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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에 에워싸인 날에

  • 일러스트·박진영

신록에 에워싸인 날에

신록에 에워싸인 날에
신록에 에워싸인 정원수가

어느 공원 놀이터 거기

색깔과 향기 두르고

뜬 해가 하 정답게

울적한 심회 풀어볼까



손을 내미는 날에

나는 험하게 말을 잃고 살런가

주체 못할 한나절

마음만 열었다 닫았다

귀멀고 눈멀게

멀리 떠난 친구 그림자

어쩌자고 여기 남아

사는 맛 멀어지게 할까

친구의 정 없으면

적막강산인데

내 말할 사람 잃고

말을 잃고 뿌럼히 벤치에 앉아

멀리 빈 하늘을 본다

다시 나무와 대화를 하는데

만남과 이별은 돌고 돌지만

“인생은 혼자인 거야

자기와의 싸움인걸”

하는 소리 내려

정원수에게 묻노니

신록과 향기 가득한데

그대만이 꽃이 없는가

신록에 에워싸인 날에
백영화

1936년 경북 포항 출생

경북대 법대 졸업

전 포항여중, 해양고 국어교사

자유기고가




신동아 2007년 7월호

일러스트·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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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에 에워싸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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