도 그립다.

    ‘어머니展’은 2013년 6월 서울 강남구를 시작으로 대전 인천 부산 대구 울산 등 6대 광역시와 서울 강서구·관악구·동대문구·마포구, 수원 전주 창원 안산 춘천 구미 청주 고양 천안 순천 평택 부천 등에서 열렸다. 2015년에도 서울을 비롯해 각지를 순회하면서 전시가 이어진다. 지금껏 33만 명 넘는 관람객이 전시를 찾았다.

    “하늘이 일러준 사랑 어머니 마음으로 베풉니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는 세월호 사고 직후 진도 팽목항에서 24시간 무료 급식 캠프를 열고 실종자 가족 등에게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따뜻한 집밥을 제공했다.



    눈물로 빚은 세 글자, 어·머·니

    황영조 마라톤 국가대표 감독(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은 ‘어머니展’을 관람한 후 이렇게 말했다.

    “어릴 적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도 어머니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바다에서 일하셨기 때문입니다. 자식들을 잘 키우려고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운동 연습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展에 작품 ‘불혹의 연가’를 찬조한 문병란 시인은 “모든 사람의 망각 속에 묻힌 모성애와 어머니의 은혜를 일깨워주는 참 좋은 전시회인 것 같다”면서 “어머니의 사랑이 영산강처럼 내 가슴속에 오래 흐르고 있었구나 생각하니 오늘 전시회가 더 뜻깊게 느껴졌다”고 했다.

    경남 창원 하나님의 교회에서 열린 전시를 관람한 안상수 창원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 교회 건물이 전에는 법원이었습니다. 검사 재직 시절, 이 건물에 근무했는데, 그 어둡던 분위기가 환해졌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는 교회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희생, 사랑, 연민, 회한… 아, 어머니’라는 부제가 붙은 어머니展은 △A구역 : 엄마, △B구역 : 그녀, △C구역 : 다시 엄마, △D구역 : 그래도 괜찮다, △E구역 : ‘성경 속의 어머니’라는 소주제로 이뤄진 5개의 테마 관으로 구성돼 있다.

    A구역은 유년 시절 엄마와 함께한 시간을 추억하는 공간이다. B구역에서는 여자로서의 삶을 내려두고 자식을 위해 산 어머니의 희생을 기린다. C구역은 어머니를 향한 회한과 고마움을 담았다. D구역은 어머니의 용서와 관용,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E구역은 성경 속 어머니를 통해 모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웃고 들어갔다 울고 나오는 전시다. 시, 수필, 칼럼 등의 글과 우리네 어머니 사진, 소품 등이 조화를 이뤘다.

    입대를 앞둔 아들이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는 모습을 지켜보는 어머니 모습을 담은 ‘아들 군대 보내는 날’이라는 사진 앞에서 눈물을 떨어뜨리는 사람이 유난히 많았다. 아들이 어머니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다 답답해 버럭 화를 냈는데, 얼마 후 어머니가 ‘아들 사랑헤’라는 틀린 맞춤법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내용의 전시물을 본 한 학생 관람객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이렇게 말했다.

    “엄마한테 정말 미안해요. 뭐가 미안하냐면…. 모든 게 다요.”

    주름투성이 어머니가 환하게 웃는 사진 앞에서 관람객들은 연신 두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온 젊음을 꿰어 뒷바라지하고, 손등은 오래된 사과처럼 말랐으나 더 줄 게 없어 미안해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한 장 사진에 오롯이 담겨서다.

    전시 기획·책임을 맡은 하나님의 교회 서승복 목사는 “길을 가다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현수막을 보고 들어온 분도 많다. 학생, 중년 남자, 어르신 할 것 없이 눈물을 흘린다. 모든 것 다 주고도 더 줄 것이 없나 안타까워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져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신은 감동입니다.”

    2014년 11월 25일 하나님의 교회 새예루살렘성전(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에서 열린(11월 6일~1월 11일) 전시를 둘러본 최유리(37) 씨는 “큰 울림과 감동이 있었다”면서 “청소년들이 이 전시를 보고 어머니의 마음을 깨우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2월 5일 평택 하나님의 교회에서 전시를 본 수필가 정희순 씨는 “기독교인인데 전시를 본 후 성서에도 어머니가 조명돼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면서 “여자로 태어나게 한 것, 무엇보다 어머니로 태어나게 한 것에 고마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씨와 함께 관람한 서덕순 씨의 소감은 이렇다.

    “어머니라는 낱말은 언제 들어도 뭉클합니다. 굽은 길을 갈 때도 어머니가 믿고 기다려주신 게 떠올랐어요. 우리말에 애가 끊어진다는 표현이 있잖아요. 어머니의 마음이 그런 것 같아요.”

    11월 2일에는 주한미군 소속 장병들이 ‘어머니展’을 찾았다. 조너선 르위스 병장은 “어머니의 희생으로 자녀들이 자란다는 것은 세계 어느 곳이나 똑같은 것 같다”면서 “아침마다 팬케이크를 구워주신 어머니가 그립다”고 말했다.

    홍정환 평택 하나님의 교회 목사는 “미국 중국 일본 우즈베키스탄 등 14개국 사람들이 전시를 찾았다. 전경, 의경들도 전시를 보고 크게 감동받았다”면서 “전시를 관람한 후 관람객이 자신의 어머니께 엽서를 쓰면 우표를 붙여 보내준다. 엽서를 받은 어머니가 감동받아 또 한 번 눈시울을 적셨다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어머니展은 부대 행사장으로 영상문학관, 사랑의우편함, 포토존, 북카페를 마련해놓았다. 영상문학관에선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주제로 한 문학작품 4편이 동화 같은 영상으로 상영된다. 사랑의우편함은 쑥스럽고 어색해 하지 못한 말을 엽서에 담아 어머니에게 보내는 공간이다. 포토존에서는 관람객의 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준다. 북카페에서는 차와 음료가 제공된다.

    “하늘이 일러준 사랑 어머니 마음으로 베풉니다”

    9월 19일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하나님의 교회 무료 급식 캠프 해단식’을 찾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가운데줄 왼쪽에서 여덟번째)과 하나님의 교회 신도들.

    어머니展을 주최한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는 한국을 모태로 175개국에서 선교활동을 펼친다. 2015년으로 선교 51년째를 맞았다. 1964년 첫 교회를 설립했다. 1990년대 중반 해외 선교를 시작한 이래 교세가 빠르게 성장해 세계 각국 2500개 교회에서 복음을 전파한다. 전 세계 등록신도가 2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주는 사랑’과 ‘희생’ ‘섬김’ ‘배려’를 중시하는 13가지 덕목의 ‘어머니 교훈’을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한다.

    하나님의 교회는 세계 각국에서 재해·재난 복구, 지구환경정화 운동, 아동·청소년 지원, 희귀·난치병 어린이 돕기, 소외된 이웃 돕기, 김장 나누기, 헌혈, 농촌 일손 돕기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봉사 활동을 펼쳐왔다. 필리핀 투발루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 등의 기후난민에게도 지속적으로 도움을 준다.

    자원봉사를 경험한 각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은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처럼 열성적으로, 그리고 진정성을 갖고 봉사하는 분들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빌리 로더럼 영국 맨체스터주(州) 위건시(市) 시장은 이 교회 신자들에게 봉사활동을 치하하는 상을 수여하면서 “청년들이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콩 한 쪽도 나눠 먹는다”는 마음으로 교회 주변 이웃을 돕는 것부터 시작한 자원봉사가 확대된 것은 1995년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때부터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가 발생했을 때는 24시간 무료급식소를 55일간 운영하면서 16만5000그릇이 넘는 국밥을 끓여냈다. 어머니의 정과 사랑을 담은 봉사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어머니가 해준 ‘집밥’

    “하늘이 일러준 사랑 어머니 마음으로 베풉니다”
    지난 9월 19일 전남 진도군 진도체육관에서 하나님의 교회 급식봉사 캠프 해단식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4월 16일) 직후부터 현장에서 숙식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마이크를 잡았다.

    “하나님의 교회에서 자원봉사자 식당을 맡아 운영을 해줬기에 저희들이 그동안 큰 힘을 얻었습니다. 그렇게 해주신 데 대해 봉사자 여러분께 범정부사고대책본부의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장관은 봉사자들과 악수하면서 “봉사하는 마음이 아름다워 복 받으실 겁니다”라고 말했다. 또 “음식이 맛이 좋고 봉사하신 분들이 따듯하게 친절하게 해줘 푸근한 마음으로 식사했다고 해요”라고 덧붙였다.

    손영호 진도군 부군수는 “44일 동안 1만5000명분 식사를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전달했다. 식사 준비부터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봤다.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모두가 자원봉사활동을 마치고 떠난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이 다시 와 정말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교회 봉사자들은 “하늘이 일러준 사랑을 베풀었을 뿐”이라고 화답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진도에 몰려든 봉사자들의 헌신과 열정이 우리를 뭉클하게 했다. 이 교회 신자들은 급식 봉사의 처음과 끝을 장식했다. 어머니가 직접 해준 ‘집밥’ 같은 식사를 제공해 절망에 빠진 이들을 위로했다.

    전남 지역 신도들이 팽목항에서 급식 봉사를 시작한 때는 4월 21일이다. 각종 단체들이 몰려와 급식 봉사를 했다. 4월 30일부터는 실종자 가족 임시 숙소가 마련된 진도체육관 앞으로 캠프를 옮겼다. 1차 봉사활동을 마무리한 5월 19일까지 하루 평균 1000인분의 식사를 제공했다.

    목포 하나님의 교회 백은선 목사의 설명이다.

    “실종자 가족 분들과 자원봉사자 공무원들이 밥에서 정성을 느낀 것 같습니다. 목포 광주 화순 해남 무안 영광 나주 등에서 성도들이 조를 짜 한 사람당 1주일에 한두 차례씩 새벽잠을 설쳐가며 44일간 봉사했습니다. 휴일에는 수도권의 성도들도 봉사에 참여했습니다. 연인원으로 계산해 700명가량이 활동했어요. 8월 12일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1차 식사를 드신 분들이 하나님의 교회 급식을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튿날인 8월 13일 무료 급식 캠프를 다시 꾸렸습니다. 그러곤 9월 19일까지 진도체육관을 지켰습니다.”

    ‘무료 급식 캠프’라는 말 그대로 성도들의 인력 봉사는 물론 식재료 구입비와 교통비 등 급식 캠프 운영에 소요된 비용은 모두 교회에서 부담했다. ‘1만5000인분의 식사’에서 알 수 있듯 실종자 가족, 구조 및 수색대원, 전국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 사고 대책 관계자, 내외신 기자, 군인, 경찰 등이 급식을 먹으면서 고단한 몸을 달랬다. 24시간 운영한 터라 밥 때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구조대원, 수송대원들이 이른 새벽이나 한밤중에도 찾아와 허기를 달랬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해준 ‘집밥’ 같은 맛이 발길을 끌었다.

    “하늘이 일러준 사랑 어머니 마음으로 베풉니다”

    하나님의 교회 신도들은 가족의 생사를 몰라 물 한 모금도 넘기기 어려워하던 실종자 가족을 위해 전복죽, 녹두죽 등 각종 영양죽과 30여 가지의 약재를 넣어 달인 십전대보탕을 끓여 체육관 안까지 배달했다.

    광주 하나님의 교회 봉사자 김기정(46) 씨의 회고다.

    “새벽 6시 첫 식사를 내야 해서 광주에서 2시에 출발했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부모님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엄마 손맛을 내려고 정성을 다했어요. 유가족 분들께서 너무나 슬퍼 식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셨습니다. 물 한 모금 넘기기도 버거워하신 분들도 있었어요. 전복죽, 영양죽, 낙지죽을 끓여 하루에 세 번씩 진도체육관 안으로 배달했습니다. 자식을 기다리다 지쳐 기력이 약해지신 분도 많았습니다. 약재를 넣어 달인 십전대보탕을 넣어드렸어요.”

    하나님의 교회 캠프가 유독 붐빈 것엔 음식에 따뜻함이 담겼기 때문이다.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에 반하고, 신도들의 친절에 감동받은 것이다. 다른 캠프와 달리 김밥, 컵라면, 빵, 우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갓 지은 따뜻하고 고슬고슬한 쌀밥에 새벽부터 준비한 국과 불고기, 오징어무침, 참나물, 멸치풋고추볶음 등 5~6가지 반찬을 제공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주변에 많은 분이 식사 문제가 해결된 것에 굉장히 기뻐하고 감사하게 여겼다. 특히 하나님의 교회 급식은 음식이 맛있고 깔끔해 환영했다”면서 “자비를 들여 이런 일을 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가족 중 지인이 있어 참사 초기 안양 합동분향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진도로 옮겨와 실종자 가족을 도운 이재용(57·경기 고양시) 씨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저처럼 이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맛있게 먹어야 즐겁잖아요. 힘도 나고요. 어떤 사회단체는 그냥 대충하거나 이거나 먹으라는 식으로 굉장히 성의 없이 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밥이나 반찬을 먹어보면 마음을 느낄 수 있잖아요.”

    또 다른 자원봉사자 이광숙(55·전남 진도군) 씨는 “항상 웃는 낯으로 대하고 그것이 참 좋데요. 정말 친절해요. 음식은 깔끔하고 맛있고요. 진짜 정성을 다해 만들었어요. 서로 보며 인사하고 친해져 이제는 가족 같습니다”라면서 웃었다.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의 한 직원은 캠프 해단식 때 “짧은 기간도 아닌데 이렇게 해준 것에 감사하다. 진심으로 봉사하는 분들의 모습이 참 좋았다. 여기 계신 분들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음식에 반하고, 친절에 감동

    헬기 수송을 마치고 끼니 때가 지나 찾아온 어느 군인은 “라면만 먹다시피 해 속이 메슥거렸는데 맛있는 밥을 먹어 속이 든든해졌다”며 고마워했다. “모처럼 밥다운 밥을 먹은 것 같다” “고맙다” “잘 먹었다”는 인사는 하나님의 교회 급식봉사자들에게 큰 힘이 됐다.

    목포 하나님의 교회 신도 차진선 씨는 “새벽부터 음식을 준비하느라 몸은 고되고 힘들었으나 즐거운 마음으로 도왔다”면서 “‘주는 사랑’을 실천하면서 마음으로부터 올라오는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목포 하나님의 교회 신도 이준철(42) 씨는 퇴근 후 목포에서 진도로 달려갔다.

    “자녀를 잃은 슬픔을 곁에서 지켜본 것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봉사를 하면서 배운 게 많습니다. 보람도 느꼈고요.”

    급식 봉사자들은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던 실종자 가족들이 하나둘씩 밥을 먹으려 캠프를 찾았을 때 울컥했다고 한다. 한 실종자 가족이 “먹어본 것 중 여기 음식이 속이 편하고 잘 맞는 것 같다”며 다른 가족들을 데리고 온 적도 있다.

    해양경비안전본부 관계자는 “가족의 마음으로 함께 아파하고 어머니가 아픈 자식을 돌보듯 지극하게 마음을 쏟는 신도들의 모습이 자식을 잃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됐다”면서 “집을 떠나 오랫동안 바깥 생활을 한 자원봉사자, 사고 대책 관계자들에게도 큰 힘과 용기가 됐다”고 전했다.

    봉사자들은 자식 잃은 어머니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녀 신도가 주축이 됐다. 직장에 휴가를 내거나 가게 문을 닫고 봉사 현장에 달려온 이들도 있었다. 새벽 2~4시에 집을 나서야 해 잠을 설치는 것은 기본이었다.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해 반찬을 만들고자 매일 장을 봐 손질했다.

    윤소순(54·전남 목포) 씨는 “어머니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었다면 사람인지라 지쳤을 것이다. 지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가슴속에 사랑을 심어주셨기에 어머니의 마음으로, 기쁜 마음으로 끝까지 봉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신도는 “어머니 하나님의 사랑이 이웃에게 전해져 진정한 위로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계절이 두 번 바뀌고 자원봉사자들이 떠나고 사람들의 뇌리에서 참사가 잊힐 때도 하나님의 교회 봉사자들은 진도체육관을 지켰다. 이성태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은 “매일 새벽 재료를 준비해 와 아침 식사부터 해주신 고마운 마음을 늘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따뜻한 나눔을 실천한 하나님의 교회와 신도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백은선 목포 하나님의 교회 목사는 “무엇보다 우리 신앙의 중심이 되는 어머니 하나님의 사랑이 있었기에 장기간의 자원봉사가 가능했다. 가정에서 어머니가 쉴 새 없이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수고하는 것처럼 모든 봉사자들이 어머니의 사랑의 마음으로 매일 식사 준비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교회 신도들은 급식 봉사 틈틈이 실내체육관 바닥을 물걸레로 닦았다. 환풍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바닥에 쌓인 먼지 탓에 체육관 공기가 탁했기 때문이다. 대걸레로 닦으면 구석구석 쌓인 먼지를 처리하기 어려워 허리와 무릎을 굽히고 손걸레질로 일일이 넓은 체육관 바닥을 닦아냈다.

    “어머니께 배운 사랑”

    하나님의 교회의 교리는 325년 니케아 공의회 이후 정립된 기성 교회의 그것과 다르다. 재림주 신앙을 가졌으며 ‘아버지 하나님’뿐 아니라 ‘어머니 하나님’이 있다고 믿는다.

    하나님의 교회 총회장 김주철 목사는 “성경은 하나님을 ‘나’가 아닌 ‘우리’(창세기 1장 26절, 11장 6절, 이사야 6장 8절)라고 표현한다. 또한 원전인 히브리어 구약성경에서는 하나님을 단수 명사인 ‘엘’ ‘엘로아흐’가 아닌 복수 명사 ‘엘로힘’으로 기록하는데, 이와 같은 표현이 구약성서에 무려 2500회 넘게 등장한다”면서 “이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아버지 하나님’ 외에 또 다른 하나님의 존재를 알려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신약성경 갈라디아서 4장 26절에는 “오직 위에 있는 예루살렘은 자유자니 곧 우리 어머니라”고 언급돼 있으며 요한계시록 22장 17절에는 “성령과 신부가 말씀하시기를 오라…생명수를 받으라 하시더라”고 하면서 인류를 불러 생명수를 주는 성령과 신부(新婦·bride)가 등장하는데, 하나님의 교회는 성령을 아버지 하나님, 신부를 어머니 하나님이라고 해석한다. “하나님이 ‘아버지’로서만 계신다는 것은 사람들의 고정관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교회가 벌이는 봉사활동에는 모성(母性)이 스며들어가 있다. 무조건적 사랑, 끝이 없는 관용, 모성에서 비롯한 삶의 영속성 등이 그것이다. 어머니의 사랑, 관용이 인류를 구원한다는 인식이다. 해외 신도들은 한국을 신앙의 모국(母國)으로 여긴다. 해마다 1500명 넘는 해외 신자가 성경을 공부하려 한국을 찾는다.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展’ 관람 후기

    “하늘이 일러준 사랑 어머니 마음으로 베풉니다”
    82세 노모의 답장 ● 3년 전부터 자주 들르는 옷 가게 언니와 전시회를 관람했습니다. 전시 작품 하나하나를 진지하게 살피며 관람을 마친 언니는 엽서 쓰기 코너에서 친정어머니에게 보낼 엽서를 쓰다 그만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며칠 후 언니의 친정어머니에게서 답장이 왔습니다. 82세의 노모가 57세의 딸에게 써 내려간 편지의 첫마디는 “우리 딸 철들었네”였습니다. 그 첫마디가 저의 마음까지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아무리 나이가 들었다 해도 자식은 어머니 앞에서는 언제나 철부지요, 자녀의 작은 마음에도 어머니는 늘 기뻐하시나 봅니다.(부산, 이순자 씨)

    엽서 한 장으로 이어진 고부간의 훈훈한 사랑 ● 예전에 시어머니의 결혼 전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빛바랜 사진 속의 시어머니는 뽀얀 얼굴에 옷맵시가 세련된 아가씨였습니다. 그런데 가난한 시골 농가로 시집온 뒤로는 시부모님은 물론 친척 어른들까지 봉양하며 고생스러운 삶을 살게 됐습니다. 억척스럽게 농사짓고 세 아들을 키우시느라 고운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졌습니다. 전시 작품을 읽으면서 시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관람을 마친 후에 시어머니께 엽서를 썼습니다. 16년 넘게 고부간으로 살면서 처음으로 보내는 감사의 글이었습니다.

    얼마 뒤, 엽서를 받으신 시어머니께 전화가 왔습니다. 엽서를 읽고 많이 우셨다고요. 시어머니는 당신의 희생과 노고에 대한 감사와 위로의 말을, 난생처음으로 며느리에게 들었다며 정말 고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고부간에 조금이나마 남아 있었던 서먹함이 싹 사라졌습니다. 평생 자녀들을 위해 희생의 삶을 사셨고, 지금도 자식 걱정에 맘고생하시는 시어머니에게 남은 시간 동안 효도하며 살고 싶습니다. (충북 청주시, 신성희 씨)

    이혼 앞둔 가정에 다시 찾아온 행복 ● 안타깝게도 친한 동생이 남편과의 불화로 이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동생의 마음이 답답하고 복잡할 것 같아 위로차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에 초대했습니다. 관람하는 내내 동생은 눈시울을 붉히며 글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녀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며 살아온 우리네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읽은 후 동생은 “힘들고 지칠 때, 나도 아이들을 떠올리며 가정을 지켜야겠다”고 말했습니다.

    전시회를 다녀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남편과 화해했다며 이제는 ‘가정의 수호자’인 어머니의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시회에 초대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동생을 보며 제가 더 고마웠습니다. 동생이 행복한 가정을 다시 회복하게 되었으니까요. (경기 시흥시, 조은경 씨)

    “이 못난 엄마가 뭐가 그리 좋아서” ● 전시 작품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면서 저를 위해 고생하신 엄마가 무척 그리워졌습니다. 반평생을 살아오면서 엄마에게 감사하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던 것도 죄송했습니다. 그런 말들을 더 미루면 나중에 후회할 것만 같아 시골에 계신 친정엄마에게 엽서를 썼습니다. 글을 읽지 못하시는 엄마가 저의 마음만이라도 전달받으시기를 바라면서요.

    며칠 뒤, 엄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는 엽서를 받고 바로 마을회관으로 달려가셨답니다. 그곳에 계신 어르신들에게 엽서를 읽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저의 엽서는 많은 동네 분들 앞에서 읽혔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이 작은 엽서에 큰 감동을 받은 엄마가 말씀하셨습니다. “이 못난 엄마가 뭐가 그리 좋아서 오래 살라 하냐….” 수화기 너머로 울먹이며 말씀하시는 엄마의 목소리에 저도 마음이 찡해졌습니다. (경기 시흥시, 이인덕 씨)


    하나님의 교회 총회장 김주철 목사

    “봉사활동과 구제사역은 그리스도 신앙의 한 부분”

    “하늘이 일러준 사랑 어머니 마음으로 베풉니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는 새해로 선교 51주년을 맞았다. 교회 역사의 산증인인 김주철 목사는 하나님의 교회가 주최한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展)’의 의미와 어머니의 사랑을 모토로 봉사활동에 팔을 걷어붙이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엄마표 집밥’이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을 온기 가득하게 했습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도 큰 힘을 얻었다고 고마워하더군요. 장기간 진도에 내려가 봉사한 분들도 고생이 컸을 것 같습니다.

    “모두가 수고 많았지만 특히 호남지역에 사는 성도들이 수고가 컸습니다. 다른 지역 성도들도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에 힘쓰며 마음으로 동참했습니다. 자원봉사에 나선 성도들의 마음은 하나였습니다. 가족을 잃고 상심한 분들에게 어머니의 온화한 사랑으로 슬픔을 덜어주고 삶의 의미와 이유를 찾게 하자는 것이었죠. 엄마라면, 어머니라면 극심한 슬픔과 좌절에 빠진 자녀에게 어떻게든 밥 한 숟갈이라도 먹이면서 ‘그래도 살아야 한다. 힘을 내야 한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마음으로 한결같이 봉사한 겁니다. 사고 수습에 노심초사하던 이주영 장관께서도 거의 하루 걸러 한 번씩 급식 캠프를 둘러보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봉사하는 성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 하나님의 교회 봉사자들이 급식 봉사를 마치고 난 후 어떤 얘기를 하던가요.

    “봉사 현장의 느낌은 뉴스나 남의 입으로 전해지는 내용보다 훨씬 아픔이 컸습니다. 봉사활동에 항상 앞장서는 어머니께서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씀을 강조하셔서 그것이 우리 봉사자에게 나침반 역할을 했습니다. 아무리 큰 슬픔도 나누고 또 나누면 그 크기가 작아지니 아무리 큰 아픔도 극복할 수 있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지요. 진도 현장에서 봉사할 때 식음을 전폐하고 차디찬 체육관 바닥에 누워 있는 유가족들을 보면서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어떻게 힘을 주고 용기를 줄까, 무엇이 위로가 될까 고민하면서 새벽부터 현장에서 호박죽, 전복죽, 잣죽도 끓이고 갓 지은 밥, 금방 끓여낸 국을 매 끼니 제공했죠.”

    ▼ 하나님의 교회는 국가에 큰일이 발생할 때마다 달려가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압니다. 세월호 사건 외에 봉사와 관련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복음을 전하는 종교 본연의 일 외에 봉사활동에 이렇듯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이는 이유라면….

    “종교 본연의 활동은 세상을 구원하는 복음 전파입니다. 그러나 복음 전파의 다양한 형태에는 봉사와 구제사역도 있습니다. 큰 범주로 말하면 사랑의 실천이죠.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성육신 하셔서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자들과 함께하셨죠. 이런 봉사활동과 구제사역은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는 신앙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봉사와 구제에도 마음을 쓰고 있습니다. 그것이 그리스도를 배우는 길이니까요.”

    어머니는 사랑의 化身

    ▼ ‘어머니의 마음으로 봉사한다’는 말이 색다릅니다.

    “하나님의 교회 봉사의 모토가 ‘어머니 마음으로’입니다. 어머니가 자녀를 돌보는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봉사는 그저 보여주기식밖에 되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가정에서 남이 하기 싫어하는 온갖 일을 다 합니다. 설거지 빨래 청소 식사준비 교육 병간호 인생상담 회계관리 등 남이 하기 힘든 온갖 허드렛일을 다 하십니다. 늘 섬기며 봉사하시는 분이죠.”

    ▼ 사람에게 어머니는 어떤 존재인가요.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말씀이 있죠. 그 사랑이 사람의 모습으로 화신한 분이 바로 어머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는 하나님의 사랑의 속성을 그대로 지니시고 계시기에 어머니의 삶 자체가 바로 희생과 사랑의 삶의 교본이라 여겨집니다. 어머니는 신앙이요 소망이요 사랑이신 절대자요 바로 하나님이시죠.”

    ▼ 강남교회에서 시작한 ‘우리 어머니전(展)’이 반응이 좋아 전국으로 확대된 것으로 압니다. 어떻게 전시를 구상하게 됐는지요.

    “어머니는 흔히 마음의 안식처, 고향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인생은 나그네 길…’이라고 노래 가사에도 있지만, 성경에서도 인생을 나그네라고 합니다. 돌아갈 영원한 고향집이 있고, 우리 영혼이 그리워하는 영원한 어머니가 계시지요.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은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그동안 잊고 지내던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환기시켜 희망과 사랑의 원천인 마음의 고향 어머니를 깨닫고 잃어버린 사랑의 마음을 회복하자는 데 뜻을 두고 기획했습니다. 해외로도 전시가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출품된 글과 사진 중 가장 감명 깊게 본 작품은 어떤 것인지요.

    “모든 출품작에 나름의 사연이 있고 감동이 배어 있습니다. 또한 모든 작품, 소품에 깊은 감명을 받았기 때문에 ‘이것이 가장 감명 깊다’라고 집어내라는 질문은 답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기억되는 내용으로 과학 칼럼 중에 ‘어머니의 고통이 자녀를 탄생시킨다’는 글이 있었습니다.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될 때 모체는 면역체계를 무너뜨리면서까지 태아를 보호하고 태아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합니다. 어머니는 기꺼이 위험과 고통을 감수하고, 출산 때는 그보다 더한 고통으로 새 생명을 낳습니다. 인류를 죄에서 구속하여 새 생명으로 탄생시키기 위해 십자가의 고통을 기꺼이 감수하신 그리스도의 희생이 겹쳐지면서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고통과 신음을 기쁨과 창화로

    ▼ 청소년들이 관람하면 좋겠다는 평가가 있더군요.

    “전시를 찾은 선생님들이나 교장선생님들이 ‘우리 아이들도 봤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했습니다. 사춘기다보니 평소 엄마와 티격태격하던 아이들이 엄마에게 화내고 상처 준 것을 뉘우치는 글에서 공감하고 눈물이 그렁그렁해집니다. 엄마의 희생, 사랑을 당연시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효도를 다짐하지요. 소품을 보면서 부모님 세대의 어려웠던 시절을 새롭게 알게 되기도 합니다.”

    ▼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나 역할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하라고 명하셨습니다. 빛은 어둠을 물리치고 소금은 부패를 막는 역할을 하죠. 세상은 개인주의, 이기주의,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지만 교회는 ‘서로 사랑하라’ 하신 하나님의 뜻을 지상에서 구현하는 사랑의 공동체가 돼야 합니다. 그러자면 성도들 개개인이 그리스도의 마음, 어머니의 마음을 품고 가정에서부터 사랑을 실천하고, 그 마음으로 이웃과 사회를 돌봐야겠죠. 하나님의 교회 성도들이 진리 전파와 더불어 이웃 돕기, 재난 구호, 환경 정화에 앞장서고, 연주회나 전시회 등으로 교회 문을 열고 대중의 정서 순화에 힘써온 것도 이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고통의 소리와 신음이 만연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계신 하나님의 교회(시온)는 기뻐하는 소리와 창화하는 소리가 넘쳐난다고 성경은 예언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하나님과 어머니 하나님을 믿는 우리 하나님의 교회는 세상의 고통과 신음을 기쁨과 창화하는 소리로 바꾸는 일을 교회가 할 사명, 즉 사회적 역할로 여기고 있습니다. 온 인류가 죄악과 사망의 고통에서 구원을 받고, 기쁨과 감사가 노래가 되어 온 세상이 하나님 안에서 기뻐하고 창화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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