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에서 성적이 오른 가장 큰 이유는 중학교 시절에 외고를 준비하면서 사실은 공부를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부유한 편은 아니었지만 교육열이 높아 학원도 많이 다니게 하는 등 사교육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실 당시는 외고 준비가 수능시험과 크게 다를 게 없었어요. 외고 영어 듣기는 수능보다 어렵게 나오기 때문에 이미 중학교 시절 남보다 공부를 많이 한 편이었습니다. 수학도 중학교 시절에 많이 공부했습니다. 비록 외고입시에 실패하는 등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다른 친구들에 비해 공부를 훨씬 많이 했어요. 방학에도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말콤 글래드웰이 쓴 ‘아웃라이어’라는 책에도 보면 방학을 거치면서 학생 간에 성적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분석이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어머니 지인의 아들로 제게 무료 과외를 해준 A선생님이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줬습니다. 부산과학고 출신으로 서울대 공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분이었는데 ‘영어는 한 단어도 빼놓지 말고 해석하고 구조를 분석하라’ ‘수학은 답을 가리고 풀어라’ 등 공부하는 방법을 많이 가르쳐줬습니다.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습니다.”
서씨는 서울대 입학 후에도 A씨 영향으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공부방법론을 가르쳐왔다. 공신 회장도 맡는 등 멘토링 활동을 많이 해왔다.
이들이 생각하는 효과적인 공부법은 뭘까. ‘공신 공부법 카페’를 개설한 김씨에게 물었다.
“많은 학생이 치명적으로 빠지는 오류 중 하나가 진도를 빼는 방식에 있습니다. 특히 수학이나 영어문법 공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오류인데 ‘1단원 기초→1단원 심화→2단원 기초→2단원 심화→3단원 기초→3단원 심화…’ 방식입니다. 그러다보니 맨 마지막 단원까지 끝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마지막 단원에선 모든 것을 까먹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기초과정을 끝내면 앞 단원이 기억나는 채로 다음 단원을 공부하는 방식으로 모든 단원을 마친 뒤 다시 첫 단원으로 되돌아와서 심화과정을 마치는 방법입니다.”
김씨는 도표(아래 도표 참고)까지 그리면서 열심히 설명했다. 김씨는 문제풀이가 중요한 수리영역과는 달리 언어영역은 많은 문제를 푸는 것이 절대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문제풀이보다 문장해석능력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런데 부족한 영어실력으로 얻어낸 단서를 가지고 답을 찾는 잔머리를 굴려서는 절대 점수가 오르지 않아요. 영어시험을 잘 치르기 위해서는 문장해석능력 외에도 문법, 듣기, 어휘 실력이 필요한데 엉뚱한 데에만 노력을 쏟고 있어요. 외국에서 살다온 친구들이 영어 문제집 한권 안 풀어보고 외국어영역에서 고득점이 나올 수 있는 것이 그 때문입니다.”
김씨는 탐구영역에 대해서는 “문제당 풀 수 있는 시간이 제한돼 있어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순발력과 실전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공부방법의 오류

“사실 제가 전에는 계산실수를 엄청 많이 했어요. 6개 틀리면 4문제가 계산 실수일 정도였어요. 그래서 제 계산 실수 패턴을 일일이 별도 공책에 적어놓고 ‘실수패턴’을 외웠습니다. 언어영역도 마찬가지였어요. 저는 ‘심상(心象)’이 유사한 문제를 골라야 할 때 실수로 ‘주제어’가 유사한 문제을 골라 틀리곤 했는데 이것도 ‘실수 메모책’에 적어놓은 뒤 더 이상 이런 실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시험을 앞두고 실수 메모를 보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나중에는 문제를 읽으면 내가 어디에서 실수할지가 머리에 떠오를 정도입니다.”
참고로 김씨의 공부법은 네이버에 개설한 김씨의 카페(cafe.naver.com/dbtj)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