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기기 실습에 나선 한양여대 실용음악과 학생들.
“차 안에서 우연히 신입생 모집광고를 보고 바로 이거다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개를 좋아했는데 대학에서 전문적으로 배울 기회가 생긴 거예요. 인기학과라 비전도 있겠다 싶었어요.”
장씨는 졸업을 앞둔 2004년 11월 서울로 올라와 3000만원을 들여 10평 규모의 숍을 열고 미용사와 용품판매, 배달 등 1인3역을 하고 있다. 월수입은 500만∼600만원. 경력이 오랜 A급 애견미용사가 받는 월급이 150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몇 배 소득을 올리고 있다. 덕분에 남자친구에게 빌린 초기비용 3000만원은 일찌감치 다 갚았다.
장씨가 졸업장을 받기도 전에 과감하게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대학시절부터 철저하게 준비했기 때문이다.
“개도 여러 종(種)이 있고 저마다 특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학교 수업만으로는 한계를 느꼈어요. 그래서 주말이면 김천에서 서울로 올라와 각 견종(犬種) 전문가에게 따로 수업을 받았어요. 또 인터넷을 뒤져 우리보다 애견문화가 발달한 일본의 최신 정보를 스크랩하고 새로운 미용 스타일을 연구하는 등 대학생활 내내 오로지 개에 대한 공부에만 집중했어요.”
경북 영주에 있는 경북전문대 뷰티케어과를 졸업한 권혜민(03학번)씨는 서울 강남차병원 피부과 피부관리실에서 환자들의 피부재생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뷰티케어를 전공으로 선택한 것은 직업 전망이 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피부관리사의 위상이 예전보다 높아진데다, 학교에서 현장 실기 중심으로 수업을 하니까 따로 기술을 습득할 필요 없이 졸업과 동시에 사회에 나가 배운 걸 바로 써먹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았어요.”
병원에 입사하기 전 권씨는 개인이 운영하는 피부관리실에 다닌 적이 있다. 그곳에선 4대 보험 가입이 불가능했고 보수도 적었다. 옮긴 직장에선 예전보다 월급도 25%쯤 많아졌고 퇴근시간도 이를 뿐 아니라 맡은 업무 이외의 잡무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권씨는 “적성을 살려 전문적인 일을 할 수 있고, 색소 침착이나 여드름 등 여러 문제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 피부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걸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나만의 노하우로 자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이 평생 가져도 후회하지 않을 직업”이라고 했다.
권씨의 대학동기생들은 현재 헤어, 메이크업, 네일아트, 피부미용 분야에 진출해 있다. 그 가운데 김오복씨는 해외 유명 헤어디자이너 아래서 연수하며 10년 넘게 미용사로 일하다 4년 전 고향인 영주로 내려와 헤어숍을 열고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방송통신대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그의 꿈은 강단에 서는 것.
“예전에는 헤어 관련 공부를 하고 싶어도 가르치는 대학이 없었는데, 요즘은 4년제 대학에도 학과가 생길 만큼 발전했습니다. 헤어 아티스트가 배출되는 등 시장이 성숙하고 비전이 밝아 이론 공부를 좀더 체계적으로 하고 싶어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미용 기능대회 심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김씨는 “숍 직원이 5명뿐이라 회사로 치면 아주 작은 규모지만, 꾸준히 배우지 않으면 이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