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멋지고 아름답다 _ 이승복 김세진 이상묵 외, 부키, 272쪽, 1만1000원
한국에서 열 명 중 한 명은 장애인이다. 장애인의 90%는 사고나 질병을 만나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된 경우다. 이렇듯 장애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드물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빠른 삶의 속도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장애인으로 만들고 있다.
‘나는 멋지고 아름답다’는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는 우리 사회에 남보다 더디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꿈을 지켜나가는 장애인 24명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육성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국제수영대회에 나가기 위해 새벽부터 물살을 가르는 로봇다리 세진이, 하반신 마비로 체조선수의 꿈을 접고 미국 존스홉킨스대 병원 재활의사가 된 ‘슈퍼맨’ 이승복 박사, 전동휠체어와 보조공학기기를 이용해 강단에 오른 ‘한국의 스티븐 호킹’ 서울대 이상묵 교수, 세계 4대 극한 마라톤을 모두 완주한 시각장애 마라토너 송경태씨, 수묵 크로키를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의수화가 석창우 화백, 여성 중증 장애인들의 삶을 꾸리기 위해 휠체어에 누운 채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윤석인 수녀 등….
이들에게 장애는 단지 불편하고 힘든 것에 불과하다. 시련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렇지만 장애의 시련을 누구나 이겨내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와 사회의 편견을 이겨내는 과정은 고통스럽다. 그래서 이분들의 삶이 아름답고 더 빛이 난다. 우리는 이분들의 삶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얻게 된다.
이들은 장애를 인정하되 그 안에 머물지 않고 사회의 편견과 맞서 자신의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감으로써 장애와 편견, 차별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이상묵 교수는 “나는 장애인이다. 하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 조금 느릴 뿐이다”라고 말한다. 비장애인의 마음까지 치료하고 있는 장애인 1호 보건소장 김세현 의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를 “걸리는 시간에 있다”고 말한다.
어려서 결핵성 척추염을 앓고 척추장애인이 된 제18대 국회의원 곽정숙 의원에게 장애는 ‘나를 나누는 능력’이다. 이들이 살아온 이야기와 살아갈 계획은 감동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좌절하고 있는 470만 장애인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나아가 장애는 결코 ‘능력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 사회 전체에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는 더욱 더 멋지고 아름답다.
모든 장애인이 사회적으로 우뚝 설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도 남모르게 자기 길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묵묵히 걷고 있는 장애인이 많다. 이젠 우리 사회가 장애인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보여주어야 할 차례다.
백경학│푸르메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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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브레이킹 _ 조일훈 지음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 아이폰을 앞세워 노키아 등이 구축해놓은 하드웨어 일색의 네트워크를 간단히 부숴버렸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수명과 역할을 다한 아날로그 시대의 위기를 디지털 시대의 기회로 바꾸며 소니와 마쓰시타가 수십년간 구축해놓은 아성을 격파했다.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이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앞세워 새로운 모바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 역시 끊임없이 흔들리는 네트워크의 속성을 잘 보여준다. 네트워크 파괴(넷브레이킹)는 그 구성요소인 개인들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출발점으로 한다. 네트워크상에 무수한 점으로 존재하는 이들이야말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파괴하는 주역들이기 때문. ‘넷브레이킹’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장으로 작용하는 네트워크의 실체를 근·현대의 다양한 경영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288쪽, 1만3000원
듣기 _ 고야마 마사히코 지음, 김수경 옮김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사람과 사람의 대화다. 모든 인간관계는 이런 대화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자세다.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어 이야기를 끊어서는 안된다. 상대방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도중에 알아차렸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것만으로 문제의 80%는 해결된다고 한다. ‘그 사람은 나를 알아준다’는 감동이 상대방의 마음을 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끝까지 듣는 경영’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경영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끝까지 듣기’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통용되는 철칙이기 때문이다. ‘끝까지 듣기 경영’의 자세는 무엇보다 상사가 부하 직원의 이야기를 듣는 상황에서 꼭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세상의 중심’이라고 여겨야 한다. 에코리브르, 224쪽, 1만2000원
강한 현장이 강한 기업을 만든다 _ 허남석과 포스코 사람들 지음
2005년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430만t의 자동차 강판을 만들어내,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2007년까지 300만t의 자동차용 강판을 판매할 것’이란 포부를 담은 2002년 ‘홍콩선언’을 2년 앞당겨 달성한 것. 그 이듬해인 2006년 광양제철소장에 부임한 허남석 소장은 ‘사상 최대의 실적’이라는 열매 앞에 만족하는 사원들의 표정에서 보이지 않는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한다. 현재의 성과에 만족해서는 분, 초를 다투는 험난한 싸움에서 승리할 수 없기 때문. 이 책은 포스코가 놀랄 만한 실적을 달성한 이후,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멈추지 않고 실행한 혁신 활동을 기록한 것이다. 포스코 혁신 활동의 핵심은 ‘강한 현장에서 최고 품질이 생산된다’는 기본에 충실한 점과, 이미 성공을 거둔 상황에서 또다시 뼈를 깎는 혁신으로 내몰아 더 큰 성공을 거둔 점이다. 김영사, 260쪽, 1만2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드라마, 시학을 만나다 _ 박노현 지음, 휴머니스트, 384쪽, 1만6000원
‘드라마, 시학을 만나다’라는 이 책의 제목 맨 앞자리에는 ‘텔레비전’이라는 미디어가 생략되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책의 목적은 현대의 텔레비전 드라마를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시학’을 통해 읽어내려 한다는 것에 있다.
텔레비전 드라마가 ‘명품’ 혹은 ‘막장’과 같은 수사를 동원하며 하나의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키는 것은 더 이상 놀랄 만한 사건이 아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문화산업에서 가장 각광받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된 ‘한류(韓流)’역시 그 출발은 텔레비전 드라마였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사회에 국한된 일국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미드’ 혹은 ‘일드’ 열풍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텔레비전 드라마에 대한 세계적 이슈화는 곧 텔레비전 드라마가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없애는 초국적 영상 서사임을 말해준다.
비근한 예로 2009년 세밑은 미실과 비담이라는 매력적 인물을 선보였던 ‘선덕여왕’과 광화문 광장을 배경으로 총격전을 연출한 ‘아이리스’ 등이 브라운관 안팎을 넘나들며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고,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입시지옥을 풍자한 ‘공부의 신’이나 낯선 영상과 소재를 선보인 ‘추노’ 등이 잇달아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현대 사회의 텔레비전 드라마는 할 일 없는 사람들이 넋을 놓고 응시하며 시간을 보내는 하찮은 소일거리가 결코 아니다. 그것은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음유시인이 전하는 영웅의 무용담을 전해 듣던 풍경과 규방에 모여 앉아 전기수가 들려주는 호걸의 모험담에 귀를 기울이던 풍경의 현대적 진화인 셈이다.
다시 말하자면 텔레비전 드라마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욕망 중 하나인 이야기에 대한 갈급(渴急)이 과학기술과 결합하면서 탄생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서사 예술인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가벼운 오락으로 여겨지던 텔레비전 드라마에 대한 가치 평가에 저항한다. 텔레비전 드라마가 소설·연극·영화와 마찬가지 혹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서사 예술이라는 관점에서 미학적 틀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시학과 만나다’라는 수상쩍은 제목은 결국 텔레비전 드라마의 미학을 찾아가기 위해 이 책이 채택하고 있는 방법과 경로에 대한 우회적 비유인 셈이다. 하지만 텔레비전 드라마를 미학적으로 읽어내는 일은 마치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의 뒤뚱거림처럼 아직 위태하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위태로운 뒤뚱거림을 수없이 반복해야만 비로소 온전한 걸음걸이를 익히게 되듯이, 이 책이 텔레비전 드라마에 대한 풍성한 미적 담론을 구성하는 데 뒤뚱거리는 한 걸음이기를 소망할 뿐이다.
박노현│동국대학교 한국문학연구소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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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가정의 양립과 저출산 _ 야마구치 가즈오 지음, 이충남 옮김
인구는 국력의 원동력이다. 그럼에도 맞벌이 부부가 날로 늘어나고, 출산과 육아, 보육에 대한 부담이 날로 증가하면서 출산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유럽이나 일본이 먼저 겪고 있는 현상이다. 저출산 문제에 천착해 오랫동안 깊은 연구를 계속해온 일본 출신의 시카고대 사회학과 야마구치 가즈오 석좌교수는 일본의 저출산 요인과 OECD 국가들의 출산율과 여성의 노동 참여 간의 역사적 변화요인, 여성의 출산 욕구와 깊은 관련이 있는 기혼 여성의 결혼만족도 결정 요인 등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바탕으로 일본에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룩하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수단을 제안하고 있다. 가족과 직장 문화가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와 가까운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 해결의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384쪽, 1만8000원
CEO 브랜딩 _ 이필재 지음
모든 샐러리맨의 꿈은 CEO다. 하지만 CEO 자리에 오르는 왕도는 없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찾아내 전력투구할 뿐이다. 이 책에 소개된 CEO들이 ‘브랜드 CEO’로 일컬어지기까지 걸어온 주변 환경과 상황은 저마다 다르다. 그렇지만 원칙과 가치를 중요시하는 바른 경영과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나아가 새로운 선택 앞에서 머뭇거리지 않는 도전정신을 발휘해 탁월한 창의성으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상에 여태 없었던 영역을 찾아내 그 첫 브랜드가 돼라!” 변화경영 전문가로 알려진 구본형 구본형경영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여태 없었던 영역이란 다른 사람이 가지 않은 길을 말한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브랜딩에 성공한 CEO 열여섯 명의 사례는 장차 CEO를 꿈꾸는 샐러리맨에게 ‘셀프 브랜딩’의 이정표 구실을 해줄 것이다. 좋은책만들기, 272쪽, 1만5000원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_ SBS스페셜제작팀 지음
정기적인 가족 식사만으로 아이의 지능 발달은 물론 엄청난 학습효과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최근 수많은 연구 결과가 이를 입증하며 가족 식사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자리가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와 건설, 조선업을 발전시킨 ‘정주영가’는 새벽 5시 가족 식사시간에 경영 수업을 했고, 미국의 정치 명가 ‘케네디가’는 사회 리더로서의 필수 자질을 식탁에서 익혔다. 적절한 시기의 올바른 ‘밥상머리 교육’은 아이의 인생에 상상도 못할 만큼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2009년 SBS스페셜을 통해 방송된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은 전통적 가치로 여겨졌던 밥상머리 교육을 재조명했다. 하루 20분의 밥상머리 대화가 아이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 뿐 아니라, 부모와 아이의 상호관계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리더스북, 304쪽, 1만5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인문학 콘서트 _ 김경동 외, 이숲, 384쪽, 1만5000원
방송에서 대담을 진행할 때 아주 빈번히 써먹는, 그러나 궁색한 질문이 있다. “어떤 동기로 그 일을 하셨나요?” “무엇에 중점을 두셨나요?”
세상에는 동기와 중점을 바위처럼 탄탄히 세워놓고 일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개는 흘러가면서 일이 만들어지고 강조점이 무언지도 알게 된다. 출연자에게 억지로 말을 만들어보라고 하는 것인데 맥없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K-TV(한국방송이 아니고 한국정책방송이다)에서 진행한 ‘인문학열전’ 프로그램 내용을 책으로 엮어내니 같은 질문이 나를 향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맞다, 그 프로그램과 이 책에는 동기도 중점도 명확히 있었다.
개똥철학 같은 속류가 아닌, 대학 강단에서 행함직한 본격 인문학 콘텐츠의 과외지도를 받아보자! 학계를 겨냥한 암호문도 아니고 대중을 겨냥한 수박 겉 핥기 식도 아닌, 본격 학술적 담론을 친절하게 조곤조곤 말로 풀어보자!
방송이 유리한 점은 비교적 전문가 동원이 쉽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한국 지성계의 최고들만 모셔서 80여 회의 대담을 나눴다. 그 안에서 추리고 또 추려 1차분 13편이 책으로 만들어졌다. 진행자인 나는 대학 학부 졸업생 수준을 겨냥하고 모든 질문을 던졌다. 재미? 난이도? 그런 거 따지지 않고 좌충우돌 묻고 또 물었다. 시청자 또는 독자에 앞서 나 자신부터 궁금한 게 많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사람이 밥만 먹고 사는가. 뇌과학(정확히는 뇌학이라고 해야 맞다)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도대체 그 동네에서 어떤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최재천의 ‘통섭’이란 용어가 사방에서 쓰이기 시작했는데 본인에게 직접 무슨 소리인지를 들어보고 싶지 않겠는가. 미래사회는 어떻게 변할지, 고전적인 윤리도덕은 오늘날 어떤 의미로 작용하는지, 사이버 시대에 사랑의 존재가치는 무언지, 권력의 통제와 감시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하나하나 궁금한 사항들 아닌가. 이 모든 거대미시적(?) 통찰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새삼 강조하지만 한국 지성계에서 정말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등장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싶다.
시간차로 이번 1차분에 실리지는 못했지만 철학자 박이문 교수가 한 말이 뇌리에 뚜렷이 남는다. “모든 것을 알고 싶었고 모든 것을 설명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 열정은 석학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문학 콘서트’에 담긴 내용은 그다지 쉽지 않다. 하지만 한국어 해독능력만 있다면 누구나 읽을 수 있다. 그 간극을 메우는 일은 이 책을 통해 지식세계의 ‘눈치를 알고’ 본격 독서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게 무슨 쓸모가 있느냐고 묻지 말아달라. 나는 그런 말 하는 사람은 정말 얼굴도 쳐다보기 싫다.
김갑수│시인,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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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 경영,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 _ 츠카코시 히로시 지음, 양영철 옮김
창업 이후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번의 적자 없이 성장을 멈추지 않고 업계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회사가 있다. 일본의 이나식품공업이 바로 그곳. 이나식품공업의 회장 츠카코시 히로시는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꿈꾼다. 그는 직원을 행복하게 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회사의 존재 이유이며, 이를 위해서는 회사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영원히 존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래야 직원들이 불안감 없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 츠카코시 회장은 “나무가 나이를 먹을 때마다 나이테가 하나씩 생기듯이 기업도 천천히 순리에 맞게 조금씩 성장해야 한다”는 ‘나이테 경영’을 실천해왔다. 많은 경영자가 회사를 빨리 성장시키고 싶은 유혹에 빠지지만, 무리한 급성장은 회사의 몰락을 초래해 직원과 거래처 모두 어려운 상황에 빠뜨리기 쉽다. 서돌, 216쪽, 1만3000원
왜 남자가 여자보다 일찍 죽는가? _ 마리안 J. 레가토 지음, 송설희 옮김
과학적 데이터와 의학 연구, 또 경험에 의하면 남자는 여자보다 10년 정도 일찍 죽는다. 타고난 유전적 기질 탓일까, 아니면 남자들의 사회적 역할과 그것을 수행하는 방법이 잘못된 탓일까. 남자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가장 큰 원인이 우울증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남자다움’이라는 전통적 통념에 갇혀 마음속 응어리를 혼자 삭이는 남자들의 폐쇄적인 행위가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온갖 치명적인 질병과 자살로 이어진다. 자살 시도가 더 많은 것은 여자지만, 실제로 자살하는 경우는 남자가 여자에 비해 4배나 더 높아 성인 남자의 사망 원인 중 세 번째를 차지한다. 미국 내 최고 명의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성인지 의학적 관점에서 남자의 짧은 수명에 대해 원인을 규명하고 대안적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홍익출판사, 272쪽, 1만5000원
대한민국 다시 읽기 _ 한창수 지음
한국 사회의 이념적 대립과 경제위기를 지적하며 미래를 비관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지만 저자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과거 국운 융성기의 스페인과 영국, 일본과 미국의 도약을 연상시키는 놀라운 생산력과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50년이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한 기간이라면 향후 50년은 세계의 문명사를 본격적으로 이끌어갈 국가로 부상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식민지배와 6·25전쟁 등 폐허 속에서 50년 만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대한민국과 한국인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가치를 재발견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희망을 찾는 것이 곧 한국인의 행복으로 직결된다는 것. 저자는 한국인이 자신의 희망을 행복과 연결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과 화해하고 자신을 용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알타미라, 304쪽, 1만2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높은 사람 낮은 사람 _ 홍두승 지음, 동아시아, 232쪽, 1만1000원
한국사회학회는 사회학의 학문적 발전뿐만 아니라 사회학의 저변을 넓혀가는 일 또한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2008년에 ‘사회학 르네상스’ 시리즈를 기획했다. 사회학자들만의 사회학을 넘어서 일반인과 사회학적 지혜와 안목을 공유함으로써 사회학이 한국사회에 유용한 학문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이 책은 2009년에 1권으로 발간된 ‘대한민국은 도덕적인가’(김광기 외 지음)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온 것이다. 학회는 사회학 르네상스 시리즈가 사회학 전공자와 일반 시민이 폭넓게 대화하는 장을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이 책은 사회 불평등과 계층의 문제를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하고자 했다. 불평등의 문제는 이를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매우 다른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는 다소 편향되게 비춰진 면이 있다. 균형감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특히 양극화와 관련된 주제가 그렇다. 빈부의 격차가 있고, 지난 몇 년간 격차가 더 벌어진 측면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 사회가 양극화되었다고 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계층이 양극단으로 나누어졌다고 보기보다는 중간의 제 계층이 꾸준히 성장해온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지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양극화의 해소로 문제해결의 가닥을 잡을 경우, 자칫 하향 평준화할 위험성이 있다.
사회 불평등 문제는 결국 누구의 눈으로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상반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실체적 진실은 하나다. 단지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뿐이다. 사회 불평등은 늘 사회문제로 등장하지만 불평등이 없는 사회는 이 지구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불평등의 폭을 좁히기 위해 지금도 모든 나라가 고심하고 있다. 필자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는 사회이동에 관한 부분이다. 계층의 세습이 강하면 그 사회는 경직된다. 빈곤의 고리를 끊어야 하고, 가정의 계층적 배경과 관계없이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계층이동의 폭이 넓을수록 우리 사회는 좀 더 유연해지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여러 계층 현상을 11개 주제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다. 각 장은 각기 독립적으로 작성했기 때문에 논리적 순서로 배열된 것은 아니다. 중산층, 자영업주, 임금근로자, 상류층, 빈곤층, 농어민, 다문화가정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계층의 모습을 간결하게 설명코자 하였다. 편집과 관련하여 소제목도 되도록 딱딱한 학술용어보다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바꾸었다. 덧붙여서 전체적인 틀을 다소 부드럽게 하고자 간간이 사진을 삽입했다. 일부 사진은 언론사에서 제공받았지만 가능한 한 삶의 현장을 필자가 직접 방문해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책에 싣고 싶었다.
홍두승│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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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혼, 시간을 말하다 _ 크리스토퍼 듀드니 지음, 진우기 옮김
사람들은 늘 시간에 쫓기듯 산다. 그러다보면 ‘시간이 대체 뭐길래’ ‘시간을 장악할 수는 없을까’하는 철학적 궁금증까지 일게 된다. 이 책은 시간의 총체적 측면을 풍요롭게 담아낸 내러티브다. 이 책에서는 시간에 대한 물리학적, 영화적, 신경학적 실험이 계속된다. 또한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사회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측면을 그려내고 미처 예기치 못한 즐거운 연대성을 찾아낸다. “시간은 어느 무명의 재담가가 풍자했듯 ‘가고 오는 빌어먹을 것’에 불과하지 않다. 시간은 사건의 연속에 불과하다. 시간이 없다면 아무것도 없다. 시간은 무도장인 동시에 음악이다. 움직이는 모든 것과 움직이지 않는 듯 보이는 모든 것은 다 시간이 만들어낸 춤이다. 시간은 모든 곳에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 그것을 둘러싼 우주는 시간의 건축 행위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예원미디어, 376쪽, 2만원
그녀의 완벽한 하루 _ 채민 만화
여성에게 세상은 종종 발에 맞지 않는 구두와도 같다. 고달픈 생계, 부당한 차별, 불공평한 결혼생활, 원치 않은 임신 등. 그뿐인가.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발목에 생기는 생채기처럼, 여성들의 꿈을 주저앉히고 옭아매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 이 책은 그렇게 구질구질한 삶 속에서 위태롭게 균형을 잡고 살아가는 여성들에 관한, 여성들을 위한 아홉 편의 단편만화다. 각각의 만화는 기형도, 박정만, 허연, 오규원, 최영미, 최승자, 황지우, 신현림 등 내로라하는 시인들의 시를 바탕으로 그려졌다. 지금까지 시가 만화에 인용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시에서 영감을 얻어 만화라는 장르로 새롭게 녹여낸 방식은 처음이기에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시도라 할 만하다. 채민 작가는 시를 읽고, 자기 나름대로 시를 해석해서, 그림으로 된 또 하나의 시를 썼다. 창비, 176쪽, 1만2000원
금융의 제왕 _ 리아콰트 아메드 지음, 조윤정 옮김
1920년대 말의 경제 붕괴를 다룬 이 책은 단순히 과거의 대공황을 돌아보는 데 멈추지 않는다. 당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던 네 명의 중앙 은행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지만, 저자는 경제와 금융 환경을 결정하는 복잡하고 역동적인 요소들을 통해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경제 붕괴의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저자는 작은 정책 하나가 얼마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지, 위기의 징후가 곳곳에서 어떻게 발견되는지 설명하며 경제의 흐름을 짚어나간다. 지금 우리에게는 세계 경제와 금융의 흐름을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나아가 위기의 전조를 파악하고 한발 앞서 대처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이 책은 경제적 파국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되어줄 뿐 아니라, 경제를 보는 새로운 안목을 길러줄 것이다. 다른세상, 624쪽, 2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