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시골에서 만난 장날 풍경.
폴란드의 이름도 모르는 시골 시장에 갔을 때, 나는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그 옛날의 시장을 떠올렸다. 가마솥 안에는 김이 펄펄 나는 국밥이 있을 것 같았다. 말아먹고 싶은 마음에 침을 삼켰다. 그 옆에선 갑자기 벼락 치는 듯한 뻥튀기 소리가 날 것이고, 그러면 옆에서 꾸벅꾸벅 졸던 닭들도 놀라 푸드덕거릴 것 같은 시장. 폴란드의 시장은 꼭 그런 모습이었다.
그냥 맨땅 위에 장이 섰다. 그 땅 위에 팔 물건을 늘어놓거나 임시로 하늘만 가린 것이 대부분이었다. 어쩌다 나무를 엮어 그나마 가게 흉내를 낸 곳도 있지만, 그것마저 예전엔 소나 말을 매어두었을 것 같은 본새였다. 특색 있는 물건이래야 폴란드 색채가 강한 자수제품, 양탄자, 약간의 먹을거리 정도였다. 대부분의 공산품과 생필품은 모두 한참 오래전 것 같았다. 한눈에 보기에도 조악했다. 그 오래되고 조잡한 것들이 반갑게 느껴졌다.
물론 폴란드에 이런 시골 시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세 시대 수도였던 크라쿠프에 가면 보기 드물게 우아한 시장도 만날 수 있다. 크라쿠프 중앙시장(수키엔니차)인데, 시장이 있는 중앙광장은 시의 중심부라서 주위가 성당과 첨탑, 거리의 예술가들로 분주했다.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석인 호박(琥珀)만큼이나 아름답게 빛나는 시장이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폴란드 시골 정경.
2 크라쿠프 중앙시장 옆, 기울어진 구 시청사 탑.
3 폴란드 색채가 물씬 풍기는 양탄자와 자수제품들.
예쁜 무늬를 새긴 자수제품들을 파는 곳.
2 중앙시장 근처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전통복장 차림의 노인.
3 오래된 전차가 다니는 크라쿠프의 거리.
4 크라쿠프 중앙시장 건물은 르네상스 양식으로 우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