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제진카 수용소의 철조망.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시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2006년 초겨울, 10년 만에 찾은 크라쿠프 역은 이전과는 전혀 달라보였다. 역 주변을 새로 정비한 까닭에 유대인을 강제수용소로 이주시키던 당시의 음산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역사(驛舍)에서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지하통로에 늘어선 헌책방이 옛날 분위기를 조금 느끼게 할 뿐이다.
그러나 역을 제외한 다른 거리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도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중앙시장 광장, 바벨 성, 유대인이 거주하던 카지미에슈 지역까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1038년 이후 바르샤바로 천도할 때까지 558년 동안 폴란드 수도로 발전을 거듭했던 크라쿠프의 구 도심은 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유서 깊은 곳이다.

아우슈비츠 박물관을 방문한 청소년들이 수용소에서 죽은 사람들의 사진을 둘러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