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자자에 숙소 정보를 제공한 사람은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대신 거래가 성사되면 숙박비의 6~12%를 코자자가 갖는다. 영세 규모로 숙박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관광객이 숙소를 신청하면 숙소 제공자가 코자자와 연동된 관광객의 SNS 프로필 및 평판을 보고 숙소 사용을 허가한다. ‘모르는 외국인에게 집을 공개하는 찝찝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코자자 차원에서 보험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재는 서울시내 한옥 및 기존 숙소를 이용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점차 일반인과 지방 거주자에게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유려한 유적지가 있지만 숙소 예약이 어려워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지방에도 코자자를 통해 글로벌 여행객이 유입되면, ‘전국이 관광지화’ 될 수 있다. 그는 특히 “자녀들을 독립시키고 큰 집에 내외만 살면서 노후대비를 충분히 못한 ‘하우스 푸어’ 어르신들에게 코자자는 해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에 빈 방 하나를 코자자에 올려놓고 하루 5만 원씩 한 달에 손님 20명만 받는다고 생각해보세요. 한 달이면 100만 원, 1년이면 1200만 원입니다. 연금 외에 일정 수입이 없는 어르신들께 큰 도움이 됩니다. 본인이 원하는 날에만 손님을 받으니 개인 생활도 충분히 할 수 있고요. 무엇보다 내외간에 적적할 텐데 집에 젊은 사람들이 드나들면 생기가 돌잖아요. 서로 신뢰관계가 생기면 이게 바로 ‘민간외교’죠.”
코자자의 목표는 2012년 안에 객실 5000개를 확보하는 것. 1박에 5만 원, 예약률 50%만 달성해도 매출 총액 450억 원을 달성할 수 있다. 이처럼 코자자 숙소 공유 서비스가 연착륙하면 공유의 대상을 집, 음식, 가전제품, 경험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조 대표가 꿈꾸는 코자자의 미래는 삶과 관련된 모든 것을 나누는 새로운 세상이다.
불과 석 달 만에 그의 삶은 크게 바뀌었다. 대기업에서는 별도 사무실에 개인 비서까지 뒀지만 지금은 회사 사무실도 없어 웹에이전시의 사무실 한편을 공유(셰어)해서 쓴다. 국내 상주 직원은 그를 포함해 단 두 명. 개발은 인도 내 벤처기업에 아웃소싱했고 최고기술경영자(CTO)는 미국 거주자다. 그는 “사이트 코딩(기호 부여) 등 사소한 작업부터 IR(홍보활동)까지 스스로 한다”고 말했다. 비전과 확신은 충분했지만 결정은 쉽지 않았다. 대학 진학을 앞둔 두 아들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그때 아들의 편지가 힘을 줬다.
“LG U+를 그만두기로 결정한 날 열여덟 살 된 아들의 편지를 읽었습니다. ‘너의 삶의 주인이 되라’는 넬슨 만델라의 시와 함께 ‘아빠의 꿈을 따라가세요’라고 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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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하우스 푸어’에 도움 될 것
LG U+에서는 벤처 프로젝트 심사위원이었던 그가, 이제 심사 대상자가 됐다. 이전엔 “열심히 하라”며 어깨를 두드려줬던 20~30대 벤처사업가들이 이젠 그의 동료다. 한참 아래 또래의 벤처캐피털 심사역들이 “수고하세요”하고 인사할 때는 어색했지만 그럴 때마다 “아, 아직 내가 덜 깨졌구나” 하고 스스로를 다잡는다.
“전 임원직에 있으면서도 비행기는 늘 이코노미석만 타고 다녔어요. ‘한번 비즈니스석을 타기 시작하면 다시 이코노미석은 못 탈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요. 앞으로도 스스로와의 약속을 깨지 않고 벤처정신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인터넷 1세대로서의 사명감 역시 그를 지탱하는 힘이다. 그는 “인터넷 전문가로서 통신을 알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해본 사람이 국내에 많지 않다. 대기업에서는 내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지만 한국 인터넷계에 뭔가 족적을 남겨야 한다는 욕구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의 경험과 노련미를 살려 한국 인터넷계에 큰 획을 긋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