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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수출, 원전 수출의 기회로 삼는다

제5장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A to Z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부대 효과

  • 천병태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bytach@hotmail.com

한류 수출, 원전 수출의 기회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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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문화와 원전 수출

최근 한 전통주 전문업체에서 미국 시카고에 막걸리 양조장을 세운다는 소식이 있었다. 지금까지 막걸리는 제품 형태로만 수출했으나 이제는 아예 양조장 자체를 수출하는 것이다. 이른바 ‘막걸리 한류’다.

한류는 1990년대 말부터 아시아에서 불기 시작한 한국 대중문화 열풍을 말한다. 대만·중국에서 시작해 홍콩·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됐다. 최근에는 김치·고추장·비빔밥·불고기 등 전통식품은 물론, 가전제품을 포함한 공산품과 나아가서는 의류 디자인, 가방 등 패션제품에 이르고 있다. 한국인과 한국 자체에 애정을 느껴 한국어를 익히거나 한국 제품을 사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 국민 모두는 큰 자부심을 느끼고 그 역동적인 힘이 우리 경제 전반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는 국가 브랜드 파워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가 브랜드는 한 국가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를 말한다. 주로 기업에 적용하던 브랜드 개념을 국가 차원으로 확대한 것인데, 이는 국가의 품격, 즉 국격(國格)의 다른 표현이다. 국가 브랜드가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보고 물건을 선택하듯이, 해외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보고 한국 국민이나 기업의 제품, 서비스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개발한 국가브랜드지수에 따르면, 2010년 조사 결과 총 50개국 중에서 우리나라의 종합순위는 통계자료 기준 18위, 이미지 기준으로 19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기업, 과학/기술, 인프라, 정책/제도, 전통문화/자연, 현대문화, 국민, 유명인 등 8개로 평가항목을 나누고 있는데, 한국은 과학기술 부문에서 통계자료 기준 4위를, 이미지 기준으로는 9위를 차지했다.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더욱 높아진 국가 브랜드가 원전 수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원전 수출은 단순한 기술력만이 아닌 외교력, 경제력이 포함된 국가의 총체적 저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원자력 관련 산업은 우리나라의 전략수출 분야인 자동차, 반도체, 조선 등에 이은 가장 유망한 차세대 수출 분야 중 하나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성공으로 원자력산업에 자신감을 얻었다. 30여 년간 축적된 경험과 기술개발 노력으로 한국형 원전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원전이용률 세계 1위, 가장 짧은 건설공기 그리고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요르단의 연구용 원자로 건설도 수주했다.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설계, 건설, 운영하면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로써 향후 15년 내에 10조~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 연구용 원자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국격을 높일 기회

원자력은 핵무기, 사회간접자본인 전력, 의료 분야를 비롯해 일상생활 속에서 널리 활용되는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의 형태로 우리 삶과 연결돼 있다. 하지만 9·11테러 이후 핵물질과 핵시설, 핵물질 불법거래 등 핵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3·12 후쿠시마 제1발전소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성물질 누출은 또 다른 걱정거리를 만들어냈다. 테러로 원자력시설이 공격당한다면 똑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이제는 핵 안보 태세와 원자력 안전 대책을 상호 보완적으로 강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세계 6위의 원자력발전국인 우리나라도 원자력발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이제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등장할 때까지 얼마나 신뢰를 보낼 것이며, 얼마나 더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한류 수출, 원전 수출의 기회로 삼는다
천병태

1941년 부산 출생

고려대 법대, 일본 교토대 법학과(석사, 박사) 졸업

부산대 법학과 교수, 법과대학장 역임. 한국원자력법학회장, 원자력안전위윈회 위원, 한일문화교류회의 한국 측 위원 역임. 국민훈장 동백장, 부산광역시 문화상 수상.

저서 ‘미국 행정법 연구’ ‘환경법’ ‘행정소송법(일어판)’ 등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한국은 9·11테러 이후 국제 안보논의의 큰 흐름을 주도하게 됐다. 그리고 세계 주요 정상들이 우리나라에 모여 국제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중요 현안 해결을 적극 주도함으로써 세계 경제와 안보에 기여하는 외교 강국으로서 우리의 국격이 높아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이번 회의를 주최함으로써 얻어진 국가 브랜드 파워는 ‘더 평화롭고 안전한 세계’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고, 나아가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원자력발전국으로서의 위상도 한껏 높일 것이다. 핵을 주제로 60여 개국의 정상들이 서울에 모이는 자체만으로도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하는 국제여론이나 국제적 규범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신동아 2012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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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태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bytach@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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