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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안기부’, 박근혜 약혼설과 재산 의혹 수사했다

박근혜 성북동 자택·영남대 병원 건축 미스터리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전두환 안기부’, 박근혜 약혼설과 재산 의혹 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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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안기부’, 박근혜 약혼설과 재산 의혹 수사했다

신기수 전 경남기업 회장.

▼ 기사가 나온 후 여당 관계자는 신 회장을 조사한 안기부 보고서를 제시했다. 거기에는 지난번 신 회장의 증언과는 다른 내용이 들어 있었다(문건 내용을 설명해줌).

“안기부 보고서라고 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 내가 안기부에서 조사를 받은 기간은 3일인가 그랬다. 아니, 그것도 안 되는 짧은 기간이었다. 내 자필 사인이 없는 기록은 인정할 수 없다.”

▼ 안기부에서 조사를 받긴 받은 듯한데 언제 조사를 받았나.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기자가 ‘공식적으로 1984년 6월에 경남기업 대표에서 물러난 것으로 되어 있다’고 하자) 그 직전이었다. 어느 날 새벽 4시쯤 안기부 직원들이 집으로 들이닥치더니 나를 남산으로 끌고 갔다. 그들은 방안에 있던 서류들도 다 가지고 갔다. 조사실에 하루 종일 혼자 있게 해 진을 빼놓고는 백지를 주며 진술서를 쓰게 했다. 당시 안기부장은 노신영씨였고, 감찰실장은 최모라는 사람이었다. 나는 이때말고는 안기부는커녕 경찰서에도 한 번 간 일이 없다.”

▼ 어떤 내용을 조사받았나.



“안기부 측은 내가 정치권에 정치자금을 줬는지를 물었다. 그리고 여자관계에 대해 물었다. 당시 근무했던 안기부 직원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 누구에게 정치자금을 줬다는 것인가. 여당인가, 야당인가.

“나는 정치권에 돈을 준 적이 없다. 그래서 그렇게 진술했다.”

▼ 안기부에서 신 회장이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싶어한 정치인이 누구였나. 당시 여권 실력자 중 한 명이었나.

“모르겠다. 23년이나 지난 지금 이야기해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당시 정치부 기자를 했던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그 시기 전두환 대통령 주변의 젊은 실력자들 사이에 알력이 많았다. 물론 그것 때문에 내가 당했다는 건 아니다. 솔직히 나는 지금도 그들이 나를 조사한 이유를 모른다.”

▼ 신 회장이 안기부 조사를 받은 직후 경남기업은 대우로 넘어갔다. 이에 대해 당시 경제관료였던 인사는 경남기업의 부실이 너무 컸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그건 말이 안 된다. 당시 건설회사치고 경남기업 정도의 부채가 없는 회사는 거의 없었다. 내가 망한 이유를 모르겠다. 정치적 이유가 있었을 거란 추측밖에는.”

박근혜와의 4가지 접점

최근 한나라당 경선후보 검증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최태민 목사’ 관련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구국봉사단 회장이던 최태민 목사는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건의로 1978년 박정희 대통령이 친국(親鞫)을 한 후에 명예총재로 물러나 앉았고, 박근혜 대표가 총재에 취임했다.

최태민 목사가 구국봉사단을 활용해 기업 등을 상대로 여러 부정행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최 목사를 적극 두둔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6월14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천벌을 받으려면 무슨 짓을 못 하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분은 저에게는 고마운 분이다. 그분이 횡령을 했느니 사기를 했느니 하는 얘기가 있는데 실체가 없는 얘기다. 횡령을 당했다는 사람도 없고 사기당한 사람도 없어 법원에서도 문제가 없는데 그런 소리 나오는 게 네거티브다. 천벌을 받으려면 무슨 짓을 못 하느냐는 말도 있는데… 중요한 것은 실체다.”

그런데 신기수씨는 1970년대 말 구국봉사단 운영위원이었다. 또한 박근혜 대표가 영남대학교 재단인 ‘영남학원’ 이사장에 취임할 때 그도 영남학원 이사가 됐다. 백원우 열린우리당 의원에 따르면 신씨는 박근혜가 이사장으로 있던 육영재단과 정수장학회의 이사도 역임한 것으로 돼 있다. 백 의원의 비서관은 “관련 재단의 자료들을 일일이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르면 신기수씨는 전두환의 지시로 박근혜 전 대표의 성북동 집을 지어주기 이전부터 박 전 대표와 인연(구국봉사단 운영위원)이 있었던 것이다. 또한 두 사람은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온 관계였다. ‘박근혜가 있던 곳엔 신기수도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구국봉사단-영남대-육영재단-정수장학회).

이에 대해 신씨는 “이상하게 볼 일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신의를 중시한다. 그래서 한번 믿은 사람을 잘 내치지 않는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에도 단순히 신의만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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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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