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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밀문서로 본 ‘한반도 핵우산’의 실체

“평양 전략핵 보복공격시 사망률 90% 낙진피해 반경 10km”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美 기밀문서로 본 ‘한반도 핵우산’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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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밀문서로 본 ‘한반도 핵우산’의 실체
‘Regional States of Concern’

이러한 과정을 거쳐 비밀 해제된 미 국방부와 관련 군 사령부의 공식문서 및 크리스텐슨 등 전문가들의 분석을 중심으로, 한국에 제공되는 미국의 핵우산은 어떤 무기체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떤 작전계획하에 가동하는지 하나하나 들여다보기로 한다.

지난 9월 미 국방부와 에너지부는 ‘국가안보와 21세기 핵무기(National Security and Nuclear Weapons in the 21st century)’라는 제목의 문서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언론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한 이 문서는, 그러나 발표문서로는 이채롭게도 핵우산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러시아, 중국과는 별도로 북한과 이란을 ‘지역 내 우려 국가(regional states of concern)’로 지목해 꽤 길게 설명한 뒤, 이들의 위협에 대비하는 것을 미국이 최고(second to none)의 핵 보유수준을 유지해야 할 이유로 꼽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이 문서는 미국 핵 능력이 NATO, 일본,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등과의 동맹을 유지하는 핵심요소라고 설명하고 있다.

美 기밀문서로 본 ‘한반도 핵우산’의 실체

2007년 11월7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39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 확대회담.

전술핵무기와 전략핵무기

이렇듯 냉전종식 이후에도 미국은 북한 등의 새로운 위협과 동맹국에 대한 핵우산 제공을 이유로 엄청난 수준의 핵탄두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 핵무기 생산과 해체, 운용에 관여하고 있는 인사들의 정보를 취합해 FAS와 NRDC가 펴낸 평가보고서는, 2007년 현재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의 전체 숫자가 9938기로, 이 가운데 5163기가 실전 배치돼 있다고 전하고 있다. 다만 부시 행정부가 2004년 발표한 핵무기 감축 계획에 따라 해체가 진행될 경우 2012년까지 총 핵탄두 숫자는 5047기로 줄어들 예정이며, 실전배치 숫자도 절반가량인 2592기로 줄어들게 된다.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이 가운데 북한 지역 공격용으로 작전계획이 작성되거나 가상훈련이 진행된 바 있는 탄두는 주로 B61 계열이다. B61-3, 4, 7, 10, 11까지 크게 다섯 종류가 있지만, B61-10은 2007년 현재 실전에 배치돼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지며 B61-3, 4, 10은 전술핵무기로, B61-7은 전략핵무기로 분류된다. 특히 이들 탄두는 감축계획에도 불구하고 2012년까지 숫자가 거의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돼 있어 당분간 미군의 주력 핵탄두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잠시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전술(tactical)핵무기란 비교적 제한된 범위 내에서 당면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핵무기를 말한다. 반면 전략(strategic)핵무기란 전쟁 전체의 승패를 결정짓는 데 사용하는 핵무기다. 간단히 말해 한방으로 적의 핵심을 섬멸해 전쟁을 끝낼 목적으로 사용하는 강력한 핵무기가 전략무기이고, 전선 돌파나 군사시설 폭격 등 제한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상대적으로 낮은 위력의 핵무기가 전술무기다. 국가별로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파괴력으로 따져 통상 100kt이 넘는 경우를 전략핵무기로 부른다. B61 계열의 핵탄두 가운데 0.3kt부터 170kt까지 네 가지 파괴력 옵션이 가능한 B61-3은 B-52와 F-15E 등 다양한 항공기에 장착할 수 있어 한반도에서 전술핵을 사용할 경우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게 미국 측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B61-3은 2007년 현재 200기의 탄두가 실전 배치돼 있고, 186기가 재고로 남아 있다. 전략핵무기의 경우 10kt부터 300kt까지 파괴력 옵션이 가능한 B61-7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현재 215기가 실전 배치돼 있다.

한편 부시 행정부는 미사일 기지나 군 지휘소 등의 상당수를 지하화한 북한군의 특성상 이를 타격할 수 있는 지하 관통형 핵무기 사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있다. 현재로서는 6m 깊이까지 지하를 관통할 수 있는 B61-11이 이러한 목적으로 사용 가능한 탄두다. 1996년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진 이 탄두는 현재 20기가 실전 배치돼 있는데, 부시 행정부는 2003년 더 깊숙이 관통할 수 있는 새로운 전술핵폭탄을 개발하기 위해 관련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핵 대 핵’ 아닌 ‘WMD 대 WMD’

미국은 1958년부터 주한미군기지에도 핵무기를 배치했지만, 1991년 냉전종식과 함께 해외기지의 전술핵을 전면 철수하는 과정에서 한국에서 모든 핵무기를 반출했다. 다시 말해 북한에 대한 핵 보복공격 임무는 주한미군사령부나 한미연합사령부 예하부대가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 그간에는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해 연합사가 작성하는 작전계획 5027에도 핵 사용 관련 내용은 반영되어 있지 않으며, 5027에 따라 미 본토에서 증원되는 전력에도 핵무기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대북 핵 공격이 ‘선제불용’ 원칙의 적용을 받는 보복공격 전용이기 때문이다. 2006년 북한 핵실험 이후 작전계획 5027에 관련내용 추가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지만, 기본적으로 핵우산에 해당하는 보복공격 임무는 전략사령부 같은 다른 지휘계통 소관사항이다(그 구체적인 내역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설명하겠다).

다만 유념할 것은 클린턴 행정부 이후 미국은 핵무기가 아닌 대량살상무기(WMD), 즉 화학무기나 생물무기의 대규모 사용에 대해서도 핵무기를 사용해 보복할 수 있다는 원칙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핵 보복’은 단순히 ‘핵에는 핵으로’라기보다는 ‘WMD에는 WMD로’에 가깝게 진화해온 것이 1990년대 이후의 흐름이다. 적(敵)이 종류가 무엇이든 갖고 있는 WMD를 쓰면 미국도 미국이 보유한 WMD인 핵으로 보복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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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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