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63년 인천 출생<br>● 서울대 의대 졸업<br>● 現 성균관대 의대 비뇨기과학교실 교수,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의사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의사 이규성(李圭晟·45) 박사는 “남성이 음경 확대술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여성이 은근히 원하기 때문이 아니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절대 그렇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 박사는 “비뇨기계 일부 시술이 비전문가의 손에 맡겨지고 있다”면서 그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인터뷰에 앞서 그는 “흔히 ‘비뇨기과’ 하면 남성이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상담소쯤으로 생각한다”면서 비뇨기과에서 다루는 질환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비뇨기과에서 다루는 질병은 광범위하다. 조루·발기부전을 치료하는 남성의학 분야, 신장·콩팥·전립샘·요도에 생기는 각종 염증과 암을 치료하는 분야, 배뇨장애, 신장과 요도에 생기는 결석, 요실금으로 대표되는 여성비뇨기 질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2004년 ‘동아일보’가 전국 17개 대학병원 내과교수 55명을 설문조사해 선정한 베스트 닥터 11명에 포함된 바 있는 이 박사는 여성 비뇨기 계통과 배뇨장애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사로 매년 요실금 수술을 300회 이상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요실금 클리닉을 개설해 바이오피드백, 전기자극을 이용한 골반 근육 운동법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무면허업자 시술 폐해 심각
그는 “최근 의료환경이 열악해지면서 각종 질환을 치료하는 데 과(科)의 구분이 없어진 것이 시술을 남발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내과에서 주로 해오던 비만치료가 요즘엔 모든 과에서 취급하는 공통 아이템이 된 것처럼 비뇨기과가 아닌 산부인과에서 요실금 수술을 하고, 무면허업자가 남성 성기 확대시술을 하고 있어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한다.
이 박사는 “시술이 잘못됐거나 시술 후 부작용이 생겨도 비뇨기과 환자는 쉬쉬하는 경향이 있어 그 실태가 드러나지 않을 뿐”이라고 했다. 종합병원 문턱을 넘을 지경이 되면 사태가 심각하다고 봐야 한다. 요실금 수술이 잘못되어 소변을 아예 못 보거나, 불법적으로 음경확대술을 받은 후 부작용으로 성기가 썩어 들어갈 즈음 비뇨기과를 찾기 때문이다. ‘비뇨기과 환자=국민 수준’이라는 말이 있다. 다수의 비뇨기과 의사는 요즘의 성(性)문화를 이렇게 요약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속 좁은(?) 여자가 질 좋은 여자’라고 했어요. 요즘은 ‘넓은 속(?) 꽉꽉 채워주는 남자가 최고’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성생활 주도권이 확 바뀐 거죠. 예전에는 여성이 속을 좁게 하기 위해 ‘이쁜이 수술(질축소술)’을 했잖아요. 요즘은 남성이 여성에게 맞춰야 하기 때문에 성기를 확대하고 싶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