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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의 How to start-up ⑦

벤처 창업한 LG U+ 전 상무 “소유 말고 공유하자”

코자자 조산구 대표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벤처 창업한 LG U+ 전 상무 “소유 말고 공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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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자자가 세계인을 사로잡기 위해 주목한 것은 한옥이다. 코자자 한국 숙소 예약 사이트에는 별도로 ‘한옥(Hanok)’이란 아이콘이 있다. 현재 서울 시내 300여 한옥에서 ‘체험살이(홈스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많은 외국인이 한국 전통가옥에 머물고 싶어하지만, 호텔에 비해 수도 적고 예약이 쉽지 않다. 조 대표는 “서울시내 한옥을 현재의 2배 이상 확충하고 원활한 예약 및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면 외국인들에게 ‘한국 한옥살이 여행’ 신드롬이 일어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한국 전통문화 체험’ 등 특화된 여행 상품을 만들 예정이다.

코자자에 숙소 정보를 제공한 사람은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대신 거래가 성사되면 숙박비의 6~12%를 코자자가 갖는다. 영세 규모로 숙박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관광객이 숙소를 신청하면 숙소 제공자가 코자자와 연동된 관광객의 SNS 프로필 및 평판을 보고 숙소 사용을 허가한다. ‘모르는 외국인에게 집을 공개하는 찝찝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코자자 차원에서 보험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재는 서울시내 한옥 및 기존 숙소를 이용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점차 일반인과 지방 거주자에게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유려한 유적지가 있지만 숙소 예약이 어려워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지방에도 코자자를 통해 글로벌 여행객이 유입되면, ‘전국이 관광지화’ 될 수 있다. 그는 특히 “자녀들을 독립시키고 큰 집에 내외만 살면서 노후대비를 충분히 못한 ‘하우스 푸어’ 어르신들에게 코자자는 해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에 빈 방 하나를 코자자에 올려놓고 하루 5만 원씩 한 달에 손님 20명만 받는다고 생각해보세요. 한 달이면 100만 원, 1년이면 1200만 원입니다. 연금 외에 일정 수입이 없는 어르신들께 큰 도움이 됩니다. 본인이 원하는 날에만 손님을 받으니 개인 생활도 충분히 할 수 있고요. 무엇보다 내외간에 적적할 텐데 집에 젊은 사람들이 드나들면 생기가 돌잖아요. 서로 신뢰관계가 생기면 이게 바로 ‘민간외교’죠.”

코자자의 목표는 2012년 안에 객실 5000개를 확보하는 것. 1박에 5만 원, 예약률 50%만 달성해도 매출 총액 450억 원을 달성할 수 있다. 이처럼 코자자 숙소 공유 서비스가 연착륙하면 공유의 대상을 집, 음식, 가전제품, 경험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조 대표가 꿈꾸는 코자자의 미래는 삶과 관련된 모든 것을 나누는 새로운 세상이다.



불과 석 달 만에 그의 삶은 크게 바뀌었다. 대기업에서는 별도 사무실에 개인 비서까지 뒀지만 지금은 회사 사무실도 없어 웹에이전시의 사무실 한편을 공유(셰어)해서 쓴다. 국내 상주 직원은 그를 포함해 단 두 명. 개발은 인도 내 벤처기업에 아웃소싱했고 최고기술경영자(CTO)는 미국 거주자다. 그는 “사이트 코딩(기호 부여) 등 사소한 작업부터 IR(홍보활동)까지 스스로 한다”고 말했다. 비전과 확신은 충분했지만 결정은 쉽지 않았다. 대학 진학을 앞둔 두 아들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그때 아들의 편지가 힘을 줬다.

“LG U+를 그만두기로 결정한 날 열여덟 살 된 아들의 편지를 읽었습니다. ‘너의 삶의 주인이 되라’는 넬슨 만델라의 시와 함께 ‘아빠의 꿈을 따라가세요’라고 썼더군요.”

공유경제

벤처 창업한 LG U+ 전 상무  “소유 말고 공유하자”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의 ‘국민도서관 책꽂이’. 현재 보유 장서가 1만 권 이상이다.

공유경제 사업모델은 주로 집, 차, 책 등 현실 세계에서 사용되는 재화를 온라인을 통해 판매, 대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공유경제 서비스가 성공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공유경제 사업 모델은 다음과 같다.

● 국민도서관 책꽂이: 인터넷서점 예스24의 창업자 장웅 씨가 개발한 ‘도서 공유 서비스’. 책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한 회원들이 국민도서관에 책을 맡긴다. 월 3000원과 택배비를 내면 다른 사람이 맡긴 책을 빌려 볼 수 있다. 책 구입 비용도 아끼고 보관 공간도 줄여 일석이조다.

● 키플: 아이들 옷 공유 서비스. 아이들은 금세 자라기 때문에 새옷을 사주기 부담스럽다. 아이들 옷 사진과 설명을 키플 사이트(www.kiple.com)에 올리면 필요한 아이의 부모가 선택해 가져간다. 옷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이에게 옷을 줘야 하니 단순한 기부와는 다르다.

● 드라이브플러스: 수원시와 KT가 함께 추진 중인 한국형 카셰어링(car sharing) 서비스. 한 대의 자동차를 시간 단위로 여러 사람이 필요할 때마다 나눠 쓰는 것이다. 미리 시간, 차종 등을 예약해야 하는데 준중형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1일 요금이 10만 원 수준이다(최대 200㎞ 주행 시).


노년층 ‘하우스 푸어’에 도움 될 것

LG U+에서는 벤처 프로젝트 심사위원이었던 그가, 이제 심사 대상자가 됐다. 이전엔 “열심히 하라”며 어깨를 두드려줬던 20~30대 벤처사업가들이 이젠 그의 동료다. 한참 아래 또래의 벤처캐피털 심사역들이 “수고하세요”하고 인사할 때는 어색했지만 그럴 때마다 “아, 아직 내가 덜 깨졌구나” 하고 스스로를 다잡는다.

“전 임원직에 있으면서도 비행기는 늘 이코노미석만 타고 다녔어요. ‘한번 비즈니스석을 타기 시작하면 다시 이코노미석은 못 탈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요. 앞으로도 스스로와의 약속을 깨지 않고 벤처정신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인터넷 1세대로서의 사명감 역시 그를 지탱하는 힘이다. 그는 “인터넷 전문가로서 통신을 알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해본 사람이 국내에 많지 않다. 대기업에서는 내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지만 한국 인터넷계에 뭔가 족적을 남겨야 한다는 욕구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의 경험과 노련미를 살려 한국 인터넷계에 큰 획을 긋겠다고 밝혔다.

벤처 창업한 LG U+ 전 상무  “소유 말고 공유하자”
“‘웹 2.0’ 시대를 지나 모바일과 오프라인이 만난 ‘삶 2.0’ 시대가 왔습니다. 이제 오너십(ownership)의 시대가 아닌 접근(access)의 시대입니다. 이제는 영리기업, 비영리기업 할 것 없이 모두가 공유경제의 주체가 될 겁니다. ‘나눌수록 커진다’는 진리를 믿는 사람들이 코자자에 모여 서로의 가치를 공유하길 바랍니다. 제 꿈은 단순히 사업에 성공하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공유경제에 획을 긋겠습니다.”

신동아 2012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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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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