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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

MB정부의 ‘오대영’ 언론정책

  • 김동률│KDI 연구위원·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박사(매체경영학) yule21@kdi.re.kr│

MB정부의 ‘오대영’ 언론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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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의 ‘오대영’ 언론정책

정연주 전 KBS 사장, 신태섭 전 KBS 이사,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최상재 전국 언론노조위원장(왼쪽부터).

너무 지나쳤다

미네르바 박대성의 구속과 무죄판결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직접적인 억압 사례로 오랫동안 기록될 것이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는 2008년 7월30일과 12월29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경제 토론방에 ‘정부, 달러 매수금지 긴급공문 발송’ 등 공익을 해치는 허위사실의 글을 올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법원은 “고의성이 없었다”는 간단한 판결로 무죄를 선언했다.

검찰 수사 당시 상당수 전문가는 인터넷 공간에 개진한 개인의 강제력 없는 주장을 가지고 보란 듯이 붙잡아가는 검찰의 조치는 지나쳤다고 지적한 바 있다. 워낙 특이한 사례라 해외 언론에도 대서특필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그렇게 강조해온, 한국의 국격(國格)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표현의 자유(freedom of speech)란 인간의 기본권이다. 1789년 프랑스 인권선언 제11조는 ‘표현의 자유는 자유롭게 말하고 저작하고 출판할 권리로서 인간의 가장 귀중한 권리 중 하나’라고 했다. 한국 헌법도 제21조에서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언론, 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타인의 명예를 침해하는 허위사실의 유포나 악플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곤란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표현의 자유에 대해 손쉽게 법적 규제를 행사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 개개인의 삶에 과도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 설사 문제가 있는 표현일지라도 ‘사상의 자유로운 공개시장(free marketplace of ideas)’에서 자율적으로 걸러져야 한다. 권력기관이 직접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



수준이 낮고 무책임하고 거친 주장이 사이버 공간에서 횡행하는 상황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이에 대해 규제일변도로 나오는 검찰의 태도는 지나친 것이다. 한 명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에서 결국은 모든 사람의 자유가 억압되는 법이다.

사법부를 격려한다

YTN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언론의 독립과 자유와 관련하여 커다란 시사점을 준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13일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등 조합원 6명에 대한 회사의 해고조치에 대해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들은 2008년 7월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에서 특보를 맡았던 구본홍씨가 사장으로 선임되자 그의 출근을 저지하는 투쟁을 벌이다 해고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언론은 공정보도의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사건은 표면적으로는 방송사 노사문제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자기 사람을 YTN 사장으로 임명했고 YTN 노조 측이 정권의 이러한 결정에 대항한 것이 이 사건의 본질적 성격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YTN 노조 측이 지키려한 ‘공정보도의 원칙’이란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방송의 독립’과 ‘언론의 자유’였다.

사법부의 이러한 무죄 판결들에 대해 정부는 편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이 나라가 뒤집힐 듯한 소란 속에서도 나름대로 균형을 유지해오고 있는 것은 ‘삼권분립’ 시스템에 힘입은 바 크다. 행정부의 이해관계에 종속되지 않는 법원이 존재하고 있음은 국가의 분열을 막아주는 최후의 보루가 든든하다는 의미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법원이 국가공동체의 결속과 안정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행정부에도 좋은 일이다. 법치주의에 입각하여 언론의 자유를 보호해주고 있는 사법부를 격려할 시점이다.

신동아 2010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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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KDI 연구위원·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박사(매체경영학) yule21@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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