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는 모두 형평성을 악화시켰다. 혜택은 고소득층이 누렸고, 기업은 투자에 인색했다. 감세정책은 우리 실정에 적합하지 않다. 양극화·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한 복지재정수요의 급증, 잠재적 통일 재정수요와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면 증세정책을 펴야 한다. 다만 그 방법이 문제다.
감세 vs 증세 논쟁을 촉발시킨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연설.
그런데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대안을 탐색하고 최선의 대안을 선택하는 과정에는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이 개입되게 마련이다. 가치판단은 이념적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사실판단은 현상에 대한 분석이나 인과관계의 검증에 대한 것이기에 좀더 객관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연구대상 선정이나 연구방법 차이 때문에 인과성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 있지만 왜곡된 사실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
요즘 우려되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을 왜곡해 논의가 이뤄지는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한 주장과 사실관계의 언명은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심지어 학자들마저 이를 혼동하는 사례가 있어 걱정스럽다.
쓸 데는 많고, 들어올 데는 없고
양극화 문제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사회적 의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산업구조 및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노동시장의 양극화, 지역간의 양극화, 소득계층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를 동일 선상에서 논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소득계층의 양극화는 산업구조 및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노동시장 양극화의 결과로 나타나는 인과관계적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구조 및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또는 노동시장의 양극화 구조가 존속하는 한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성장의 과실(果實)이 소득계층의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관심의 초점과 접근방법은 달라야 한다.
소득계층의 양극화는 경제발전과 사회통합에 걸림돌이 되는데, 그 흐름이 최근 확대되는 추세다. 한 연구에 의하면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상위소득 10% 집단의 총소득은 32% 증가했다. 그러나 하위소득 10% 집단의 소득은 19% 감소했다. 상위소득 10% 집단은 근로소득(30%)과 사업소득(42%)이 모두 증가한 반면 하위소득 10% 집단은 근로소득(-38%)과 사업소득(-16%)이 모두 감소했다. 하위소득자일수록 소득이 감소하거나 증가폭이 낮아지고 상위소득자일수록 증가폭이 커지는 것이 소득의 양극화다.
최근 극심한 생활고를 비관해 모자(母子) 가족이 자살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소득 양극화와 허술한 사회 안전망의 실상을 보여준다. 느슨한 사회 안전망과 취약한 사회보장 탓에 빈곤율이 높아지고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지속적인 사회·경제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문제는 국가가 해결해야 할 영역이며, 조세 및 재정제도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
양극화 외에 새로운 재정수요가 급증하게 될 재정환경으로 저출산 및 고령화의 진전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 그 결과 고령화 관련 재정지출이 2004년 GDP 대비 4.95%에서 2050년에는 23.4%까지 증가할 것이다. 출산율도 세계 최저 수준이며, 저출산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
그외에도 성장 잠재력 확충, 통일비용 등 재정을 압박하는 재정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저성장과 맞물려 재정수입 기반을 크게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급증하는 재정수요와 한계에 부딪힌 세수(稅收) 증가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 것인지가 앞으로 재정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다. 재정구조 측면에서 전환기를 맞은 셈이다.
무지한 ‘작은 정부론’, 안이한 ‘큰 정부론’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는 이뤄졌다. 그러나 구체적 정책대안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 견해 차이는 종국에 가서 감세(減稅) 대 증세(增稅) 논쟁으로 이어진다. 이 논쟁은 결국 국가 대 시장, 큰 정부 대 작은 정부, 복지국가모델 등의 논의와 연계돼 있다.
국가와 시장의 역할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진보주의와 시장의 역할을 강조하는 보수주의 시각으로 구분된다. 이는 양극화의 해법에서도 차이를 드러낸다. 재정을 통한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측은 ‘조세개혁으로 형평성 강화 및 과세(課稅) 기반 확대→재원 확보→재정 지출을 통한 사회정책 강화→일자리 창출 및 내수 진작으로 양극화 해소 및 성장잠재력 강화’라는 해법을 제시한다. 이는 케인지안 시각에 바탕을 두고 성장과 분배의 선(先)순환 메커니즘을 강조한다.
반면 시장 중심주의자들은 ‘감세→재정긴축→시장경쟁 강화와 기업투자 활성화→격차 확대 및 불평등을 동반하는 성장촉진→시혜적 복지 확대를 통한 양극화 해소’라는 해법을 제시한다. 이는 공급 중시 경제학의 논리가 반영된 것이다.
여기서 어느 논리가 이론적으로 더 타당성을 갖는지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문제는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라는 재정환경을 고려할 때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이것은 큰 정부 대 작은 정부 논쟁과 관련이 있다. 일각에서는 광의의 정부 개념을 기초로 우리의 재정 규모를 보면 정부 규모가 선진국에 비해 크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재정통계기준(GFS)의 정부범위를 기준으로 할 때 우리의 재정 규모는 선진국과 비교해 결코 크지 않다. 재정 규모의 GDP 비중, 조세부담률, 공무원 수 등 각종 통계지표를 단순 비교해도 우리의 정부 규모는 작은 편에 속한다.
최근 조세연구원이 내놓은 ‘정부 규모에 대한 국제비교지수(ICGE) 분석 결과’를 봐도 우리 정부는 작은 정부에 해당한다. 일부에서 현 정부의 규모가 커서 재정지출을 축소해 작은 정부로 나아가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주장이다.
현금 지출보다 사회 서비스 확대로
일각에선 현재의 조세부담률이 선진국에 비해 낮고 재정 규모가 작다며 더 높이자고 주장한다. 이런 식의 주장은 너무 안이하다. 양극화의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중장기적 재정소요액의 추계, 조세 및 재정의 소득 재분배적 기능을 고려해 재정 규모의 확대 방안을 설계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복지 모델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복지 모델의 설계 방법은 재원 확보방식 등 재정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유럽의 복지 모델은 사회보장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독일과 프랑스의 ‘대륙형 모델’, 세금을 재원으로 하되 사회보장은 극빈자 축소 정도에 그치는 ‘영국형 모델’, 세금을 재원으로 하며 소득재분배 효과를 크게 한 ‘북유럽형 모델’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독일의 ‘베를린 폴리스’가 작성한 보고서는 사회 통합과 정의를 실현하는 데 ‘북유럽형 모델’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북유럽의 사회보장제도는 높은 소득세를 기반으로 소득이 재분배되고 아동복지 강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와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 양극화와 저출산 및 고령화 사회 진입이라는 복지환경의 도전에 직면한 우리나라로서는 복지제도의 기본 틀을 설계할 때 ‘북유럽형 모델’에서 참고할 점이 많다. 물론 ‘북유럽형 모델’을 그대로 따르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조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좀더 강화하고, 복지제도는 사회보험과 같은 현금 급여형 지출보다 사회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돌봄, 보육, 주거, 보건, 교육 등의 사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복지정책을 펼 수 있다. 이것이 분배와 성장을 선순환시키는 복지 모델이다.
그렇다면 조세 및 재정의 소득재분배 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정부지출 확대정책은 단기적 경제 안정화에 적합하며, 장기적인 경제 안정화를 위해서는 감세정책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정구조 패러다임 재정립할 때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재정지출 확대정책 효과가 감세정책 효과보다 크다는 몇몇 연구결과가 있다. 노무현 정부 들어 소득세율을 1%포인트 인하한 결과가 어떠했는가. 세수(稅收)는 1조5000억원이 줄었지만, 국내 소비는 미미하게 증가했고 해외 소비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감세 덕분에 증가한 고소득자의 소득이 국내 경기 진작에 별로 기여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법인세율을 2%포인트 인하한 경우도 2조3000억원의 세수가 감소했지만 기업의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기업의 투자 결정이 법인 세수 감소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형평성 기준으로 볼 때 감세는 소득재분배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데에 큰 이견이 없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의 세제개편 내용은 소득세율 인하와 소득세 공제율 및 세액공제 확대, 법인세율 인하와 법인세 임시투자세액 공제 확대, 에너지 특소세 및 교통세 인상, 그리고 재산보유과세 강화 등이다.
그런데 국회 예산정책처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소비세 인상, 소득세 인하, 법인세 인하는 모두 형평성을 악화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절반 정도만이 소득세를 납부하는 현실에서는 소득세율을 낮춰봐야 저소득층에게 돌아갈 혜택은 적다. 오히려 고소득층에게 그 혜택이 돌아갔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감세정책은 효율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우리 실정에 적합하지 않다. 오히려 감세로 세입기반이 약해져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한 복지재정수요의 급증, 잠재적 통일재정수요와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면 감세정책으로는 세수 부족을 보전하기 어렵다.
지금은 새로운 재정환경에 적합한 재정구조의 패러다임을 재정립할 단계다. 현재의 재정구조는 개발연대 시절의 재정구조와 별반 차이가 없다. 앞으로의 재정구조는 한국형 복지국가 모델을 반영한 사회통합과 지식기반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 예산, 발생주의 회계, 통합재정정보 시스템과 같은 재정정보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형 복지 모델을 재정 구조에 반영하려면 재정 배분구조를 다시 조정하고 추가 수입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제도가 잘 정비된 선진국의 재정구조에서는 복지 지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경제개발비 및 국방비와 복지비의 상쇄 관계를 고려한 재정 배분구조를 모색해야 한다. 추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 발행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증세를 통한 재정의 확대로 가야 한다. 양극화 및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복지재정수요와 세수입 간의 괴리가 갈수록 확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소득세제 개편 외면한 정부
최근 양극화 해소와 관련한 재원 마련 대책을 추진하는 주체는 정부와 정치권 두 군데다. 정부 쪽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산하에 조세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조세제도 개혁 작업을 추진 중이며, 실무 책임은 재경부가 맡고 있다. 정부안(案)은 양극화 해소 대책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중장기 조세제도 개혁에 역점을 두고 있다. 조세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방안을 마련 중인데 기본원칙은 ‘넓은 세원과 낮은 세율’이다.
그런데 용역보고서가 조세개혁특위에 보고된 바도 없고, 추후 보고될 내용도 공청회를 거쳐 결정하기로 되어 있어 정부의 개혁안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단편적인 조세개편안이 언론에 보도되고, 또한 아직 완성되지 않은 용역보고서가 일부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혼란이 가중됐다.
정치권에선 여당은 증세법안을, 야당은 감세법안을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한 상태다. 여당과 민주노동당에서 발의한 법안은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의 과세구간 조정 및 세율 인상을 통한 증세가 골자를 이룬다. 반면 야당의 법안은 법인세법의 세율 인하와 소득세법의 세액공제 및 소득공제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조세제도를 개혁하는 데는 몇 가지 기준이 고려돼야 한다. 경제적 효율성, 과세의 수평·수직적 형평성, 정치적 실현 가능성, 도입 시기 등이다. 이러한 기준 중에서도 양극화 해소 방안과 관련된 증세안에선 수직적 형평성이 가장 중요하다. 조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미흡한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형 복지 모델을 염두에 둘 때, 소득재분배 기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조세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사실 조세제도 개혁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 정치권은 되도록 정치적 부담이 덜한 정책을 선택하려 한다. 증세보다는 감세를, 증세를 하더라도 소득세 인상보다는 간접세 인상을 선호한다. 그러나 재정구조와 복지제도의 틀을 새로이 구축해야 하는 시점에서 좀더 과감한 정책대안을 개발해 국민을 설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해 독일 총선에서 증세 정책을 놓고 정당간에 논쟁을 하고 이를 득표 전략으로 연계한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조세제도 개혁과 관련, 기본방향에 대해 몇 가지만 논의해보자. 여기에서 기본 방향은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세원을 확대’하는 것이다.
봉급생활자 지지 얻어내려면
첫째, 증세를 위한 정책대안은 재정지출 및 다양한 증세 대안의 정책조합(policy mix) 형태로 설계돼야 한다. 필요한 재정지출의 소요액 추계, 재정지출구조의 재조정, 조세 감면제도 및 세원 확대, 그리고 세율 인상 등이 연계된 상태에서 정책을 조합해야 한다. 또 시행 시기를 단계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조세제도를 개혁할 때 집권 정당의 정책이념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소득세제 개편은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정책과제다. 우리나라의 소득세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 극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상위소득자의 소득 증가폭이 큰 상태에서 이들에 대한 추가적 세 부담은 조세정의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정치권에서 최고 과세구간을 신설하려고 하는데, 이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 들어 인하된 소득세율은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원상 복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치권과 달리 정부에서는 이러한 소득세제 개편 논의가 없다는 점이 유감이다.
셋째, 완전히 정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고소득 자영업자와 전문직의 소득 파악률을 높여야 한다. ‘유리 지갑’인 봉급생활자가 가장 큰 불만을 토로하는 부분은 고소득 자영업자와 비교한 수평적 불공평성이다. 소득세제 개편 성공의 열쇠는 불만을 토로한 봉급생활자의 정치적 지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째, 다양한 공제제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과세자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 이는 과세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바람직하다. 정부는 세금이 면제되는 소득 기준을 그대로 두는 방법으로 과세자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치적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적절하다. 또 부가가치세의 경우 충격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면세 대상과 간이 과세자의 수를 축소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세원은 넓게’의 측면에서 좋다.
다섯째, 조세감면제도는 특정한 정책목적을 위해 도입하는 제도로서 수혜집단이 분명하게 구분된다. 그런데 비용을 부담하거나 혜택이 폐지되는 집단이 집중되면 분산된 경우보다 정책집행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조세감면을 축소 또는 폐지하기 위해 이해집단을 설득할 논리적 근거가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 현행 일몰규정의 실효성을 높이고 조세지출예산제도를 도입해 정기적 통제를 강화하는 것도 조세감면을 축소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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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미래의 살맛나는 한국사회를 그리면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틀을 설계해야 한다.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선진국이 이렇게 가니까 우리도 따라가자’는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실제 선진국도 일정한 방향으로 조세개혁을 추진한 것은 아니다. 각 나라의 특성에 맞는 제도를 설계했을 뿐이다. 국민이 모두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 나눔의 정신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조세 및 재정제도의 설계가 필요하다. 지금 우린 이해득실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