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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라이벌 ③

벤츠 VS BMW

럭셔리 車시장의 양대 산맥 …100년의 싸움

  •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벤츠 VS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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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동차를 보고 감동받은 옐리네크는 자신의 딸 이름인 메르세데스를 차 이름으로 붙였고, 이 차는 각종 자동차경주를 석권하며 명성을 떨쳤다. 이후 다임러는 메르세데스를 상표로 등록하고 모든 차의 이름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녀의 일생은 지극히 평범했지만 이름만큼은 지금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셈이다.

벤츠·시에와 DMG의 경쟁 덕분에 독일 차는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근대적인 차의 형태를 갖춰가게 된다. 차 생산은 물론 자동차 경주와 배, 비행기의 엔진 제작 등에서도 경쟁하던 두 회사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존폐의 위기를 맞는다. 두 회사는 살아남기 위해 1926년 어쩔 수 없이 합병하고 다임러-벤츠 AG를 설립한다. 이때부터 경영은 카를 벤츠가 맡고 모든 차에는 메르세데스-벤츠라는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스피드에 역점을 뒀던 다임러와 기술과 안전에 주력하던 벤츠가 하나로 어우러진 다임러-벤츠 AG는 갖가지 신기록을 세우며 명성을 쌓아간다.

다임러-벤츠는 세계 최초의 가솔린차를 만들고 자동차경주에서 잇따라 우승하는 동시에 트럭, 택시, 디젤차, 쿠페 등을 개발했다. 이때부터 다임러-벤츠가 만든 모든 것이 곧 세계 자동차의 역사가 됐다. 엔진과 서스펜션, 차체 개량에도 앞장서 1928년 고성능차 메르세데스 SSK를 만들고 다음해 고급형 뉘르부르크를 출시했다. 뉘르부르크는 단 한 번의 고장 없이 13일간 2만㎞를 쉬지 않고 달리는 내구성을 입증하며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다임러-벤츠는 여세를 몰아 1935년 세계 최초의 디젤 승용차 260D를 생산하게 된다.

1930년대 벤츠는 세계 각국의 군주나 원수가 즐겨 탄 그로서와 호화로운 유선형 스포츠카 MB500K 등을 선보인다. 1954년엔 지금도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300SL을 출시하는데, 경주용차를 기본으로 제작된 300SL은 파격적인 걸윙 도어에 6기통 2996cc 215마력에 달하는 막강한 엔진을 얹었다. 최고속도 250km/h로 당시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일반 승용차였다. 300SL은 이후 10년간 3258대가 생산됐고, 뒤이어 나온 190SL과 함께 현재도 생산되는 SL시리즈의 기원이 됐다. 당시 생산된 300SL은 지금까지 절반 이상 살아남아 도로를 달리고 있다.

벤츠는 1960년대로 들어서며 오늘날까지도 벤츠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가로로 세워진 헤드라이트를 쓰기 시작했다. 1970년대부터는 엔진 배기량에 따른 숫자로 모델명을 붙였다.



벤츠  VS  BMW
엔진이 달린 탈것에서 최고를 꿈꾸는 BMW

안전을 빼놓고 벤츠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세계 어느 브랜드보다 안전에 많은 투자를 해왔던 벤츠는 1930년대 강화측면보호대와 안전도어 잠금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1951년에는 충돌 시 엔진이 밑으로 밀려나 승객의 부상을 막는 안전차체를 개발해 특허를 따고, 1953년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크럼플 존을 개발했다. 안전벨트 역시 1959년 벤츠가 처음 사용했고, 비슷한 시기에 세계 최초로 충돌 테스트를 실시하게 된다.

오늘날 대표적인 안전장치인 ABS와 에어백 역시 벤츠가 최초로 실용화했다. 이밖에 미끄러운 노면에서 바퀴가 헛도는 것을 막아주는 ASD와 이를 개선한 ETS(Electric Traction System), 안전벨트 조임 조절장치 등도 벤츠가 자랑하는 안전기술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엠블럼인 세 꼭지별은 ‘육지, 바다 그리고 하늘’에서 최고가 되고자 했던 다임러의 열망을 표현한 상징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6년 뮌헨에서 항공기 엔진 회사 BFW(Bayerische Flugzeug Werke)를 운영하던 카를 프리드리히 라프(Karl Friedrich Rapp)는 구스타프 오토(Gustaf Otto)가 운영하던 BMW(Bayerische Motoren Werke)와 합작해 모터 제작회사 BMW를 설립했다. BMW는 항공기 엔진을 생산했으나, 독일이 전쟁에 패하며 베르사유 조약에 따라 항공기 엔진을 포함한 일체의 무기류를 생산하지 못하게 되자, 1928년 모터사이클로 사업영역을 전환하게 된다. 항공기 엔진 기술을 토대로 만든 모터사이클은 당시 어려운 경제상황과 맞물려 큰 인기를 끌게 됐고, BMW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를 맞는다.

모터사이클 성공에 힘입어 자동차로 사업을 확장한 BMW는 아이제나흐 자동차공장을 인수해 1933년 직접 만든 첫 모델인 3/20PS를 생산한다. 다음해는 직렬 6기통 1.2L 엔진을 얹은 303을 선보이며 BMW 3시리즈 탄생의 서곡을 울리게 된다.

토마스 우르바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BMW는 벤츠의 적이 아니라 상생 발전을 위한 파트너”


벤츠  VS  BMW
-자동차를 만드는 벤츠의 철학은….

“품질, 편의성, 안전에서 최상의 차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최상급의 모델 외에도 젊은 층이 구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효율적인 모델들을 내놓고 있다. 프리미엄이라는 것은 무조건 고가차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세그먼트에서 차를 내놓고, 품질과 서비스에서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것이 진정한 프리미엄이고 벤츠가 추구하는 것이다.”

-벤츠가 BMW의 동급과 비교할 때 판매가격이 약간씩 비싼데 소비자들에게 고급차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고도의 마케팅 전략인가.

“의도적으로 BMW보다 비싸게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아니다. 제품이 출시되면 시장 상황을 고려하고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독일 속담에 너무 외부로만 눈을 돌리면 정작 자기 자신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경쟁사의 자동차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벤츠에는 항상 최고급 부품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비싸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라이벌로서 BMW를 어떻게 생각하나.

“적이 아니라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두 회사 모두 좋은 제품을 가지고 비슷하거나 동일한 고객층에게 판매하고 있다. 최근의 BMW를 보면 브랜드 홍보와 네트워크, 판매, 운영 등에서 잘하고 있다. 우리도 BMW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126년 역사의 벤츠는 꾸준히 안전과 편리함을 추구해왔고 역사가 약간 늦은 BMW는 스포츠성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최근엔 벤츠가 스포츠성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BMW는 고급스러움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두 회사는 역사적으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자동차 발전에 앞장서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최근에 BMW에 비해 판매에 고전하고 있는데….

“모든 사업에는 사이클이 있다. BMW가 최신 모델을 많이 내놓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시기는 BMW 판매가 올라가고, 반대로 우리가 신제품을 출시하면 다시 물량을 확보한다. 우리가 잘나갈 때도 있고 반대로 그들이 잘나갈 때도 있다. 이것이 사업이다.”

-최근 한국 내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데 한국의 자동차시장 및 소비자 성향은 어떤 것인가.

“한국 소비자의 차에 대한 기대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50년 역사를 뒤돌아보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하면서 단기간에 큰 성공을 거뒀다. 그래서 스스로의 성공에 어울리는 최고의 제품을 선호하고 최고의 사양을 요구한다. 성공적인 발전을 빠르게 이뤄낸 역사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제품의 품질만 마음에 든다면 한국 소비자들은 돈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 벤츠는 한국에서 더 많은 사업을 벌이고 더 많이 투자할 것이다. 많이 사랑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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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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