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부터 화려함으로 명성을 누려온 카지노 몬테카를로.
대공궁전이 있는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모나코. 전경이 아주 시원하다.(좌) 항구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들.(우)
남프랑스의 코트다쥐르(Cote d’Azur) 지역에 있는 작은 나라 모나코는 면적이 불과 1.95㎢로 로마의 바티칸 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작은 영토를 갖고 있다. 이 조그만 나라가 오늘날 많은 사람이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 된 이유로는 몬테카를로의 카지노,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동차 경주, 현재 모나코 공국의 통치자인 레니에 3세의 부인이었던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어쩌면 이 세 가지는 모두 초미니 왕국 모나코가 살아남으려 애쓴 자구책일지도 모른다.
1297년에 나라를 세운 이후 700년이 넘도록 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자국의 존재를 알리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이런 작은 나라에 관심을 가져주겠는가. 모나코 왕가의 유명한 스캔들도 그런 의미에서 좋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나라는 현재 바다를 메워 새로운 미래형 관광지구를 만들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이미 20세기 초부터 미래를 내다보고 조금씩 추진한 간척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한다.
모나코는 궁전이 있는 모나코 시가지와 카지노의 몬테카를로 지구로 크게 나뉜다. 이제 높은 언덕 위에 있는 대공궁전으로 가보기로 한다. 여객선과 요트가 즐비한 모나코 항구에서 조금 걸어가면 궁전으로 가는 계단이 나오고 약 5분쯤 걸어가면 궁전마당에 도착한다. 유럽의 거대하고 화려한 궁전들에 견주면 궁전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작고 평범해 보이는 곳이다. 하지만 궁전 주변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풍경은 썩 훌륭하다. 마침 이번 모나코 여행 때는 요트 쇼가 열려서 항구에 온갖 요트가 가득하다.
그레이스 켈리를 비롯한 왕족들의 무덤이 있는 성당 내부. (좌)궁전 앞마당은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다.(우)
화려한 모나코의 외형과 달리 길에서 만난 모나코 사람들은 친절하고 서민적이다. ‘도대체 이런 부자 나라에는 어떤 사람이 살까’궁금하겠지만, 그들과 대화해보면 집값과 물가에 신경 쓰기는 우리네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해양박물관 뒤 정원의 멋진 전망대.(좌)궁전에서 성당 가는 길에 있는 주택가. 바다를 마주 보고 있어 전망이 일품이다.(우)
이제 궁전 광장을 나와서 성당(Cathedrale)이 있는 곳으로 가본다. 성당은 19세기에 네오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는데 백색의 외관이 꽤 장엄하다. 성당 안에는 모나코 왕족들의 무덤이 있고, 그중에는 전 왕비인 그레이스 켈리의 것도 있다. 성당 안은 생각보다 큰데 벽을 여러 구역으로 나눠 작은 공간을 많이 만들고 그 안에 작품을 하나씩 전시한 것이 눈에 띈다. 성당 바닥에 편평한 묘석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그중 가장 많은 꽃이 바쳐진 것이 바로 그레이스 켈리의 무덤이다. 사람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추억한다.
모나코에는 정적인 분위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도 자주 열리는데 가장 유명한 것은 자동차 경주다. 대표적인 것이 1월에 열리는 모터랠리와 5월의 F1(포뮬러 원) 그랑프리다. 1월의 모터 랠리는 일반 자동차를 개조해 300마력 정도로 성능을 높이고, 4륜구동으로 만들어 경주한다. 5월의 F1그랑프리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출전해 지상 최고의 주행기계, 일명 ‘머신’을 최고 시속 270km로 주행한다. 두 경기 모두 시내도로를 통제하고 경주를 열기 때문에 일반 경기장에서 열리는 경기보다 훨씬 박진감이 넘치고, 선수들은 이 경기에서 우승하는 것을 아주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귀를 찢을 듯한 자동차들의 굉음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레이스가 사람들을 열광케 한다.
제노바인들의 요새를 무너뜨린 프랑수아 그리말디의 동상이 궁전 입구에서 있다.(좌)궁전 앞에 전시된 구식 대포와 북유럽에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우)
“당신은 금빛 파도처럼 내 마음을 빼앗아갔네요.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사랑은 이미 내 위에 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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