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 슬래그로 ‘바다의 사막화’ 막는다
- 세계 최대의 발전용 연료전지 공장 준공 개가
- 세계 최고의 에너지 효율 달성한 비결
- 탄소정보 공개 프로젝트에서도 리더 기업 선정
- 기후 변화 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이제 전 인류의 과제가 됐다. 이에 따라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온실가스 이산화탄소(CO₂)를 감축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포스코를 필두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끄는 세계 최고의 기업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2007년 5월 준공한 연산 150만t 규모의 파이넥스 공장. 2007년 11월19일 정준양 포스코 사장(왼쪽)과 이은 당시 해양수산부 차관이 ‘기후변화 대응 온실가스 저감 기술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작은사진).
올 6월 광양제철소에 설치한 1㎿급 태양광 발전 설비.
해중림은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와 영양염 등을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해 지구환경을 개선할 뿐 아니라 어·패류의 산란장, 보육장, 서식장 및 은신처 구실을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수 온도의 상승, 성게 등 해조류를 먹는 생물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이용가치가 없는 무절석회조류(無節石灰藻類)가 대량으로 번식하고 유용한 해조류 군락이 소멸되는 갯녹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갯녹음 현상은 지금까지 주로 동해안과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전남 등 남해안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가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해중림 조성은 대상 해조류의 선정과 적정 이식 및 관리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고 수중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9월4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이구택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전용 연료전지 생산 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슬래그는 철광석에서 철을 뽑아내고 남은 돌로, 칼슘과 철 함량이 일반 자연 골재에 비해 월등히 높고 해조류와 식물 플랑크톤 증식을 촉진하는 친환경 소재다. 반면 일반 골재는 부존량이 많지 않은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포스코는 슬래그를 활용해 바다가 사막화되는 것을 막아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어민 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탄소정보 공개에 적극 참여
포스코의 이런 노력은 최근 탄소정보 공개 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이하 CDP)에서도 공인됐다. CDP 한국위원회(위원장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가 10월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가진 6차 CDP(CDP6) 한국 보고서 발표 및 7차 CDP(CDP7) 출범식에서 포스코는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와 함께 기후변화 리더 기업으로 선정됐다.
CDP 한국위원회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독자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올해 설립된 기구. 위원회는 올해 초 시가총액 기준 50대 기업을 상대로 설문을 보내 16개 기업으로부터 응답을 받았다. 위원회 양춘승 상임 부위원장은 “응답률은 낮지만 그래도 한국이 처음 독자적으로 CDP6을 수행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의 CDP 평가에서 포스코는 단연 돋보였다는 후문. CDP6에 참여한 환경 경영 전문 컨설팅업체 에코프런티어(주) 임대웅 상무는 “포스코는 온실가스 저감 목표와 관련 조직이 있는 데다 탄소정보 공개 수준이나 파이넥스 등 혁신기술 개발 노력도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부생가스를 활용해 발전(發電)을 하는 등 기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려는 노력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CDP는 전세계 대형 금융기관과 기관투자가들의 지원을 받아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정보나 기후변화 대응 전략 등의 정보를 요구하고 그 답변을 정리해 공개하는 비영리 기관이자 글로벌 이니셔티브. 2000년 설립돼 2003년부터 CDP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CDP 정보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해당 회사의 리스크나 사업 기회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당연히 국제적인 대형 투자기관들은 CDP 정보를 투자나 대출 등을 하기 위한 판단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기업에 큰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이 온실가스 배출 정보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마당에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 대응하지 않을 배짱 좋은 기업은 별로 없을 것이다.
포스코는 CDP 한국위원회가 발족하기 전인 2003년부터 CDP에 참여해왔다. 특히 2006년에는 탄소정보 공개 리더십 지수(CDLI) 기업에 선정됐다. CDLI 기업은 CDP가 받은 탄소배출 정보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잘 짜여 있는지’(25점), ‘회사의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기후변화 대응 전략이 얼마나 반영되는지’(10점)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
2004년 지속가능 방침 제정
포스코는 CO₂에 관한 한 전사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포함하는 전사 온실가스 시스템(CMS·Carbon Management System)이 그것이다. 2006년 1월 가동을 시작한 CMS는 연·원료 사용량, 전력 구입량, 제품 생산량 및 부산물 생산량 등을 고려해 CO₂ 배출량을 계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CO₂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포스코와 같은 일관제철소는 속성상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CO₂를 대량으로 배출한다. 포스코 환경에너지실장 이경훈 상무는 “철광석 속의 철 성분은 산소와 결합된 상태로 존재하는데, 철 성분에서 산소를 떼내기 위해 탄소를 반응재로 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철강산업이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소비의 11%를 차지하는 것까지 감안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할 수 있다.
포스코 단일 기업이 현재 내뿜는 온실가스는 대략 국내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10% 수준. 이는 ‘철은 산업의 쌀’이라는 말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철강재는 전 산업의 기초 소재로 쓰이기 때문에 이들 산업이 초기 단계에서 감당해야 할 온실가스 배출량을 포스코가 대신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의 지난해 조강 t당 CO₂ 배출량은 2.19T-CO₂. 2005년 2.06T-CO₂, 2006년 2.13T-CO₂로 최근 들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고급강 생산 비중 증대에 따라 용선(쇳물) 생산이 증가하면서 CO₂ 발생량이 늘어난 것이어서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포스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그래프 참조).
포스코가 본격적으로 환경 경영에 나선 것은 1990년대부터다. 1995년 환경 경영 방침을 정하고 기업 활동으로 인한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온 것. 2004년 1월엔 환경을 보존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존경받는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환경 방침을 개정해 지속가능 방침을 세웠다.
지속가능 방침은 지속가능발전 개념을 도입해 환경을 경영전략의 주요 요소로 인식하고 이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총 8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사업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이 환경보전과 안전을 지향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회사 및 이해관계자가 지속성장에 대한 의지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일석이조’ 신재생 에너지 사업
포스코는 이에 따라 매년 환경 목표와 실천 계획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 온실가스 문제가 전 지구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온실가스 대응 문제는 매년 환경 목표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에도 ▲부산물의 친환경적 활용가치 증대 ▲인간과 생태 중심의 환경관리 강화 등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리더십 확보가 환경 목표에 들어 있다.
목표 | 기본방침 | 실천 계획 |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리더십 확보 | 기후변화 관련 국제협약에 대비한사전기반 구축으로 글로벌 리더십 확보 | 탄소관리 시스템 체제 구축 CO2 혁신 저감기술 개발 지속 에너지 저감 활동 강화 |
부산물의 친환경적 활용가치 증대 | 부산물에 대한 환경 안전성 확보 및 안정활용 증대 | 부산물의 안정적 활용 기반 구축 슬래그 해양 활용 확대 |
인간과 생태 중심의 환경관리 강화 | 인근지역 체감환경 개선 및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 지속적인 환경개선 활동 강화 이해관계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증대 |
포스코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환경에너지실장 이경훈 상무는 “우선 에너지 효율을 높이거나 파이넥스 등 혁신 기술을 개발해 ‘직접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게 한 축이라면 또 다른 전략은 자동차 소재용 고급강을 만들어 자동차로 인한 온실가스를 감축한다거나 슬래그를 시멘트 원료로 개발한다든지, 또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한다든지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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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최근 발전용 연료전지 생산 공장을 준공한 것도 ‘간접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의 일환이다. 포스코는 9월4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이구택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 포항시 영일만 배후산업단지에서 연간 50MW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상용화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구택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연료전지 사업은 인류가 직면한 화석연료 고갈과 지구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해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연료전지 사업의 글로벌 비즈니스화를 실현함과 동시에 포항을 세계적 연료전지 사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다짐했다.
포스코는 2003년부터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스텍 등과 함께 차세대 성장동력의 하나로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날 준공된 상용화 공장은 지금까지 최대 규모였던 미국 코네티컷 주 FCE사 공장의 2배다. 여기서 생산하는 연료전지는 일반주택 약 1만7000가구가 사용 가능한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현재 연료전지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연평균 8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ABI 리서치는 2020년 연료전지 시장 규모가 8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할 정도다. 포스코는 2012년까지 이 사업에 1700억달러를 투자해 경쟁력이 뛰어난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포항제철소 정문 바로 엎에 위치한 환경센터. 이곳에선 제철소 내 500여 개의 굴뚝에서 나오는 각종 유해물질을 철저히 감시한다.
발전용 연료전지 생산사업은 포스코가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 대응해 오히려 이를 사업 기회로 삼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포스코는 발전용 연료전지 생산 외에도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강원 횡성군에 건설 중인 40㎿급 풍력발전이나 하수 슬러지나 생활폐기물을 건조 성형해 발전소용 연료로 재활용하는 친환경 연료화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태양광 발전사업도 최근 결실을 보았다. 포스코는 올 6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사업장 옥상에 1㎿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연간 2500㎿h의 전력 생산과 1600t의 CO₂ 저감이 기대된다. 포스코의 대용량 태양광발전 설비 도입은 유휴공간인 공장 지붕을 활용해 부지 활용도를 높이고 초기 투자비를 최소화한 첫 사례로 꼽힌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재활용률
포스코는 조업 과정에서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극한적인’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 이경훈 상무는 “포스코는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은 나라인 일본과 대등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자랑했다. 포스코는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 등을 위해 정부와 맺은 자발적 협약을 성실히 이행해 지난해 실적 우수 사업장으로 선정됐다. 지난 한 해 거둔 에너지 절감 효과는 848억원.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7월 체결한 ‘대·중소기업 에너지 절약기술 지원 협약’에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 협약에 따라 화인스틸(주) 등 중소기업 10개사에 전문 기술인력을 파견해 가열로의 운전관리 기법, 열효율 진단 등의 기술지원 활동을 펼쳤다. 가열로란 소재에 열을 가해 가공하기 쉽게 만드는 공장 설비를 말한다.
이 협약은 에너지 절약 분야에서 대·중소기업 간에 최초로 체결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고유가가 지속됨에 따라 에너지 절약 분야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상생 협력이 필요한 마당에 포스코가 이를 앞장서서 실천한 것이다.
포스코의 에너지 효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에너지 재활용률이 높은 것과도 관련이 있다. 포스코는 아태(亞太) 파트너십 7개국(한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중국 인도 일본 미국) 철강사 가운데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회수 설비 도입률을 자랑하고 있다. 포스코의 에너지 회수 시스템을 보면 마른 수건도 다시 쥐어짠다는 일본 도요타 생산 시스템이 생각날 정도다.
부생가스 회수 활동을 보자. 포스코는 조업에 필요한 연료의 대부분을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통해 충당하고 있다. 남은 부생가스는 제철소 내 자가 발전에 활용한다. 파이넥스 공정에서 발생하는 잉여가스를 회수하기 위해 지난해 5월150㎿ 부생가스 고효율 복합발전설비도 준공했다. 2007년 포스코 사용 전력량 중 76%를 자체 조달한 것도 이런 자가발전 설비 덕분이다.
부생가스란 설비 조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가스로 BFG, COG, LDG 등이 있다. BFG는 고로에서 코크스가 연소해 철광석과 환원작용을 할 때 발생하는 무색무취의 유독성 가스로 공기보다 무겁다. 또 COG는 석탄을 가열하여 코크스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색 유취의 유독성 가스로, 공기보다 가볍다. LDG는 제강공장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가스로 유독성이 가장 강하다.
파이넥스로 CO2 5%저감
포스코는 남은 부생가스에서 CO₂를 분리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고로에서 발생하는 BFG 중 CO₂를 암모니아 흡수법을 이용해 분리·저장하는 방식으로 RIST가 2005년부터 연구해왔다. 이렇게 분리한 CO₂는 액화시켜 바다 밑에 저장된다. 포스코는 이것을 포항 인근 바다에 압축해 저장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우선 국제철강협회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CO₂ 저감을 위한 국제 공동 기술개발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또 2005년 7월 합의한 청정개발 및 기후에 관한 아태 파트너십의 철강부문 태스크포스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포스코가 기후변화 대응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한 빛나는 업적은 파이넥스 공법 상용화”라고 말한다. 파이넥스 공법은 기존 고로(高爐) 공법에 비해 설비 투자비가 적게 들 뿐만 아니라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 등을 획기적으로 줄인 첨단 공법이기 때문이다. CO₂도 고로에 비해 5%나 줄였다. 포스코는 지난해 5월 연산 150만t 규모의 파이넥스 공장을 완공했다.
파이넥스 기술은 고로 공법을 대체할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구택 회장은 2004년 11월19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철강협회 컨퍼런스 ‘Stahl 2004’ 기조연설에서 “자원 고갈, 에너지 및 용수 부족, 환경오염 물질 배출 등 세계 철강산업의 가장 중요한 현안을 해결하는 방법은 끊임없는 기술개발밖에 없다”면서 “포스코의 고유 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그렇다면 파이넥스 공법이란 어떤 기술이기에 세계 철강업계가 주목하는 것일까. 이 기술은 자연 상태의 가루 형태 철광석과 일반 유연탄을 원료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고로 공법에서는 철광석을 덩어리 형태로 가공하는 소결공장과 유연탄을 코크스로 만드는 화성공장이 필수적인데, 파이넥스 공법은 이런 공장이 필요없다는 얘기다.
설비투자비의 8.9% 환경투자
현재 세계 철강업계는 고로 공법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고급 철광석과 유연탄이 고갈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파이넥스 공법에서는 세계 철광 생산량의 80%가 넘는 지름 8㎜ 이하 분(紛)광석도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일반 유연탄도 고로에서 사용하는 고급 유연탄보다 매장량이 풍부하다. 당연히 원료 가격 면에서 파이넥스 공법의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포스코는 장기적으로 고로 방식을 파이넥스 공법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지난해 1호기 준공에 이어 2010년경 포항제철소 1, 2 고로가 노후화되면 파이넥스 설비로 대체할 방침이다. 또 이 공법을 해외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1968년 창사 이래 지난해 말까지 환경개선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3조4468억원. 이는 전체 설비투자 금액의 8.9%에 해당한다. 지난해 환경설비 투자 금액은 총 설비투자액의 12.2%에 해당하는 4940억원. 또 환경설비를 유지·운영하기 위해 소요된 환경비용은 지난해 5797억원. 에너지 회수 비용과 환경 R&D 비용을 포함하면 환경 비용은 총 6444억원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얼리 버드·early bird)가 벌레를 잡는다고 했던가. 일찍부터 환경 경영에 나서 환경규제라는 위기를 오히려 사업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포스코야말로 철강업계의 ‘얼리 버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