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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무료변론 약속한 장진수 씨 “검찰 압수 수색은 쇼” 주장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 청와대 개입’ 파문

  • 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민주당이 무료변론 약속한 장진수 씨 “검찰 압수 수색은 쇼”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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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계와 폭로’의 전모

다른 한편으로 이런 중차대한 증언이 왜 지금 나왔는지에 대해 궁금증이 인다. 현재 기소돼 2심 판결까지 끝낸 장 씨는 검찰이나 법정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힐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장 씨는 청와대 개입이 없었다고 꾸준하게 진술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검찰에서의 제5차 피의자 심문조사 때 검찰은 최종석 전 행정관이 장 씨에게 컴퓨터 폐기를 지시하며 건넸다는 대포폰 자료를 이미 확보하고 있었다. 검찰은 이 자료를 피의자인 장 씨에게 제시하면서 최 씨의 증거은폐 가담 여부를 추궁했다. 그러나 장 씨는 자신이 혼자서 한 일이라고 진술했다.

장 씨는 갑자기 폭로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왜 검찰이나 사법부에선 진실대로 털어놓지 않았는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최종석 등 청와대 측이 장 씨에게 “변호사를 대주고 뒤를 봐주겠다. 대신 증거인멸을 혼자 다 안고 가라”고 제시해 한동안 이 묵계가 작용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장 씨는 4·11 총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민주당이라는 특정 정당을 끼고 폭로에 나선 모양새다. 청와대 측과의 묵계가 깨지자 정반대 정파로 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확산시켜야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민주당에 장 씨는 저절로 굴러들어온 복이었을 것이다.



‘신동아’가 장 씨와 민주당 관계자들 사이에 오간 대화 자료를 구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장 씨는 민주당 측과 오랜 시간 심층면담을 했다. 이후 장 씨의 진술내용이 민주당 창구를 통해 순차적으로 언론에 알려지면서 폭로정국이 촉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 씨와 민주당의 대화 중 상당 부분은, 청와대와 연결되는 단서들을 장 씨로부터 얻어내기 위해 민주당이 꼬치꼬치 캐물으면 장 씨가 답변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장 씨는 최종석 전 행정관과의 대화 녹취와 같은 핵심 내용을 처음부터 다 이야기해주지는 않았다.

대화의 상당 부분은 검찰 조사 및 법원 재판을 받고 있는 장 씨 자신의 처지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장 씨는 최종석 등 청와대 측이 뒤를 봐주겠다고 했지만 거의 봐주지 않았다는 점, 최종석 씨가 붙여준 변호사가 장 씨 본인보다는 최 씨 측의 이익을 위해 활동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점, 결국 마땅한 변호사를 구하지 못해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 2심 재판결과가 유죄로 안 좋게 나왔다는 점, 대법원 재판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주로 민주당에 이야기했다. 최종석 등 청와대 측과 장 씨 간 묵계가 있었지만 재판과정에서 금이 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장 씨의 이러한 진술에서도 엿보였다.

“사람에게 의리라는 게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다 무료변론 해드려야지. 책임지겠다”고 장 씨에게 약속했다. 국선변호인으로 어렵게 끌고 온 재판에 변호사의 조력을 제공해주기로 한 것이다. 다음은 이와 관련된 장 씨와 민주당 관계자의 발언 요지다.

“증거인멸 사건 터질 때 내 업무 전임자인 선배가 ‘사람에게 의리라는 게 있다. 네가 그런 걸 생각해서 가서 있어야 할 거다. 그래야만 뒤가 생긴다’고 내게 말해주었다. ‘그래야 되는가보다’라고 생각했다.

(민주당 : 사건 터지면서 변호인 선임을 누가 해줬나?) 최종석 행정관이 소개를 해준 변호인이 이영호 비서관의 변호인이더라. 그분이 자기 후배를…. (민주당 : 수임료는 누가 냈나?) 내가 안 냈기 때문에 자세히 알 수 없는데…. 최 행정관이 댔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자리에 최 행정관이 같이 있었다. 최 행정관이 항상 그렇게 말했다. 기소된 총 7명에 대해 전체적으로 K 변호사가 하는 것이라고. 내 변호인이 ‘청와대로 확대하면 더 불리하다. 이걸 할 필요가 없다. 형량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재차 ‘법리적으로 증거인멸인데 최 행정관의 지시를 받았다는 걸 이야기하는 게 형량에 도움이 안 된다. 어차피 진경락 공직윤리지원관실 과장의 지시가 있지 않으냐. 이걸로 충분한데 최종석 지시까지 이야기할 필요 없다’고 했다.

영장실질심사 받기 하루 전 진경락 과장이 억울하다며 자기도 빼달라고 했다. 나는 ‘말도 안 된다. 나 혼자 들어가라는 말인가’라고 했다. 변호사가 ‘진 과장 지시를 받아 이행한 단독범행으로 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검찰에서 세 번 피의자 심문받을 때 변호인이 검찰에 동행했다. 변호사가 코치하는 대로 했다. 변호사는 ‘주로 모른다고 해야 한다. 기억이 안 난다고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주당 : 검찰에서 청와대 지시나 증거인멸 질문 있었나?) 5차 피의자 심문 때 대포폰 이야기, 최종석 이야기가 다 나왔다. 내가 사실과 다르게 대답했다. 검찰에서 질문한 게 사실은 다 맞았다. 내가 ‘예’하면 끝나는 것인데 ‘모릅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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