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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탐욕 멈춰야 양극화 해소된다”

재벌 때리기 나선 김종인 새누리당 비대위원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대기업 탐욕 멈춰야 양극화 해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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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새누리당 의원들 세상 인식 철저하지 못해
  • ● 4월 총선은 MB 심판의 날
  • ● 경제 민주화와 강한 정부
  • ● 유통 재벌의 골목 상권 진입 제한
  • ● 안철수 원장은 비정치적 인물
“대기업 탐욕 멈춰야 양극화 해소된다”
대기업들이 여의도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다. 각 정당이 선거를 앞두고 대기업 개혁안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은 출자총액제한제(이하 출총제)의 부활과 계열사에 대한 과세 부담을 늘리는 재벌세 도입안을 내놓았고,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와 하도급 부당행위 등에 대한 규제, 대기업의 중소기업 진출 제한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김종인 위원(정책쇄신분과 위원장)이 대기업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그래서 정·재계에선 김 위원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위원은 야권보다 더 강력한 개혁안을 쏟아내는 데다 새누리당 내부 의원들과 정책 조율이 어렵게 되자 회의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다.

김 위원은 결코 신선한 인물은 아니다. 이미 전두환 정권 시절인 제11대 국회 때부터 국회의원을 시작했고, 노태우 정권에선 경제수석·보건사회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민자당 민주당 국회의원도 지냈다. 그런데 사람도 시절이 있고, 때가 있는 법이다. 새누리당 비대위에서 김종인 위원의 역할이 돋보이는 것은 그가 지금 시대의 요구를 잘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의 요구란 양극화 해소 등 경제 민주화에 대한 요구다. 그는 헌법 119조 경제 민주화 조항을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2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부암동 김종인 위원의 집무실. 책상 한 켠에는 독립운동가 출신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사진이 세워져 있다. 김 위원의 할아버지다. 조지 부시(아버지) 미국 대통령의 얼굴 사진도 나란히 세워져 있다. 김 위원은 노태우 정부 시절 부시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절친하게 지냈다 한다. 두 사진은 그의 이념적 지형이 어디쯤 있을지 짐작게 한다. 김 위원은 인터뷰 내내 카랑카랑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72세의 노익장을 과시했다. 화법이 직설적이고, 감추는 게 없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새누리당 의원들이나 탐욕적인 재벌 기업들에 대해 집중 포화를 안긴다.

▼ 요즘 고생 많으시죠?



“고생은 무슨. 할 일을 하는 것뿐인데.”

▼ 어제(8일)는 회의를 거부하고, 오늘 오전엔 브리핑 참석도 거부하셨는데요.

“새누리당 비대위에 왜 그렇게 관심이 많지요? 사실 통상적으로 돌아가는 정당에서는 이상한 형태의 기구인데.”

▼ 새누리당이 전에 없는 변화를 꾀하려 하니까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비대위를 통해 변화를 꾀하려고 하지만 그게 금방 쉽게 되겠어요?”

기자가 묻고 싶은 이야기를 그가 스스로 한다. 정책분과에서 개혁안 합의가 쉽지 않은 인상이다.

일부 의원들 상식 안 통해

▼ 부정적으로 보나요?

“대기업 탐욕 멈춰야 양극화 해소된다”

2월 8일 새누리당이 정책쇄신 의지가 없다며 회의를 거부한 김종인 비대위원이 굳은 표정으로 음료를 마시고 있다.

“변화를 하려고 했으면 적극적으로 해야지. 시간도 없어요. 개혁은 4월 총선을 겨냥해서 해야 할 거 아니요. 근데 새누리당 구성원들, 의원님들이 세상에 대한 인식이 철저하지 못해. 지난 몇 년 동안 표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뼈저리게 느꼈잖아. 그러면 뭘 해야 하는지 알아야지.”

▼ 기득권을 놓치고 싶지 않은 건가요?

“기득권이야 유지하려 해도 두 달밖에 안 남았는데…. 선거에서 지면 무슨 기득권이야. 기득권 유지하려면 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따라와야지.”

▼ 정책쇄신위 회의를 거부한 이유는 무엇인지요?

“회의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새누리당이 ‘국민과의 약속’에서 정강·정책을 조율하지 않았어? 그러면 거기에 있는 대로 정책도 따라가야 할 거 아니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그에 맞는 정책을 만들고 그를 바탕으로 해서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해야지. 나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말한 거야. 그걸 특별한 거라고 하면 안 돼.”

새누리당은 2월 9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10대 약속, 25개 정책으로 구성된 새 정강·정책 ‘국민과의 약속’을 의결했다. 주요 내용은 △모든 국민이 더불어 행복한 복지국가 △일자리 걱정 없는 나라 △공정한 시장경제 △기회균등의 창조형 미래교육 △다양함을 존중하는 소통과 배려의 사회문화 △지속가능한 친환경 사회 △한반도 평화를 기초로 한 국익 중심 외교와 통일 한반도 시대의 주도 등이다.

▼ 상식이 잘 안 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종전의 사고방식에 젖어 있는 이들이라 사고의 전환이 힘든 거지. 그런데 시대상황을 보면 사고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 아니요. 자신들뿐 아니라 당과 나라를 위해서도.”

박 위원장과 의견 달라도 직언

김 위원을 만나러 간 9일 오전 박희태 국회의장이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퇴를 선언했다.

▼ 박희태 의장 사퇴를 보는 감회는 어떠하신지요?

“너무 늦었어. 사실은 누구보다 본인이 제일 잘 아는 거니까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진작 물러났어야지.”

▼ 박근혜 위원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현명한 건가요?

“당연한 거죠. 이번 총선 때 전국 각 지역으로 돌아다니면서 진두지휘를 해야 할 사람인데, 어느 한 지역에 발이 묶여 있으면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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