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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운의 지중해 편지

모로코 탕헤르

카페 하파에서 맛보는 바다 한 모금

모로코 탕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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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탕헤르

히잡과 전통의상 차림의 모로코 여인들이 아랍어와 불어가 함께 쓰인 상점 앞을 지나고 있다.(좌) 퐁둑 쉐라에는 아직도 수공업으로 직물을 만드는 공장들이 있다.(우)

모로코 탕헤르

양떼가 시내 한복판을 가로질러 가고 있다.(좌) 시장 골목에서 견과류와 과자를 파는 청년은 카메라를 들이대자 멋진 포즈를 취했다.(우)

아프리카와 유럽 잇는 무역항

모로코의 전통음료인 박하차 한 잔과 빵을 먹고 카페를 나선다. 저 멀리 지중해를 접한 항구가 보이는 작은 광장에 대포 몇 문이 서 있다. 왕가의 문양인 듯한 조각과 용 같은 동물 조각이 여기저기 새겨져 있어 호기심 어린 마음에 가까이 가본다. 포신 옆에는 서기 1200년대의 것임을 알려주는 숫자들이 보인다.

모로코를 포함해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세력인 무어인들은 서기 711년부터 1492년까지 800년 가까이 스페인이 있는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했다. 이 대포는 그 지배기의 후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711년 아랍부족과 베르베르족이 이베리아를 침공하기 위해 출항한 곳이 바로 탕헤르다. 지리적으로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지척에 스페인이 위치해 탕헤르는 예로부터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중요한 무역항이었다. 그래서 여러 세력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고대에는 여느 지중해 항구도시와 마찬가지로 페니키아, 로마의 수중에 있다가 15세기말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 반도에서 물러난 뒤에는 스페인,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다. 그 후 영국이 통치하는가 하면 모로코 국왕이 이들을 몰아내고 다스렸고, 20세기 초에는 국제기구의 관할 아래 있기도 했다. 이제는 녹이 슬고 여기저기 색이 바랜 큰 대포가 그 질곡의 역사를 묵묵히 보여주는 듯하다.

항구를 떠나 가까운 구시가지인 메디나로 향한다. 가는 길에 여러 가지 이색적인 풍광을 많이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시내 한가운데로 양떼가 걸어가는 광경이 인상 깊었다. 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 몰고 가는 모양인데, 인구가 60만 정도로 꽤 큰 도시인 탕헤르에서 이런 장면을 본다는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다.

프랑스광장 근처 퐁둑 쉐라의 위층에는 모로코에서 발달한 수공예 면직물을 직접 만드는 공장이 밀집해 있다. 실을 뽑고 큰 베틀로 베를 짜는 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도 있다. 아래층 상점에선 직물들을 팔고 있으니 한번 둘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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