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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대선 출마요? 제가 좀 잴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김두관 경남도지사

  • 배수강 기자│bsk@donga.com

“대선 출마요? 제가 좀 잴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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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선발투수들이 잘 던지고 있으니 구원투수는…
  • ● 안철수 원장에게 마이크 들이대고 정치 강요하는 건 예의 아냐
  • ● 신동아 외판원 시절은 내 인생 규정 지은 시기
  • ● 공주 vs 이장? “공주는 특권층 대변하니 내가 유리하지 않겠나”
  • ● ‘리틀 노무현’은 정치적 경호실장이 많이 가져갔죠
  • ● 현 정부 실정에 “국민이 화염병, 최루탄 들고 가겠어요?”
“대선 출마요? 제가 좀 잴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오전 9시, 우산을 받쳐 들고 창원중앙역을 나서니 싸라기눈이 ‘타닥타닥’ 우산을 친다. 빗방울이 갑자기 불어닥친 찬바람을 만나 단단해졌다. 서울에서 새벽걸음을 한 기자를 맞아주는 작은 폭죽이라는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졌다. 2시간 뒤 만날 인터뷰이도 어쩌면 싸라기눈을 닮았다. 찬바람에 단단해진 빗방울, 싸라기눈과 우박.

“밖을 한번 보세요. 눈이 많이 옵니다. 우리(여기)는 눈이 잘 오지 않거든요. 1년에 한두 번밖에 안 오는데, 기자님이 눈을 이렇게 몰고 오시네.”

2월 13일 오전 11시, 도지사실에 앉아 질문 보따리를 내려놓으려는 순간 김두관(53) 경남도지사는 ‘창밖을 보라’며 뭉툭한 턱을 들어 올렸다. 싸라기눈은 함박눈이 되어 넓은 도청 주차장을 소리 없이 덮고 있었다. 기자의 명함을 보던 그가 ‘신동아’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제가 1985~86년에 1년간 서울에서 신동아 외판원 생활을 했어요. 군대 제대하고 바로 복학해야 되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웠거든요. 서울에서 생활하며 공부도 하고 싶었고요. 신동아 영업사원을 모집하기에 지원했더니 합격시켜주더라고요. 의지만 있으면 됐으니까요. 서울역 앞 대우빌딩(서울 스퀘어 빌딩)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까지 가요. 거기서 1층까지 내려오면서 사무실 곳곳을 돌면 정기구독자 두세 명은 건졌죠. 버스를 타고 연신내로 가서 광화문 방향으로 걸어오면서 책을 팔기도 했어요. 한 달에 100만 원 정도 벌었나.”

한 달 100만 원 벌던 신동아 외판원



▼ 당시로는 꽤 큰 금액이었네요.

“돈 씀씀이가 좀 헤픈 스타일이라 그래도 항상 모자랐어요. 막걸리도 마셔야 했고요(웃음).”

▼ 서울에서 어떤 공부를 했나요?

“낮엔 신동아 외판원, 저녁엔 민통련(민족통일민중운동연합)이 운영하는 ‘민족학교’에 다녔죠. 민족학교에서 김근태, 문익환 선생 등 여러분을 만났어요. 당시 수유리 자취방에 살았는데, 이웃에 사는 이소선 어머니(전태일 열사의 어머니)가 우리에게 김치도 해주셨어요. 장기표 선생의 사모님과도 자주 만났어요. 1년간의 서울 생활은 제 삶을 결정짓는 시기였어요.”

김 지사는 고려대 학생이던 동생 김두수(민주통합당 전 사무총장)의 권유로 민통련에 가입해 간사 활동을 했다. 개헌추진본부 충북지부 결성대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신동아 외판원 생활을 마감했다. 그가 ‘서울 생활’을 말할 때 기자는 ‘김두관이 그림이 되는 이유’를 떠올렸다.

남해군 이어리에서 5남1녀 중 다섯째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었고, 중학생 때는 수학여행비가 없어 부산 구경을 못한 3명 중 1명. 고3이 되어서야 처음 뭍 구경을 한 ‘촌놈’이 2년간 마늘농사를 짓다가 쌓이는 빚에 대학 진학을 결심한 사연. 이후 이어리 이장과 두 차례의 남해군수, 장관 자리에 오른, 정치판에서 흥행요소를 다 갖춘 그 ‘스토리’ 말이다. 찬바람에 단단해진 빗방울, 싸라기눈. 그런 그가 야권 단일화를 통해 경남도지사가 됐고, 야권 통합을 이끌면서 지금은 진보진영의 ‘필승 롤 모델’로 불린다. 선거를 앞두고 그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화제를 바꿨다.

▼ 1년 반 넘었죠? 도지사 생활은 어떻습니까?

“1년 8개월 됐죠. 쉽지 않아요. 도민들이 새로운 야권 도지사를 선택한 자체가 변화를 담고 있는 거잖아요. 민선 5기가 되면서 도민들의 기대수준도 매우 높아져 새로운 도정을 요구하니 쉽지 않죠.”

▼ 그렇군요.

“자평을 한다면 50점 정도 될까요? 하여튼 ‘종합 행정’ 도정이 어렵기도 하고, 도가 갖고 있는 권한이나 재정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한계를 느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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