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배병수 살해사건’ 추적했던 ‘독종 기자’의 단상(斷想)

범인의 살해 동기는 ‘다른 여자’ 였다는데 그녀는 ‘내게 그 이상 묻지 않으면 좋겠다’고…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배병수 살해사건’ 추적했던 ‘독종 기자’의 단상(斷想)

2/2
▼ 자신만의 이미지라면?

“편안한 것, 그리고 꾸밈없는 것이 아닐까.”

▼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신과 가장 닮은 배역을 꼽는다면?

“드라마 ‘질투’의 하경 역이다. 슬퍼도 잘 울지 않고 오히려 웃을 수 있다. 또 몹시 급한 성격이다. 혈액형이 B형이라 그런지 변덕이 심하다.”

▼ 대중의 스타는 인기에 살고 죽는데 부담스럽거나 불안하지는 않은가.



“인기를 무시하는 연기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너무 집착하면 더 소중한 것을 놓친다. 많은 연예인이 쉽게 사랑받다가 쉽게 잊혀져 간다. 나는 그동안 여한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인기란 건 결국 세월의 흔적과 함께 자연스레 흘러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배 선생님이나 나나 다혈질”

기자는 자객이다. 최씨의 해맑은 미소는 내 가슴속 비수를 무디게 했다. 내키지 않았지만, 최씨가 배병수 살해사건으로 법정에 선 일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그것 때문에 만났고.

▼ 법정에서 전씨(배병수 살해범)를 위해 탄원서를 낼 용의가 있다고 말했나.

“그런 말 안했다. 다만 판사가 ‘전OO이 형을 무겁게 받으면 좋겠는가, 가볍게 받으면 좋겠는가’ 묻기에 ‘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머뭇거리다가 ‘가볍게 받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을 뿐이다.”

▼ 전씨가 왜 그런 짓을 했다고 생각하나.

“나이가 어리고 집안환경이 불우해 생각이 모자랐던 것으로 이해한다.”

▼ 배씨가 죽은 뒤 그에 대해 좋지 않은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매니저란 쉽게 말해 욕먹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악역을 맡는 것이다. 내게 그 이상 묻지 않으면 좋겠다.”

▼ 법정에서 배씨와의 결별에 대해 “사적인 일로 싸웠다”고 증언한 걸로 알고 있다.

“배 선생님이나 나나 다혈질이다. 한 번 틀어지면 다시는 안 볼 것같이 싸우곤 했다. 그러다가도 금방 화해하곤 했는데, 그때는 그렇게 돼 버렸다. 독립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그때 그것이 겹쳐서 헤어진 것이다.”

그의 얼굴 한구석에 쓸쓸한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하지만 그는 여전사처럼 씩씩해보였다. 삶의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것 같은.

‘독종기자’라는 소리를 듣던 나였지만, 옥중의 전씨한테서 들은 얘기를 차마 최씨에게 물어보지 못했다. 그에게나 배씨에게나 명예스럽지 못한 불미스러운 소문인데다 전씨의 얘기도 전언(傳言)에 지나지 않았기에.

다만 최씨에게 찰거머리처럼 붙어 다니던 또 다른 소문에 대해서는 내 나름의 생각을 밝히고 싶다. 수사기관이 발표한 전씨의 살해동기는 배씨에게 당한 인격적 모욕이었다. 그러나 구치소 접견실에서 전씨가 내게 ‘고백’한 중요한 살해 동기는 여자와 관련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여성은 항간의 소문과는 달리 최씨가 아니었다. 전씨와 ‘특별한 관계’가 있는 제3의 여성이었다. 사건 초기 불안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면서 전씨가 밝힌 ‘진실’은 그랬다. 여기까지만. ‘하늘 호수’로 떠난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음해성 소문이 더는 나돌지 않기를 바라면서.

신동아 2008년 11월호

2/2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목록 닫기

‘배병수 살해사건’ 추적했던 ‘독종 기자’의 단상(斷想)

댓글 창 닫기

2021/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