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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의 Face to Face ⑬

‘교도관의 전설’ 이태희 법무부 교정본부장

“잡을 땐 확실히 잡아라, 설건드리면 욕만 먹는다”

  • 조성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교도관의 전설’ 이태희 법무부 교정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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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관의 전설’ 이태희 법무부 교정본부장

무술 유단자와 조사전문인력으로 구성된 기동순찰팀이 사동을 돌고 있다.

▼ 사형 집행은 딱 한 번 해보신 건가요?

“예. 살인으로 사형을 받은 사람인데, 정신이 좀 희한합디다. 집행할 때 감정의 동요도 없고. 신원 확인 질문에 초연하게 대답하고 말없이 사라집디다. 그 모습은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 몇 사람이나 죽였는데요?

“가정에 강도짓 하러 들어가 여러 사람 살해했죠.”

▼ 마지막 말이 기억나십니까.



“‘할말 없다’였습니다.”

▼ 나이는요?

“40대 초반.”

▼ 수형생활은 어땠습니까.

“온종일 말없이 앉아 있었습니다. 특별히 말썽 피운 적도 없고. 사형선고 이후 충격을 받았는지 눈에 초점이 없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어요.”

▼ 사형을 집행하면서 마음의 동요가 전혀 없었습니까.

“대부분의 교도관이 사형수의 행동을 보거든요. 수형생활을 착실히 잘한 사형수에게는 연민을 느끼고 감형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반면 반성의 기미 없이 멋대로 행동해온 사형수에게는 전혀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습니다.”

▼ 이 자는 사형당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그렇죠. 판결문에 적힌 범죄내용을 보면 극악하기 짝이 없어요. 사형이 언도되면 집행은 우리 본연의 임무라는 생각이 꽉 박혀 있어요. 연민이 없을 수는 없지만 공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것인데. 세계 어느 나라 교도관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과거엔 늘 수행하던 임무 중 하나였습니다.”

▼ 사형수와 친하게 지냈던 교도관이라면 고통스러워할 만도 한데요.

“사형수를 직접 대하는 직원은 한정돼 있어요. 다른 직원들은 잘 모르죠. 그리고 사형 집행은 다른 사람이 하니까. 형장으로 끌려가면서 제 발로 걷는 사람은 없습니다. 전부 공중에 들려가지. 혼이 나가버리는 거죠. 형 집행을 위해 사형수를 형장으로 데리고 오는 직원 마음이 좋지는 않겠죠. 손발을 묶는 사람도 그렇고.”

사형수와 함께 바닥에 떨어진 교도관

‘집행자’에서 교도관 생활 10년째인 종호(조재현 분)는 재소자들을 혹독하게 다스린다. 하지만 강인하기 짝이 없는 그도 사형집행장에서 사고를 겪은 이후 한순간에 무너진다. 목에 밧줄이 걸린 채 대롱대롱 매달린 사형수가 한번에 죽지 않자 두 손으로 직접 사형수의 몸을 잡아당겨 숨이 끊어지게 만든 후 정신착란증을 일으킨 것이다.

▼ 강해 보이는 교도관도 사형을 집행하고 나서 완전히 무너지데요.

“영화니까 그렇지요. 허허허.”

▼ 영화 속 교도관들의 고뇌가 사실적이지 않나요?

“현실은 달라요. 과거에 그런 나약한 사람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본 바 없지만. 예전엔 비인간적 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주기 위해 수시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습니까. 종교관과 인생관에 따라 정말 고뇌하는 교도관도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 거침없이 집행합니다. 그 후에 괴로워서 술 한잔했는지는 모르지만. 다만 마지막 가는 길이 얼마나 애처롭겠습니까. 면회 왔다고 거짓말하고 데리고 나올 때는 마음이 처연하겠죠.”

▼ 직접 집행하신 적은 없는 거죠?

“간부들은 감독만 하죠. 감독관이 ‘눌러’ 하면 누르는 거죠. 사실 가장 힘든 사람이 의무관이에요. 시신을 만지며 사망을 확인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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