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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철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부산~목포 남해안에 제2 수도권 건설”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최상철 국가균형발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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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간사이 경제권이 모델”

▼ 이 사업의 이름을 ‘선벨트’로 정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선벨트는 해안가의 일조량이 풍부한 지대를 일컫는 말로, 스노벨트(Snow Belt)의 반대 개념이에요. 미국에선 북쪽의 대도시, 즉 스노벨트에서 플로리다 등 남쪽 도시로 인구가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노인 인구, 연금수혜 인구가 증가하면 자연히 기후가 온화하고 휴양시설이 잘 갖춰진 선벨트가 각광을 받는 거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도 은퇴 후 수도권을 떠나 집값이나 물가가 훨씬 싼 남해안의 도시에서 여생을 보내려는 인구가 늘어날 겁니다. 아름다운 청정해안을 낀 선벨트의 도시는 발전 가능성이 커요. 특히 수도권 수준의 의료, 교육, 문화 분야 인프라 구축이 시급합니다.”

▼ 다른 나라에도 제2 수도권 육성 성공사례가 있습니까.

“수도권 1극체제를 넘어서야 국민소득 3만, 4만달러 시대가 올 수 있어요. 세계는 국가 단위보다는 지역과 지역이 직접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는 체계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수도권인 도쿄권이 세계 3위 경제권인데 오사카 간사이권이 세계 7위 경제권으로 성장했습니다. 2003년 국토형성법을 제정, 47개 전국 행정구역을 8개 광역권으로 나눠 각 광역권이 도쿄권에 필적하는 경제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중국에선 마오쩌둥이 전국을 고루 발전시켜야 한다는 이른바 균형발전정책을 폈지만 덩샤오핑은 발전 잠재력이 큰 지역부터 먼저 고도성장시키는 전략을 썼어요. 그 결과 베이징권, 상하이권, 홍콩권, 충칭권 등 4개의 세계적 경제권역이 형성된 거죠. 프랑스는 92개 전국 행정구역을 6개 권역으로 통합하려 합니다. 특히 우리처럼 수도(파리) 집중현상이 심한 프랑스는 지중해에 인접한 남부지방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파리에 있는 국책연구기관 대부분을 남부로 이전하고 있죠.”



▼ 선벨트 사업이 실효를 거두려면 교통 인프라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가령 수도권의 공항-도로-지하철-전철 인프라에 비하면 현재의 남해안 지역 교통망은 미흡한 실정입니다.

“이 지역의 교통 문제는 심각합니다. 마산~창원~부산은 도시가 불어나기 시작했어요. 차는 자주 밀리고 지하철-전철 노선도 제대로 이어져 있지 않아요. 출퇴근하기 힘들죠. 교통 인프라가 아직은 상당히 부족한 편이에요.”

호랑이와 토끼들

▼ 선벨트 사업에는 동남권 신공항 및 남해안 고속철도 건설이 포함돼 있는데요.

“동남권 신공항은 부산, 경남, 울산 및 대구, 경북, 충청에 거주하는 국민이 이용할 수 있어요. 공항 이용자 규모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요. 인천국제공항에 필적하는 다양한 국제선 노선이 들어와 해당 지역을 전세계로 연결시켜야 해요. 최적의 입지를 선정해 빨리 준공될 수 있도록 우리도 노력하겠습니다. 현재의 김해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한 강서 지역에서 부산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남해안 선벨트가 제대로 갖춰지려면 광역교통망이 확실하게 갖춰져야 해요. 도로망도 더 필요하고 고속철도 대안이 될 수 있겠죠. 부산-목포 간 남해안 고속철도 사업은 수요(1200만)면에서 현재 건설 중인 호남고속철(800만)보다 낫습니다. 경제성이 없다고는 볼 수 없겠죠. 호남 고속철도에 이어 남해안 고속철도가 운영된다면 전체 인구의 90%가 고속철도 노선에 접근할 수 있게 돼요.”

최 위원장은 “남해안 선벨트 사업이 향후 국정 우선순위에서 어느 위치에 놓여야 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이 사업은 가장 중요한 국정 어젠다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며 앞으로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각 지방을 동시다발적으로 균형개발해 지방이 모두 토끼가 되어선 안 됩니다. 이러면 수도권이라는 호랑이를 따라잡을 수 없죠. 수도권을 잡으려면 남해안을 호랑이로 키워야 해요. 국토의 2극체제를 만들기 위해선 한 곳이라도 힘센 비수도권 지역경제권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는 “세계적 해양관광 거점, 동아시아 물류 허브, 세계 수준의 의료-휴양 서비스, 신성장산업 육성, 최고수준의 교육시설, 친환경 저밀도 도시 환경, 충분한 교통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방향으로 관계부처에서 선벨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경북의 불만

정부 및 지자체 자료에 따르면 ‘남해안 선벨트’ 조성에는 80조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래서 한정된 국가 재원이 특정 지역에만 집중 배분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수도권-남해안 2극체제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대구, 경북, 대전, 충남, 충북, 광주, 전북, 강원, 제주 등 이른바 ‘비(非)수도권, 비(非)남해안 지방’은 ‘토끼’들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자칫 ‘수도권 대 비수도권’ 갈등이 ‘지방 대 지방’ 갈등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는 것.

대경권(대구·경북)에선 특히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 “새만금 경제자유기지, 행정복합도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J프로젝트, 엑스포, 남해안 선벨트 등 비수도권 대형 국책사업은 모두 대구경북을 비켜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이런 현상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선거 때마다 압도적으로 지지해주니까 아예 대놓고 ‘집토끼’ 취급하면서 신경도 안 쓴다”는 불만과 소외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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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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