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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인생 30주년 맞은 배우 황신혜

“바보스러울 만큼 순한 역할 해보고 싶어요 저 원래 착해요”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연기 인생 30주년 맞은 배우 황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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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도 딸을 둔 엄마여서 작품에 몰입하기가 더 수월하던가요?

“그런 면이 없지 않았죠. 이야기가 과거부터 시작해 드라마 초반에는 아역배우들이 작품을 끌고 가거든요. 그 아이들이 제 딸과 비슷한 나이예요. 그래서인지 연기할 때 더 애틋한 감정이 들었어요. 특히 최강선이 사고로 죽은 친딸을 화장하는 장면을 찍을 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어요. 지영이가 그걸 보고 전화로 묻더군요. ‘엄마, 내 생각하면서 연기했어? 내가 정말 죽었다고 생각했어?’ 하고요. 그렇다고 했더니 죽는단 느낌이 싫은지 다시는 그런 생각하지 말라고 부탁하더라고요. 지난주에도 ‘내 아이 죽인 사람한테 못할 짓이 뭐 있느냐’는 대사가 있었는데 딸이 함께 보다가 ‘누가 날 죽이면 어떡할 거냐’고 묻기에 ‘가서 죽이고 나도 죽어야지. 너 없이 어차피 못 사니까’ 했어요. 딸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더니 엄마랑 똑같이 하겠다고 하더군요. 대신 자기는 고통을 주면서 죽일 거래요. 그래야 복수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요.”

▼ 딸과 사이가 좋은가 봐요.

“같은 여자로서 교감할 때가 많아요. 나이는 어리지만 친구 같아요.”

▼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나요?



“떨어져 있지만 대화를 자주 하려고 노력해요. 방학 때 나와 있으면 함께 지내면서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실컷 나누죠. 마침 지금 방학이라 나와 있어요. 미국 학교는 봄 방학 기간이 길더라고요.”

엄마가 되면 솔로 시절보다 이해의 폭이 넓어지게 마련이다. 내 아이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듯이 다른 사람의 어긋난 삶까지도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여기며 따뜻한 시선으로 이해하게 된다. 황신혜 역시 두 번의 결혼과 이혼, 출산이라는 인생의 전환기를 겪으며 어떤 인물의 삶도 담아낼 수 있을 만큼 연기 폭이 넓어졌다. 데뷔 후 줄곧 톱스타로 살아온 그가 악역이나 조연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인지 모른다.

▼ 결혼, 출산, 이혼 경험이 연기에 자양분이 됐나요?

“분명히 그렇죠. 잃은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고진감래라는 말처럼 아픈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전 나쁜 일이 있어도 이게 나한테 언젠가는 도움이 되겠거니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 오래전 김청 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주연에서 조연으로 밀려났을 때 굉장한 허탈감에 빠져 방황했다고 하더군요. 그처럼 언젠가 조연이 될 거라는 불안감이 들지 않나요?

“언젠가는 저도 조연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 때문에 불안하진 않아요. 이번에 한 엄마 역할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없었어요. 이왕이면 잘생긴 아들을 둔 엄마를 해야지,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다 보니 괜찮더라고요. 예전에는 엄마 캐릭터가 다채롭지 않았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색깔로 그려지잖아요. 최강선 캐릭터도 굉장히 특별했죠. 쉬운 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연기를 하면서도 계속 강선이 어떻게 변해갈지 기대되고 궁금하고 긴장됐죠.”

▼ 시청률이 기대에 못 미쳐 속상했을 것 같아요.

“대본이 별로였다면 촬영장 가는 게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테죠. 근데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서 신나게 즐기면서 찍었어요. 그래서 시청률이 더 안타까운 건 사실이지만 촬영장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어요. 춥고 힘든 적도 많았지만 팀워크는 최고였죠.”

나이 듦에 대하여

동안 미모에 몸매도 20대가 부럽지 않을 정도지만 그의 나이는 어느덧 하늘의 이치를 헤아린다는 지천명에 이르렀다. 그래서일까. 그는 전보다 한결 편하고 여유 있어 보였다.

▼ 살아오면서 지난날의 아픈 과거를 후회한 적이 있나요?

“후회는 없어요. ‘후회하지 말자’가 제 좌우명이에요. 엄마가 결혼을 못하게 말리셔도 제가 좋으면 강행했어요. 그때는 그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었으니까요. 오히려 엄마 말 듣고 포기했더라면 지금 후회할지도 모르죠. 대신 제가 한 선택이니만큼 잘되지 않았어도 다른 사람을 원망하고 싶진 않아요.”

▼ 사랑할 땐 어떤 스타일인가요?

“완전 순정파예요. 그 사람밖에 모르거든요. 연애와 결혼을 구분해서 생각한다는 건 있을 수 없죠. 사랑하면 결혼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근데 딸이 절 닮을까봐 걱정이에요. 딸은 저처럼 사랑에 목숨 걸지 말고 이것저것 따져가면서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어요(웃음).”

▼ 첫사랑은 언제 했나요?

“18세에 교회 다니면서 만나던 사람이 있었어요. 동갑이었죠. 방송에 데뷔하고 나서 20대 초반에 잠깐 본 적이 있어요. 친구가 만날 일이 있다기에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해서 따라갔죠. 정말 후회했어요. 열여덟 살에 본 그 느낌이 아니더라고요. 아련하고 예쁜 추억으로 남겨둘 걸 괜히 나갔어요.”

▼ 어떤 타입을 좋아하나요?

“과묵하고 진중한 스타일을 좋아해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너무 나대지 않는 사람이 좋아요.”

▼ 외모는 안 따지나봐요?

“왜 아니겠어요. 전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몸매의 소유자보다는 배가 좀 나오고 풍채가 좋은, 인심이 넉넉해 보이는 사람이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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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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