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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MB경제팀 아마추어리즘 비판’

“상상력 부족한 강만수 장관, 70년대식 정책으론 경제 못 살려”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MB경제팀 아마추어리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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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적으로 경제를 살리려면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경제정책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냉정해져야 됩니다.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해요. 밖으로 눈을 돌리면 중국 중동 동남아 유럽 미국 어느 곳 하나 경제 전망이 좋은 곳이 없습니다. 이 말은 우리의 수출 신장 능력이 한계에 봉착해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국내 수요도 좋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우리 경제의 체질을 어떻게 강화할 것이냐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국제경기가 다시 좋아지면 거기에 맞춰 나아갈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의 경제정책은 정부가 억지로 밀어붙인다고 먹혀들지 않습니다. 관료들이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1인당 GNP가 1100달러였던 1970년에 펴던 경제정책과 2만달러에 도달한 지금의 경제정책은 근본적으로 달라야 합니다.”

▼ 경제정책이 어떻게 달라야 한다는 겁니까.

“과거에는 정부가 경제정책을 밀어붙이면 그게 다 성장의 효과로 나타났습니다. 대기업들도 투자만 하면 자기네 경제영역이 커지고, 수익이 늘어나니 투자를 많이 했지요. 지금은 기업들이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생겼습니다. 현 정부는 시장원리를 중시하는데, 시장원리라는 게 뭡니까? 투자 측면에서 보면, 기업이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투자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규제완화를 절대가치처럼 얘기하는데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분야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즉 기업이 규제가 많아서 투자를 안 해왔다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정부가 ‘기업 프렌들리’하다고 투자할까요? 이제까지 ‘기업 프렌들리’하지 않은 정부가 있었나요? 경제성장을 제대로 하려면 첫째, 투자가 늘어나야 하는데 정부가 뜻하는 대로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기업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 대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투자 대상을 만들려면 기술을 발전시켜 신상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기술 발달은 더디고, 국제경기도 나빠지면서 수출도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또 국내 소비도 줄어들고 있으니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경제정책 행동반경 좁다”



▼ 그렇다면 현 단계에서 정부가 명심해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먼저 성장률에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과거에는 우리 경제가 10% 넘게 성장하던 시기가 있었지요. 그런데 요즘 거론되는 잠재성장률 4.5~ 5%면 우리 경제가 크게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성장률에 집착하면 그것이 바로 부작용을 만듭니다. 그러니까 정상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교육 기술 인구정책 같은 기본적인 부문들을 굳건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반짝 효과’를 노리는 정책을 생각해선 안 됩니다.”

▼ 과거에 경제가 풀리지 않아 답답할 때 반짝 효과를 노리고 시행한 정책들은 어떤 것입니까.

“특히 대부분의 정부에서 부동산시장을 꿈틀거리게 해서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을 써왔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볏짚 태우듯이 일시적으로 타오르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또 다른 부작용을 낳습니다. 투기꾼들이 몰려서 그것을 진압하느라고 쓸데없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발언이나,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대운하 재추진 발언 같은 것도 부적절하다고 보십니까.

“1980년대에도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정책관료들이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끄집어내곤 했습니다. 예컨대 경기가 나빠지면 자금 수요가 없으니까 자연적으로 금리가 내려갑니다. 경제학 이론상으로도 금리가 떨어지면 제일 무난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주택투자라고 합니다. 그러니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건축경기 활성화를 내세우는 겁니다. 문제는 건축경기 활성화는 항상 투기를 수반한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그런 짓은 다시는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부동산을 통한 경기부양책은 장기적으로 보면 효력도 없습니다. 우리가 성숙한 경제에 진입해 있다는 전제하에 정책을 시행했으면 좋겠습니다.”

▼ 정부는 9월10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2차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열고 전국을 7개 광역경제권 중심으로 개발하기 위해 5년간 50조원을 투입해 새만금 개발, 호남고속철 착공 등 30개 사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주로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이 많습니다. 경제적 타당성이 불투명한 내용이 많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의미는 무엇인지요.

“우리 경제는 물류비용이 일본, 미국 등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에 있습니다. 현재 우리 기업들의 물류비용은 매출액의 약 11%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물류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앞으로 5년간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재정조달에서 민자동원이라고 하는 발상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인천공항철도, 인천공항고속도로 등)으로 볼 때 정부의 채권 발행을 통한 재정조달이 비용 측면에서 휠씬 경제적이라는 것을 정부가 재인식했으면 합니다. 민자 동원은 해당기업의 수익을 일정수준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채권발행을 통해 투자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들어갑니다.”

▼ 위에서 말씀하신 ‘성숙한 경제’라는 의미는 무엇이며, 어떤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는 것인지요.

“인구 5000만에 1인당 GNP가 2만 달러대라면 세계적으로 10위권 안에 드는 성숙한 경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책도 그 수준에 맞게 해야 합니다. 이런 사회에선 정부가 경제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행동반경이 그리 넓지 않습니다. 특히나 우리 경제가 국제 경제상황에 영향을 받아서 원유값이나 원자재값이 크게 올라가면 제아무리 좋은 경제정책도 효과가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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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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