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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권력 엘리트 3인 인사의 속뜻

‘혁명 3세대’ 전면등장 임박, 그러나 ‘본격 교체’ 분석은 섣불러

  •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 kdlee011@nate.com

북한 권력 엘리트 3인 인사의 속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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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자리는 임동옥이 사망함에 따라 장기간 비어 있다가 이번에 김양건이 임명되면서 공석을 채우게 됐다. 이로써 북한의 대남라인이 새롭게 정비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있으나, 북한의 대남사업 부문에는 수십년간 경험을 축적해온 북한의 베테랑 대남일꾼들이 버티고 있으므로 대대적인 인물 교체 같은 정비 조치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번 김양건의 통일전선부장 기용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한층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는 설득력이 있다. 과거의 사례를 살펴보면 외교·국제 부문에 종사하던 인물이 대남사업 부문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시점에서는 공통적으로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양상을 띠었다. 예컨대 1970년대 초반 남북조절위원회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7·4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될 즈음에는 허담 외무상이 대남사업을 책임지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았다. 1990년대 초반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리고 남북한기본합의서가 체결될 즈음에는 김용순 노동당 국제부장이 통일전선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김양건의 통일전선부장 기용도 다가오는 남북관계 업무의 수요증가에 대비해 김정일 위원장이 내린 ‘능력을 고려한 인사조치’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3개 요직에 대한 인사를 ‘세대교체’ 등 특정한 키워드로 꿰어 맞추려는 시도는 적절치 않다. 다만 이들 인사가 4월 한 달 사이에 진행된 이유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총참모장직 인사는 전임자인 김영춘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직으로 옮기다보니 이를 관장하는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되는 4월에 단행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내각 총리직 인사 역시 미진한 실적으로 인한 경질의 의미가 크다면 최고인민회의 일정을 고려했을 수밖에 없다. 통일전선부장직 인사가 ‘곧 늘어날 업무수요’를 의식한 것이라면, 특히 매년 3~4월이 남북관계 업무의 수요가 비등하는 시기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3세대 등장’, 권력 갈등의 서곡

이번 인사를 세대교체로 볼 수 있는지 와는 별개로, 세월의 흐름과 함께 세대교체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북한의 핵심 권력 엘리트들이 모두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바야흐로 북한에도 세대교체의 물결이 본격적으로 밀어닥칠 것이다. 북한은 내각을 위주로 젊은 세대를 등용하는 등 일부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당과 군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2006년 1월 김정일 위원장은 “이제는 사회생활 전반에서 사람들의 학력을 중시해야 한다”며 “간부는 지식이 있어야 발언권이 서고 제 구실을 할 수 있고 공부를 하지 않아 지식이 없는 간부는 발언권이 설 수 없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간부의 등용에서 전문성과 능력을 중시할 것임을 역설한 것이다.



북한 권력 엘리트 3인 인사의 속뜻
이기동

1965년 충남 서산 출생

건국대 정외과 졸업, 동 대학원 정치학 박사

통일연구원 책임연구원, 통일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역임

現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

논문 : ‘김정일 현지지도에 관한 계량분석’ ‘신사고, 선군정치, 그리고 정책변화’ 외


앞으로 전개될 세대교체 흐름의 확산은 기득권과 이해관계를 둘러싼 권력 엘리트 구조의 변화를 불가피하게 수반한다. 지금까지 북한의 권력 엘리트 구조는 혁명 1세대가 2세대의 후견그룹 역할을 수행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돼왔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이 2세대에서 3세대로의 교체 시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북한 스스로도 우려하고 있듯 북한의 3세대는 식민지와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여서 혁명사상과 혁명역사에 대한 의식의 뿌리가 약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혁명 3세대가 권력의 전면에 등장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2세대와 3세대 간의 갈등이나 3세대 내부의 대립이 존재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어쩌면 이번 인사가 큰 무리 없이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2세대 내부 인사’의 마지막 사례로 남을 수도 있다. 이처럼 세대의 문제는 후계 문제와 맞물려 권력의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계속해서 김정일 위원장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중대 사안임에 틀림없다.

신동아 200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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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 kdlee01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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